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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2023년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가 연말을 맞을 때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들을 자주 사용합니다.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런 뜻이겠습니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 같은데, 매일이 똑같은 것만 같은데… 1년을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사실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절망의 순간도 있었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저의 집안만 하더라도 가족 중 한 분이 세상을 떠나셔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고, 새롭게 한 생명이 태어나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이 잘되어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한 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을 테고, 또 어떤 이들은 힘들었던 한 해가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023년 여러분은 행복하셨습니까? 이따금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정말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덕담으로 주시는 말씀이지만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내가 사람들에게 행복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조금 뜨끔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한 동기 목사님과 전화 통화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아주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이 전화를 하시고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누가 목회를 행복하다고 했어? 내가 이제 깨달았는데 목회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어.”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늘 어렵고 힘든 교인들 만나 그들과 함께 울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언제 행복할 겨를이 있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도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년간 새벽 기도마다 성도님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이 기도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그 제목들을 가지고 매일 함께 기도했습니다. 정말 마음 졸인 시간도 꽤 있었습니다. 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가족의 일처럼 눈물 흘린 시간도 참 많았습니다. 함께 울고, 함께 염려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오늘은 잘 되어야 할 텐데.. 오늘은 회복해야 할 텐데..’ 늘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목회가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다가 기적적인 좋은 소식들을 들을 때면 참으로 기뻤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기도가 응답되었을 때의 기쁨을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것만큼 놀라운 기쁨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문제가 풀려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그래서 주님께 헌신하는 모습을 볼 때의 기쁨이란 상상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목회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특히 의사 선생님들이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매일 힘드시겠습니까? 아침부터 일어나서 매일같이 환자를 봅니다. 암 환자, 불치병 환자, 절망적인 환자 … 이런 분들과 매일같이 만나서 함께 살다 보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한 사람, 한 생명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 선생님이라면 응당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살 만하다! 내가 참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구나!’ 느끼실 것 같습니다.
사실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시선의 문제, 관점의 문제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들을 보면 행복할 수 없지만, 즐겁고 좋은 일들을 보면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나쁜 일 생각하지 말고, 어두운 쪽 바라보지 말고, 밝은 쪽을 바라보라고, 좋은 일들을 생각하라고, 그 안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을 때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인간의 삶에는 기쁜 일이 있고, 슬픈 일이 있습니다. 또 이것이 반복되기도 하는데 종교는 늘상 좋은 것만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라고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기독교인 중에서는 이런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신앙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그러실 만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쁜 일, 슬픈 일이 있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이 있으면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더 부족하면 원망해야 할까요? 우리는 연말이 될 때마다 지나온 삶을 결산하곤 합니다. 그래서 연말은 결산의 시즌이기도 합니다. 자, 그동안 내가 가진 것, 받은 것, 얻은 것을 세어 봅니다. 얼마나 많이 가지셨습니까? 얼마나 많이 얻으셨나요? 그 사이에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인생은 플러스입니까 아니면 마이너스입니까?
<하나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에게 소산의 첫 열매를 들고나와 감사할 것을 말씀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러한 생각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말씀을 전해 줍니다. 본문은 모세를 통하여 주신 율법 중에서도 마지막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신명기 법은 12장에서 시작되어서 26장에서 마무리됩니다. 그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추수를 결산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신 것들을 세어 보면서 주님 앞에 나아와 바치라는 명령입니다. 결산의 날이 이르면 하나님께 첫 번째 소산을 바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주된 내용입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한 해를 결산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무리해야 할지에 관한 지혜를 설명해 줍니다. 본문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어 차지하게 하실 땅에 네가 들어가서 거기에 거주할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에서 그 토지의 모든 소산의 맏물을 거둔 후에 그것을 가져다가 광주리에 담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으로 그것을 가지고 가서 (신 26:1~2)
자, 추수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결산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은 토지의 모든 소산 중에서 맏물을 가지고, 그러니까 처음 익은 열매를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갑니다. 그곳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곳, 바로 성전입니다. 그 후에 그들은 어떻게 합니까? 3절 말씀이 이어집니다.
그 때의 제사장에게 나아가 그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아뢰나이다 내가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우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렀나이다 할 것이요 (신 26:3)
흥미로운 전개입니다. 제가 흥미롭다고 말씀을 드리는데 왜 그런지 아마 찾지 못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혹시 발견하셨나요? 자, 추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산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소출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리고 소산 중 처음 것 곧 맏물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에게 주신 땅에 우리가 이르렀나이다.” 하나님께서 ‘땅’을 주셨다고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니, 땅에서 수확물을 가지고 나아갔으니 “하나님, 많은 수확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성경은 ‘땅’을 주심에 감사하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이 이어지는 구절에서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너는 또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아뢰기를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애굽에 내려가 거기에서 소수로 거류하였더니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는데 애굽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우리를 괴롭히며 우리에게 중노동을 시키므로 우리가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보시고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 (신 26:5~9)
여기서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라고 말하도록 말씀합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 백성이 모든 것을 결산하면서 감사해야 할 조건이 있는데, 많은 수확이 아니라 일할 ‘땅’을 주심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감사의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내가 주께서 내게 주신 토지 소산의 맏물을 가져왔나이다 (신 26:8~10a)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땅을 주셨기에 소출을 얻었습니다. 소출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맏물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하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여러분, 땅은 무엇일까요?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은 어떤 의미였습니까? 그들에게 땅은 그저 흙이 있는 산지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약속이 있는 땅, 약속의 땅이죠. 그러므로 오늘 본문이 말씀하는 땅의 또 다른 의미는 ‘약속’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하신 약속이 머무르는 곳이 땅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맏물을 바치라. 첫 번째 소산을 바치라’라고 명령하시는데 만약에 가축이 단 한 마리 새끼만 낳았다고 가정해 보십시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도 맏물이니, 첫 번째 소산이니 하나님께 바쳐야 하겠죠. 그리고 하나님께 바치게 된다면 남는 것은 없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극단의 예가 되겠습니다만, 하나님께서는 맏물을 바치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산 중 일부를 바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거둔 소출이 겨우 하나인데 그마저도 바치고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소산의 크기, 양의 많고 적음을 중요시하지 않고 도리어 이스라엘 백성이 붙들고 사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시고자 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대로 땅을 주셨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라는 말씀입니다. 올해는 부족하지만, 올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지만, 내년에는 큰 복을 내려 주실 것을 믿으라는 명령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약속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수확의 양에 비례해서 감사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약속으로 인하여 감사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감사는 모든 것의 근원이신 여호와를 바라보며, 받은 선물 자체에 주목하기를 부탁합니다.>
한편으로 성경이 말씀하는 땅의 의미는 내가 본질적으로 누리고 있는 선물을 보게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었느냐가 중요하기보다 일할 수 있는 터전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할 직장이 있는 것, 땅을 파고 거름을 주고 씨를 뿌리며 농사할 수 있는 땅을 주신 것, 하나님께서 그것을 나에게 맡겨 주셨다는 것이 감사의 매우 중요한 요건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존재 자체가 감사입니다.
여러분, 자녀를 보시면서 1년을 결산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결산하시겠습니까? 1년 동안 들어간 비용 대비 얻은 결과, 이렇게 해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계산해서 이익을 판단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1년 동안 학원비가 백만 원이 들어갔는데 대학 입시에 떨어졌으니 실패인가요? 그저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요? 이것이 우리 부모가 생각하는 방법입니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녀들을 대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돈이 얼마가 들어갔든지 아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합니다. 못난 아들도 좋고, 못난 딸이어도 좋습니다. 성과가 없어도 좋습니다. 그저 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딸이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아들과 딸이 올해에는 실패했습니다만, 아이의 미래를 믿기에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 중에서는 ‘이런 모습 가지고 살아서 무엇하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어떤 이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축복입니다. 살아 있음이 축복입니다. 제가 종종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수십 명, 수만 명 직원을 이끄시며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참으로 귀한 일을 하신다고 말씀드리면서 기업의 이윤을 계산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수익 창출을 벗어나서 기업이 가지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알려 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실적을 넘어서 기업과 함께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하는 식구들이 한 달 한 달 삶을 이어 가도록 용기를 주고, 미래를 계획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기업이 가지는 위대한 일입니다. 조금 손해가 나면 어떻습니까? 물론 이득이 나면 더 좋겠죠. 그러나 그것 외에도 기업 안에는 더 많은 가치가 존재합니다. 손익분기점으로는 손해가 났을지 몰라도 기업은 이미 함께하는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살게 하는 데 큰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땅, 그 자체가 귀합니다. 소출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올해 얼마를 남기고, 얼마를 더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자체가 귀합니다. 나의 아내, 나의 남편, 나의 부모님, 우리 성도님이 그러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분복이기에 그러합니다. 시편 16편 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요,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오늘 가정으로 돌아가셔서 자녀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무엇인가를 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존재해 주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땅의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요.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제가 종종 시간에 대해서 말씀드리곤 합니다. 땅은 1년이라는 시간을 우리에게 맡기고 자신을 내어 줍니다. 우리에게 기회를 줍니다. 허락된 1년 동안 우리는 그 땅에서 수확하도록 많은 일을 합니다. 물론 수확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고 적음에 따라 감사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땅은 이미 우리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쫄딱 망했을지 몰라도 그것조차도 하나님께 받은 기회이기 때문에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일터를 주셔서 감사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생명 자체가 귀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2023년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여러분 감사하십니까? 얼마나 많이 벌고, 적게 벌었느냐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을 합산해서 플러스가 되었기 때문에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나쁜 일 다 잊고 좋은 일만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감사하라는 말씀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땅이 있기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연장시켜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나로 존재하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오늘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이 서로 잘 어울려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또한 내가 받은 땅입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내 온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리십시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Wrapping Up the Year with Thanksgiving
Deuteronomy 26:1-3, 10-11
Today is the last day of 2023. “Eventful” is an often used phrase. Each day seems ordinary, but when we look back, the past year has been quite eventful. There were moments of crisis, seasons of despair, and times of pain. There certainly also were happy and joyful moments.
Some of us saw our loved ones rest in the arms of God; some of us had the joy of welcoming a new life in the family. Some of us are grateful for oursuccessful business, while some of us cannot wait for this difficult year to pass and for new opportunities to come.
Dear Church, were you happy in 2023?
Sometimes people say to me, “Pastor, I wish you happiness.” I know it’s a blessing, but every time I hear these words, I wonder if I don’t look so happy.
But recently I realized something as I was talking on the phone with a fellow pastor. He shared a recent realization with me. Ministry can never be happy. Why? Ministers constantly meet people going through hardships, crying with them and praying for them each day. So pastors don’t have time to be happy.
Come to think of it, it makes sense. My heart was heavy often during the past year as I prayed each morning for our church members, remembering their prayer topics, including some heartbreaking ones. What you were going through felt so personal—it was as if me and my family were going through them—that I cried many times. As I cried, worried, and prayed with you, I felt a heavy burden on my shoulders each day.
In this sense, it is true that ministers aren’t happy.
However, a minister also feels happy and rejoices with his flock when he hears that someone he has prayed for is doing well and has been restored after a difficult and painful season. The joy of having his prayers answered, seeing his flock flourish in happiness after overcoming hardships, and seeing them commit themselves to the Lord is truly incredible.
Indeed, happiness is related to what we see. When we see only the hard and difficult things in life, we will not be happy; but when we see things that are going well, we will be happy and joyful.
Are you happy?
As I told you earlier, I was often heartbroken as I prayed for and shared the pain of brothers and sisters who were going through hard times. Sometimes I was disappointed and heartbroken because my earnest prayers were not answered.
But when God answers my prayers, when I see desperation turn to joy, when I see God’s work being done, I feel I am doing something truly good.
Many people may feel the same way. How hard it must be for doctors to see sick people all the time? It will be even harder when they empathize with their patients. But when they see their patients—be it one or two—get better and their lives restored,they are filled with joy and happiness.
People always say, “Don’t dwell on the dark side of things, but look on the bright side. Look for things to be thankful for on that bright side.”
Howeversome people may not be comfortable with this advice.
Life is dotted with not just happy things but also sad; yet religions tell us to be thankful and think only of the positive things. It is hard to accept the teaching that we ought to give thanks because God has helped us, since all sorts of things, both good and bad, happen to everyone without exception.
Some people might feel uncomfortable, thinking, ‘Religion is just coaxing us to be thankful.’ Not manyChristians will think like this, but non-Christians might, which is on the one hand understandable.
Then how can we wrap up this year with thanksgiving? We have experienced both good and bad thingsin 2023. Should we give thanks if there has been a surplus of good things after doing the math? Or should we be ungrateful if there has been a surplus of negative things?
The year’s end is often considered a time to settle accounts. In this sense, today is a day for us to settle our accounts for 2023. It is a time to count what we have received, what we have earned, what we have newly gained, what we have lost, what we have missed, and what has been taken from us. Has your year been in the red or in the black?
Today’s Scripture is the last part of the law given to Moses in Deuteronomy. God’s law begins in chapter 12 and ends in chapter 26,our passage for today.
Through Moses God tells the Israelites what they must do before the Lord every harvest. God commands them to count what He has given them and to give to the Lord their harvest. The crux of today’s text is God’s command to offer the firstfruits of the soil on the day of settlement.
As we wrap up 2023, today’s passage imparts an important wisdom on how we must settle our accounts for the year and what our hearts’ attitude must be as we do so.
A very interesting word appears in today’s passage. Our text for today starts like this:
“When you have entered the land the LORD your God is giving you as an inheritance and have taken possession of it and settled in it,take some of the firstfruits of all that you produce from the soil of the land the LORD your God is giving you and put them in a basket. Then go to the place the LORD your God will choose as a dwelling for his Name” (Deuteronomy 26:1-2)
It is harvesttime, a time to settle one’s account. The Israelites must take the firstfruits of the soil to the Lord. And what must they do when they go with their firstfruits to the place the Lord will choose? Verse 3 says:
“and say to the priest in office at the time, ‘I declare today to the LORD your God that I have come to the land the LORD swore to our forefathers to give us.’” (Deuteronomy 26:3)
How interesting. Have you discovered what is so interesting about this passage? The Israelites have now harvested their first produce. They have settled their accounts. Now they are taking to God the firstfruits of all their produce from the soil. And they are to say to God, “Lord, we have reached the land you have promised our ancestors.” That is, they must thank the Lord for the land He has given them.
They are not to say, “Lord, I have gained this much. I have harvested this much. Thank you, Lord.” They are to say, “I have gained this much because You have given us this land. So I give You the firstfruits of the land,”regardless of how much they have harvested. This is how they must come to the Lord.
The meaning of Deuteronomy 26:3 becomes clearer in the context of following verses:
“Then you shall declare before the LORD your God: ‘My father was a wandering Aramean, and he went down into Egypt with a few people and lived there and became a great nation, powerful and numerous.But the Egyptians mistreated us and made us suffer, putting us to hard labor.Then we cried out to the LORD, the God of our fathers, and the LORD heard our voice and saw our misery, toil and oppression.So the LORD brought us out of Egypt with a mighty hand and an outstretched arm, with great terror and with miraculous signs and wonders.He brought us to this place and gave us this land, a land flowing with milk and honey;’” (Deuteronomy 26:5-9)
The condition for the Israelites’ thanksgiving is not how much they have harvested that year, but the fact that God has given them land to work. They must give thanks for the land.
It is not about how much they have gained or harvested. God teaches His people to thank the Lord with these words:
“So the LORD brought us out of Egypt with a mighty hand and an outstretched arm, with great terror and with miraculous signs and wonders.He brought us to this place and gave us this land, a land flowing with milk and honey;and now I bring the firstfruits of the soil that you, O LORD, have given me.” (Deuteronomy 26:8-10a)
What matters is not how much we have gained, but that God has given us a land to work. We give thanks for the latter. This is the thanksgiving God wants from us.
Then what does it mean that God has given us a land? To the Israelites Canaan is the Promised Land. In other words, it is the land in which God’s eternal promise dwells. In short, it is the land where God’s promise—not just a temporary promise that lasts a year or two, but one that lasts for eternity—resides. Therefore, the land for the Israelites is God’s eternal promise.
Let’s have a think. If an Israelite, who only gained one new calf from his cattle for the entire year, had to give the firstfruits of his produce, what must he do? That calf is still his firstfruit; so he must offer it to the Lord. Then he will be left with nothing. This is an extreme example, but he still has to offer his firstfruit, his entire harvest, to the Lord. Why?
Because he holds on to God’s promise. Because he believes that God has given him this land, that God has given his people His promise. This year he may be left with nothing after giving God his firstfruit; yet he believes that God has given him this land and gives thanks for it.
This is the settling of accounts, the thanksgiving at harvest, that God wants.
The land given to us that the Bible talks about is the essential gifts God has given us, the things we enjoy. What matters is not how much we have earned or how much profit we have gained this year, but the fact that we had a place to work. The fact that we had a job, that we had a land that we could work, fertilize, sow, and harvest, that God has given us something of the sort, is what matters in settling accounts.
In other words, we must give thanks for our existence. In settling our accounts, the size of our profit is not what matters, but our existence itself.
Dear Church, how will your assess the year with regard to your children? Will your assess it by comparing how much you have spent on them with how much you have gained from them as a result? If your child didn’t get into college after spending 1 million won on hagwons, would the final assessment be “fail”?
No one will assess one’s child like this. No matter how much you may have spent, you are just grateful for the fact you have him/her. Even if he/she may not have been so good or successful, his/her mere existence is a blessing. Even though he/she may have failed in the CSATs this year, you believe in your child’s future, hoping that he/she will do well in the future. So we wait and are thankful.
This is what I often say to business owners: “You are doing a valuable job. Your company’s profits, earnings, and future prospects may be important to your investors, but you must also have another perspective as a CEO. Your work goes beyond your firm’s performance; you are in responsible for the people who work for you, your staff. A CEO who hires 10,000 employees is, in fact,supporting at least 30-50,000 people, including theirfamily. You are providing for them each month, which is a truly great mission. So even if you see some losses, you are doing an incredible job.
That is right. The land God has given us is precious. The size of our harvest is not important.
My wife, my husband, my parents, my flock are precious. We are thankful for them because they are God’s portion.
I hope you will return home today and say to your children and your spouses, “Thank you.” We are thankful for their mere presence, for their existence.
Someone once told me that when his wife suddenly had to undergo surgery, he was so concerned for her that he found himself praying earnestly. It didn’t matter if she was good, or bad, to him; he realized how precious she was. This is thanksgiving.
What does the land represent? It is our God-given opportunity. I often preach about time, but land represents the time God has given us, including the past year. In short, land is the opportunity given to us. During 2023 we have worked our land and gained a harvest.
Our harvest many be large or small. Our business may have completely failed this year. Yet God gave us 2023 as an opportunity, and we have been given that chance. Therefore, we cannot but give thanks for the job and the time He has given us this year.
As we wrap up the year, I hope we will all have a thankful heart.
How much have I earned? How great was my gain? I am not talking about gratitude based onthese perspectives. Neither am I talking about thanksgiving that comes from a surplus in our balance sheets, after calculating our gains and losses. Nor am I referring to thanksgiving that comes from concentrating only on the good thingsamong all the positive and negative events that happened this year.
We are thankful because God has preserved our lives in 2032 and has given us something to do. Our produce and profits may be meager, but that is our responsibility and due to our weaknesses: God is not to blame. He has given usland, time, and opportunity. Therefore, we can only give thanks.
We are grateful for the mere fact that we have a loving family. My wife/husband and children—their very existence—aremy God-given land. Therefore, I give thanks.
Therefore, we are grateful for the mere factthat we have come this far. Let us conclude 2023 with such a grateful heart. Let us give thanks, praise, and glory to God who created us, gave us His promise, and has guided us to this day.
신명기 26:1~3
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어 차지하게 하실 땅에 네가 들어가서 거기에 거주할 때에
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에서 그 토지의 모든 소산의 맏물을 거둔 후에 그것을 가져다가 광주리에 담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으로 그것을 가지고 가서
3
그 때의 제사장에게 나아가 그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아뢰나이다 내가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우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렀나이다 할 것이요
신명기 26:10~11
10
여호와여 이제 내가 주께서 내게 주신 토지 소산의 맏물을 가져왔나이다 하고 너는 그것을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두고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경배할 것이며
1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네 집에 주신 모든 복으로 말미암아 너는 레위인과 너희 가운데에 거류하는 객과 함께 즐거워할지니라
<지난 한 해,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2023년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가 연말을 맞을 때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들을 자주 사용합니다.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런 뜻이겠습니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 같은데, 매일이 똑같은 것만 같은데… 1년을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사실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절망의 순간도 있었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저의 집안만 하더라도 가족 중 한 분이 세상을 떠나셔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고, 새롭게 한 생명이 태어나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이 잘되어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한 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을 테고, 또 어떤 이들은 힘들었던 한 해가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023년 여러분은 행복하셨습니까? 이따금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정말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덕담으로 주시는 말씀이지만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내가 사람들에게 행복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조금 뜨끔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한 동기 목사님과 전화 통화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아주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이 전화를 하시고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누가 목회를 행복하다고 했어? 내가 이제 깨달았는데 목회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어.”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늘 어렵고 힘든 교인들 만나 그들과 함께 울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언제 행복할 겨를이 있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도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년간 새벽 기도마다 성도님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이 기도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그 제목들을 가지고 매일 함께 기도했습니다. 정말 마음 졸인 시간도 꽤 있었습니다. 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가족의 일처럼 눈물 흘린 시간도 참 많았습니다. 함께 울고, 함께 염려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오늘은 잘 되어야 할 텐데.. 오늘은 회복해야 할 텐데..’ 늘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목회가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다가 기적적인 좋은 소식들을 들을 때면 참으로 기뻤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기도가 응답되었을 때의 기쁨을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것만큼 놀라운 기쁨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문제가 풀려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그래서 주님께 헌신하는 모습을 볼 때의 기쁨이란 상상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목회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특히 의사 선생님들이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매일 힘드시겠습니까? 아침부터 일어나서 매일같이 환자를 봅니다. 암 환자, 불치병 환자, 절망적인 환자 … 이런 분들과 매일같이 만나서 함께 살다 보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한 사람, 한 생명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 선생님이라면 응당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살 만하다! 내가 참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구나!’ 느끼실 것 같습니다.
사실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시선의 문제, 관점의 문제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들을 보면 행복할 수 없지만, 즐겁고 좋은 일들을 보면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나쁜 일 생각하지 말고, 어두운 쪽 바라보지 말고, 밝은 쪽을 바라보라고, 좋은 일들을 생각하라고, 그 안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을 때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인간의 삶에는 기쁜 일이 있고, 슬픈 일이 있습니다. 또 이것이 반복되기도 하는데 종교는 늘상 좋은 것만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라고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기독교인 중에서는 이런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신앙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그러실 만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쁜 일, 슬픈 일이 있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이 있으면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더 부족하면 원망해야 할까요? 우리는 연말이 될 때마다 지나온 삶을 결산하곤 합니다. 그래서 연말은 결산의 시즌이기도 합니다. 자, 그동안 내가 가진 것, 받은 것, 얻은 것을 세어 봅니다. 얼마나 많이 가지셨습니까? 얼마나 많이 얻으셨나요? 그 사이에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인생은 플러스입니까 아니면 마이너스입니까?
<하나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에게 소산의 첫 열매를 들고나와 감사할 것을 말씀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러한 생각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말씀을 전해 줍니다. 본문은 모세를 통하여 주신 율법 중에서도 마지막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신명기 법은 12장에서 시작되어서 26장에서 마무리됩니다. 그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추수를 결산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신 것들을 세어 보면서 주님 앞에 나아와 바치라는 명령입니다. 결산의 날이 이르면 하나님께 첫 번째 소산을 바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주된 내용입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한 해를 결산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무리해야 할지에 관한 지혜를 설명해 줍니다. 본문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어 차지하게 하실 땅에 네가 들어가서 거기에 거주할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에서 그 토지의 모든 소산의 맏물을 거둔 후에 그것을 가져다가 광주리에 담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으로 그것을 가지고 가서 (신 26:1~2)
자, 추수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결산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은 토지의 모든 소산 중에서 맏물을 가지고, 그러니까 처음 익은 열매를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갑니다. 그곳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곳, 바로 성전입니다. 그 후에 그들은 어떻게 합니까? 3절 말씀이 이어집니다.
그 때의 제사장에게 나아가 그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아뢰나이다 내가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우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렀나이다 할 것이요 (신 26:3)
흥미로운 전개입니다. 제가 흥미롭다고 말씀을 드리는데 왜 그런지 아마 찾지 못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혹시 발견하셨나요? 자, 추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산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소출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리고 소산 중 처음 것 곧 맏물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에게 주신 땅에 우리가 이르렀나이다.” 하나님께서 ‘땅’을 주셨다고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니, 땅에서 수확물을 가지고 나아갔으니 “하나님, 많은 수확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성경은 ‘땅’을 주심에 감사하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이 이어지는 구절에서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너는 또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아뢰기를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애굽에 내려가 거기에서 소수로 거류하였더니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는데 애굽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우리를 괴롭히며 우리에게 중노동을 시키므로 우리가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보시고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 (신 26:5~9)
여기서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라고 말하도록 말씀합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 백성이 모든 것을 결산하면서 감사해야 할 조건이 있는데, 많은 수확이 아니라 일할 ‘땅’을 주심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감사의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내가 주께서 내게 주신 토지 소산의 맏물을 가져왔나이다 (신 26:8~10a)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땅을 주셨기에 소출을 얻었습니다. 소출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맏물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하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여러분, 땅은 무엇일까요?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은 어떤 의미였습니까? 그들에게 땅은 그저 흙이 있는 산지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약속이 있는 땅, 약속의 땅이죠. 그러므로 오늘 본문이 말씀하는 땅의 또 다른 의미는 ‘약속’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하신 약속이 머무르는 곳이 땅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맏물을 바치라. 첫 번째 소산을 바치라’라고 명령하시는데 만약에 가축이 단 한 마리 새끼만 낳았다고 가정해 보십시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도 맏물이니, 첫 번째 소산이니 하나님께 바쳐야 하겠죠. 그리고 하나님께 바치게 된다면 남는 것은 없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극단의 예가 되겠습니다만, 하나님께서는 맏물을 바치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산 중 일부를 바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거둔 소출이 겨우 하나인데 그마저도 바치고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소산의 크기, 양의 많고 적음을 중요시하지 않고 도리어 이스라엘 백성이 붙들고 사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시고자 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대로 땅을 주셨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라는 말씀입니다. 올해는 부족하지만, 올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지만, 내년에는 큰 복을 내려 주실 것을 믿으라는 명령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약속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수확의 양에 비례해서 감사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약속으로 인하여 감사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감사는 모든 것의 근원이신 여호와를 바라보며, 받은 선물 자체에 주목하기를 부탁합니다.>
한편으로 성경이 말씀하는 땅의 의미는 내가 본질적으로 누리고 있는 선물을 보게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었느냐가 중요하기보다 일할 수 있는 터전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할 직장이 있는 것, 땅을 파고 거름을 주고 씨를 뿌리며 농사할 수 있는 땅을 주신 것, 하나님께서 그것을 나에게 맡겨 주셨다는 것이 감사의 매우 중요한 요건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존재 자체가 감사입니다.
여러분, 자녀를 보시면서 1년을 결산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결산하시겠습니까? 1년 동안 들어간 비용 대비 얻은 결과, 이렇게 해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계산해서 이익을 판단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1년 동안 학원비가 백만 원이 들어갔는데 대학 입시에 떨어졌으니 실패인가요? 그저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요? 이것이 우리 부모가 생각하는 방법입니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녀들을 대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돈이 얼마가 들어갔든지 아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합니다. 못난 아들도 좋고, 못난 딸이어도 좋습니다. 성과가 없어도 좋습니다. 그저 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딸이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아들과 딸이 올해에는 실패했습니다만, 아이의 미래를 믿기에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 중에서는 ‘이런 모습 가지고 살아서 무엇하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어떤 이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축복입니다. 살아 있음이 축복입니다. 제가 종종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수십 명, 수만 명 직원을 이끄시며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참으로 귀한 일을 하신다고 말씀드리면서 기업의 이윤을 계산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수익 창출을 벗어나서 기업이 가지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알려 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실적을 넘어서 기업과 함께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하는 식구들이 한 달 한 달 삶을 이어 가도록 용기를 주고, 미래를 계획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기업이 가지는 위대한 일입니다. 조금 손해가 나면 어떻습니까? 물론 이득이 나면 더 좋겠죠. 그러나 그것 외에도 기업 안에는 더 많은 가치가 존재합니다. 손익분기점으로는 손해가 났을지 몰라도 기업은 이미 함께하는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살게 하는 데 큰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땅, 그 자체가 귀합니다. 소출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올해 얼마를 남기고, 얼마를 더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자체가 귀합니다. 나의 아내, 나의 남편, 나의 부모님, 우리 성도님이 그러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분복이기에 그러합니다. 시편 16편 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요,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오늘 가정으로 돌아가셔서 자녀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무엇인가를 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존재해 주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땅의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요.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제가 종종 시간에 대해서 말씀드리곤 합니다. 땅은 1년이라는 시간을 우리에게 맡기고 자신을 내어 줍니다. 우리에게 기회를 줍니다. 허락된 1년 동안 우리는 그 땅에서 수확하도록 많은 일을 합니다. 물론 수확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고 적음에 따라 감사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땅은 이미 우리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쫄딱 망했을지 몰라도 그것조차도 하나님께 받은 기회이기 때문에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일터를 주셔서 감사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생명 자체가 귀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2023년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여러분 감사하십니까? 얼마나 많이 벌고, 적게 벌었느냐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을 합산해서 플러스가 되었기 때문에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나쁜 일 다 잊고 좋은 일만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감사하라는 말씀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땅이 있기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연장시켜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나로 존재하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것입니다.
오늘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이 서로 잘 어울려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또한 내가 받은 땅입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내 온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리십시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2023년 12월 31일 주일 구역(가정) 예배자료 “감사로 맺는 한 해” (신 26:1~3, 10~11)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410장, 301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신 26장 1~3, 10~11절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 으로 접속. 12월 31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202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2023년은 어떠한 해였는지 한 번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참 좋은 일도 많았지만,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절망의 시간도 있었고, 고통의 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2023년은 행복하셨습니까?
설교의 요약
오늘의 본문은 모세를 통하여 주시는 신명기 법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추수할 때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을 세어 보면서 추수한 것들을 주님 앞에 바치라는 내용입니다.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어떻게 우리가 올 한 해를 결산할 것인가? “어떤 마음으로 우리가 한 해를 결산할 것인가?” 에 대한 중요한 지혜를 전달해 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추수를 하게 되었고, 결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든 소산들 중에서 처음 것들, 맏물을 가지고 나아갑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에게 주신 땅에 이르렀나이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땅을 주셨습니다”라는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를 얻었습니다. 이만큼 큰 수확을 하였습니다. 그러니 감사합니다” 가 아니라, “나에게 땅을 주셨기에 그 땅에서 얼마가 되었든지, 이것을 얻었습니다. 그 중에 맏물을 주님께 드립니다.” 이렇게 하나님 앞으로 나아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나에게, 우리에게 약속으로 주셨다고 믿기 때문에 드리는 땅에 대한 감사입니다. 올해는 혹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지나갈지 모르지만, 이 땅은 여전히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약속의 땅이라고 믿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결산, 추수의 감사입니다.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땅은 1년이라는 시간을 우리에게 내 맡기고, 자신을 내어 줍니다. 한마디로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일 년 동안 우리는 그 땅에서 일하여 수확하였습니다. 수확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올해는 수확이 잘 안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일터를 주시고, 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명을 1년 동안 지켜 주시고, 우리에게 할 일을 맡겨 주셨으니 감사입니다. 일터를 주셨고, 시간과 기회를 주셨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감사입니다. 이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약속을 주시며,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나누기
- 2023년 한 해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 2023년을 되돌아보며 감사한 것 한 가지씩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 기도
사랑의 하나님,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주신 귀한 것들을 세어 보며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에게 땅을 주신 하나님, 일터와 시간과 기회를 주셨고, 내가 누릴 귀한 것들을 주셨습니다. 한 해를 잘 살았음에, 그리고 우리의 생명이 남아 있어, 여전히 또 씨를 뿌릴 수 있기에 감사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시간을 다시 세어보며, 지혜를 얻게 하시고, 감사함으로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