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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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함께 있어
<이 땅에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선교 사역은 사람의 계획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행사나 손님이 올 때 비가 오면 축복이라고 합니다. 오늘 세계선교의 날, 예배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는 줄 믿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하나님이 행하시는 기적을 보고 계십니다.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울렁증이 있어서 말을 잘 못했습니다. 예로 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독창 시험이 있으면 소리를 내지 못해 노래를 못 불렀습니다. 또 여행을 가면 며칠이든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은 제가 연구 대상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케냐를 마음에 품게 하셨습니다. 또 기도하면서 아이들에 향한 비전을 갖게 하셨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지 등만 대면 잠을 잘 자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떨지 않는 목소리로 서 있기까지 합니다. 저의 삶 자체가 기적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형 에서의 축복을 모두 가로챈 뒤에 에서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형이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캄캄한 밤 빈들에 누워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를 찾아와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15절 말씀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 28:15)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도망자 야곱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그를 떠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이나 지식, 경험을 뛰어넘어 일을 행하십니다.
처음 케냐 선교사로 나갈 때 노회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었습니다. 그 서류 양식에 케냐에서 할 사역을 쓰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1번부터 5번까지의 번호가 있었습니다. 그 서류를 작성했던 때가 오래되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가 하나님이 제게 “선교는 내가 허락한 것을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에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교회 개척’이라고 썼습니다. 선교지에 복음을 전하러 가는 데에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제게는 교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개척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케냐를 위해 기도할 때 계속 하나님께서 제게 어린이를 향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고민해 보았을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에는 ‘학교 설립’을 적었습니다.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비전이 얼마나 큰 계획입니까? 세 번째는 아무리 생각해도 쓸 것이 없었습니다. 오후 내내 기도하며 하나님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봤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현지 남자가 거리에서 재봉틀로 옷을 수선하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에 ‘재봉 학교’를 적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칸 하나를 메운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그때 저는 재봉틀에 실 끼우는 방법도 몰랐던 때입니다. 그런데 케냐의 탈라 지역에 정착하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재봉 사역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생각도 주관하는 분이십니다.
<케냐의 땅에서도 다양한 하나님의 사랑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탈라 지역에 정착하고 주변을 보니 10대 미혼모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도와줄 방법으로 주변의 사립 초등학교 교실 두 곳을 빌려서 재봉 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현직 선생님을 채용하였고, 2년 과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과정이 다 끝나면 국가고시를 보게 해서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재봉 학교를 통해 만들어진 교복은 처음에는 학생 몇 명에게만 전달되다가, 점점 확대되어 수년간 주변 많은 초등학교에게도 지원되었습니다.
현재 재봉 학교는 잠정적으로 중단되어 있습니다. 케냐의 교육 학제가 초등 8학년, 고등 4학년 과정에서 저희 한국과 같이 초중고 6학년, 3학년, 3학년 과정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그렇게 바뀌면서 고등학교 과정에 기술학교가 생길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다시 시작할지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재봉 학교와 비슷한 시기에 토요일 성경학교도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이미 여러 현지 교회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에 성경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오전에는 초등학생, 오후에는 중고등학생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7시 전에 이미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9시 성경학교 시작 전까지 마당에서 축구도 하고 풀밭에 앉아 재잘거리면서 노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왜 이 아이들이 이 센터에 매주 토요일마다 일찍부터 오는 것일까요?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렇게 기쁘게 할까요? 참 신기합니다. 아이들은 작은 풍선 하나에도 너무 행복해합니다. 그 아이들에게 해진 옷이나 구멍 난 신발은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지 불쌍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이 아이들을 볼 때 느낀 것은 단 하나,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참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린 영혼들이 예수님을 알아 가기를 무척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는 이렇게 아이들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9시에 시작하는 토요일 성경학교에 늦는 아이들은 30분이나 1시간 정도 지각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아이들에게 늦게 오면 문을 잠글 거라 언지를 주고, 정말 9시 정각에 문을 잠갔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이들이 시간을 잘 지켰습니다. 이 사건으로 저는 아이들은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5학년 남자아이가 3주 계속 늦게 왔다가 잠긴 문에 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토요일 아침마다 엄마와 함께 집에 물을 길러 놓았기 때문에 늦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날 한 아이가 그날따라 계속 책상에 엎드리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뒤로 불러내어서 꾸짖었지요. 그때 그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제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네가 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는 있는 거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과 경험을 앞세웠던 저를 보실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그 뜻에 순종하는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던 중에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던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학교 철조망 밖에 서서 학교 안에 있는 아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왜 수업 중에 나와 있니? 빨리 안으로 들어가거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못 들은 척하면서 계속 장난을 쳤습니다. 알고 보니 학비를 내지 못해서 학교에서 집으로 돌려보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길에서 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장학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사역은 지금까지 15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27명의 아이들에게 학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교복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길에 나와 집에 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선교 사역은 내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는 은혜의 사역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어떤 특별한 단어나 말씀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언제부턴가 성경을 읽으면 고아와 과부에 대한 말씀이 자꾸 다가왔습니다. 기도하면 할수록 고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라는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이러다가 고아원 사역을 하는 것 아닌지 무척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때 남편 이광호 선교사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계속 고아원에 대한 마음이 있는데, 정말 하나님 뜻인지 내 생각인지 같이 기도해 보자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허허 웃었습니다. 하나님은 비슷한 시기에 이광호 선교사에게도 고아원에 대한 마음을 주셨던 것입니다. 현재 고아원을 시작한 지 6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입소 연령을 5~10살 이하 여자 아이들로만 정했습니다. 현재는 복지사와 보모 두 분이 유치원부터 중학생 1학년까지의 여자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는 처음 온 아이들에게 기본 생활을 가르치는 것부터가 전쟁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방문 뒤나 자기 침대 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모든 시설이 아이들에겐 신기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손을 대서 부러뜨리거나 세면대 하수구를 틀어막기도 하였고, 2층 침대는 아주 훌륭한 뜀틀이었습니다. 바닥 타일은 최고의 미끄럼틀이었지요. 그러다 넘어져서 이마에 큰 혹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만큼 저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갔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참 짓궂지만 예쁘지요?
우리는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케냐에서는 아직 낯선 시설입니다. 말라리아를 방지하고자 현지 목수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고아원의 모든 창문과 출입문에 방충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출입문 두 개에 있던 방충망이 결을 따라 줄줄이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화를 냈는데, 생각해 보면 이광호 선교사가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었기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한참 혼내고 돌아서는데 제 마음에 큰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냐. 내 아이들에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 내 아들 예수는 너를 사랑해서 너를 살리려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했는데….” 저는 제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통해서 저를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케냐의 아동법에 따라 아이들은 18살까지 보호 시설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도 크면 떠나겠지요.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고아원을 떠나 어느 곳에 가서 살더라도, 아이들이 이곳을 생각할 때 행복한 감사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 선교사가 케냐에 들어와서 컴퓨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저희 지역은 전기 보급이 매우 저조하고, 고등학생들에게도 자기 컴퓨터나 전화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배우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진도 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때로는 보는 저희도 참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배우려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수년 동안 책을 모아 어린이 도서관을 준비하였습니다. 저희 지역은 코로나 시기 이후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 혼자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주변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알리고 개방했지만, 아이들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한국의 서너 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들을 보며 참 행복해합니다.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그래도 훈련이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 보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여기에도 많은 분들이 선교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희 사역지에도 여러 교회의 선교팀이 방문을 했습니다. 제게는 성경 캠프에 참석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단기 선교팀에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감히 저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소망교회 대학부에서 케냐로 단기 선교팀이 온 적이 있습니다. 2년 연속으로 왔던 한 자매가 얼마 전에 제게 축구공 여러 개와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선교사님, 저 기억하세요? 케냐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제 삶이 BC에서 AD로 바뀌었습니다.”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는 없었습니다. 자매가 인격적으로 만난 주님을 이렇게 근사하게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케냐 선교지에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 이름을 불러 주시며,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우리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단기팀으로 왔던 한 권사님의 고백을 나눕니다. 권사님은 모태 신앙으로 한 번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영생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이 땅에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자꾸 영생 얘기를 하는 것인지 불만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광호 선교사의 소천 소식을 듣는 순간, ‘아, 나도 천국을 가야지. 참 좋은 곳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생 소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육신의 죽음까지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필요하시면 돌까지도 소리 지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마지막 한 영혼까지도 주님께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야곱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고 계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내가 내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저희에게 허락한 곳이 가정일 수도 있고, 교회 봉사일 수도 있고, 일터일 수도 있습니다. 더 크게는 저희의 삶 전체이지요. 어디를 가든지 나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찬양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기도
참 좋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믿고 나아가오니, 우리를 성령 충만함으로 채우사, 주님이 뜻하시고 계획하신 일에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놓았기 때문에 늦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날 한 아이가 그날따라 계속 책상에 엎드리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뒤로 불러내어서 꾸짖었지요. 그때 그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제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네가 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는 있는 거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과 경험을 앞세웠던 저를 보실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그 뜻에 순종하는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던 중에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던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학교 철조망 밖에 서서 학교 안에 있는 아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왜 수업 중에 나와 있니? 빨리 안으로 들어가거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못 들은 척하면서 계속 장난을 쳤습니다. 알고 보니 학비를 내지 못해서 학교에서 집으로 돌려보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길에서 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장학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사역은 지금까지 15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27명의 아이들에게 학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교복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길에 나와 집에 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선교 사역은 내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는 은혜의 사역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어떤 특별한 단어나 말씀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언제부턴가 성경을 읽으면 고아와 과부에 대한 말씀이 자꾸 다가왔습니다. 기도하면 할수록 고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라는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이러다가 고아원 사역을 하는 것 아닌지 무척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때 남편 이광호 선교사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계속 고아원에 대한 마음이 있는데, 정말 하나님 뜻인지 내 생각인지 같이 기도해 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허허 웃었습니다. 하나님은 비슷한 시기에 이광호 선교사에게도 고아원에 대한 마음을 주셨던 것입니다. 현재 고아원을 시작한 지 6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입소 연령을 5~10살 이하 여자아이들로만 정했습니다. 현재는 복지사와 보모 두 분이 유치원부터 중학생 1학년까지의 여자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는 처음 온 아이들에게 기본 생활을 가르치는 것부터가 전쟁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방문 뒤나 자기 침대 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모든 시설이 아이들에겐 신기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손을 대서 부러뜨리거나 세면대 하수구를 틀어막기도 하였고, 2층 침대는 아주 훌륭한 뜀틀이었습니다. 바닥 타일은 최고의 미끄럼틀이었지요. 그러다 넘어져서 이마에 큰 혹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만큼 저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갔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참 짓궂지만 예쁘지요?
우리는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케냐에서는 아직 낯선 시설입니다. 말라리아를 방지하고자 현지 목수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고아원의 모든 창문과 출입문에 방충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출입문 두 개에 있던 방충망이 결을 따라 줄줄이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화를 냈는데, 생각해 보면 이광호 선교사가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었기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한참 혼내고 돌아서는데 제 마음에 큰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냐. 내 아이들에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 내 아들 예수는 너를 사랑해서 너를 살리려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했는데….” 저는 제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통해서 저를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케냐의 아동법에 따라 아이들은 18살까지 보호 시설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도 크면 떠나겠지요.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고아원을 떠나 어느 곳에 가서 살더라도, 아이들이 이곳을 생각할 때 행복한 감사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 선교사가 케냐에 들어와서 컴퓨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저희 지역은 전기 보급이 매우 저조하고, 고등학생들에게도 자기 컴퓨터나 전화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배우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진도 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때로는 보는 저희도 참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배우려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수년 동안 책을 모아 어린이 도서관을 준비하였습니다. 저희 지역은 코로나 시기 이후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 혼자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주변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알리고 개방했지만, 아이들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한국의 서너 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들을 보며 참 행복해합니다.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그래도 훈련이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 보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여기에도 많은 분들이 선교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희 사역지에도 여러 교회의 선교팀이 방문을 했습니다. 제게는 성경 캠프에 참석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단기 선교팀에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감히 저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소망교회 대학부에서 케냐로 단기 선교팀이 온 적이 있습니다. 2년 연속으로 왔던 한 자매가 얼마 전에 제게 축구공 여러 개와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선교사님, 저 기억하세요? 케냐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제 삶이 BC에서 AD로 바뀌었습니다.”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는 없었습니다. 자매가 인격적으로 만난 주님을 이렇게 근사하게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케냐 선교지에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 이름을 불러 주시며,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우리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단기팀으로 왔던 한 권사님의 고백을 나눕니다. 권사님은 모태 신앙으로 한 번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영생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이 땅에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자꾸 영생 얘기를 하는 것인지 불만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광호 선교사의 소천 소식을 듣는 순간, ‘아, 나도 천국을 가야지. 참 좋은 곳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생 소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육신의 죽음까지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필요하시면 돌까지도 소리 지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마지막 한 영혼까지도 주님께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야곱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내가 내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저희에게 허락한 곳이 가정일 수도 있고, 교회 봉사일 수도 있고, 일터일 수도 있습니다. 더 크게는 저희의 삶 전체이지요. 어디를 가든지 나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찬양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I Am With You
Genesis 28:10-15
Hello, I am Yoon Hee Chang, a missionary who has been serving in Kenya for 17 years. Four years ago, my husband, Missionary Lee Kwang Ho, passed away in Kenya due to COVID-19, and since then, I have been serving with my son, Missionary Lee Minkeun.
You are now witnessing the miracles that the Lord is working through me. In the past, I struggled with severe anxiety when speaking in front of people; for example, during middle and high school, I could never sing out loud during solo music exams. When traveling, I could hardly sleep for several days. So, my close friends used to call me a research project. However, God made me fall in love with Kenya, a country I didn’t know much about, and He gave me a vision for the children there. Up until now, God has been fulfilling what He intends to do through me.
Today, I can sleep soundly no matter where I go. I still can’t sing very well, but God has helped me stand before you with an unfaltering voice. So my life itself is a miracle.
May you remember that God always works beyond our thoughts and knowledge.
Today’s Scripture is about Jacob, who, after deceiving his father Isaac and taking his brother Esau’s blessing, flees to Haran, where his uncle lives, to escape Esau’s anger. As Jacob is fleeing, he is extremely anxious, fearing that Esau might kill him. But one night, when he is completely alone in a dark field, God appears to him and speaks.
Verse 15 says, “I am with you and will watch over you wherever you go, and I will bring you back to this land. I will not leave you until I have done what I have promised you.”
This is God’s promise to the fugitive Jacob, a promise that goes beyond our common sense. Contrary to what we might think, God says He will stay with us and not give up until He fulfills everything He has allowed. He will not abandon us or give up.
Praise be to our faithful God who loves us to the end and works out His will.
When I first went to Kenya as a missionary, I had to report to the presbytery. One part of the form asked about my ministry plans. It contained five lines, each numbered 1 through 5. This remains vivid in my memory because God used that moment to show me, “When you do missions, you must do what I allow.”
In the first line, I wrote without hesitation, “church planting.” I thought that the reason my husband and I were going as missionaries, as an ordained pastor, was solely to plant churches.
Next, when I prayed about Kenya as the mission field, God gave me a vision for children. The place with the most children was a school, so I wrote “school ministry” in the second line without hesitation.
In the third line, I could not think of anything to write. I spent the afternoon praying, “God, I need to write at least three things to look decent, so please help me.” Suddenly, I remembered a man in Ethiopia I visited a few years earlier, repairing clothes on the street with a sewing machine operated by a foot pedal. I finally wrote “sewing school” in that line. It was embarrassing, but I only wrote it to fill in the blank. Back then, I didn’t even know how to thread a sewing machine.
However, the first ministry I started after settling in the Tala area was the sewing school I wrote in one of the lines to fill the blank. God governs all our thoughts.
While looking for ways to help the many single teenage mothers around me, I borrowed two empty classrooms from a nearby private elementary school and started a sewing school. We hired local teachers to instruct the students over a two-year program. After completing the course, we supported them to take the national qualification exams.
The uniforms made through the sewing school were initially distributed to a few students at a nearby elementary school, but gradually expanded to support students at several surrounding elementary schools for several years.
Currently, the sewing school ministry has been temporarily suspended. It was halted during the COVID-19 pandemic. Since then, Kenya changed its academic system from an 8-4 schedule to a 6-3-3 system to which a vocational high school will likely be introduced. So, currently, we are contemplating how to restart the sewing school in this new context.
Around the same time as the sewing school, I began a Saturday Bible school. Since there were already several local churches nearby, we started on Saturdays when children would not be in school. Until now, every Saturday morning, elementary school children gather, and in the afternoon, middle and high school students join us.
It all started with four elementary school children. After that, more children gradually came. Every Saturday morning before 7 a.m., children start gathering at the gate. The school begins at 9, but before that, I see kids playing soccer in the yard or sitting on the grass, chatting. It’s an amazing sight. To these children who become so happy over a small balloon, worn-out clothes and torn shoes are not something to be pitied but merely a small discomfort.
Every Saturday, I wonder why these children come to our center and what makes them happy. The reason God sends these children is solely because He loves them so. He is eagerly waiting for these young souls to come to know Jesus. I am blessed to witness a God who works through children in this way.
The Saturday Bible school starts at 9 a.m., but for a while, many children arrived late—sometimes by 30 minutes, even an hour. After announcing that they would no longer be allowed into the classroom late, I locked the gate exactly at 9 a.m. From the next week, the children started arriving on time. I felt proud of myself.
However, one fifth-grade boy was late three weeks in a row. I asked him why. He said that every Saturday morning he goes to buy water and brings it home, instead of his mother, causing him to be late. One sixth-grade girl, who lives with her grandmother, was lying on her desk one day. I called her out and scolded her for just lying there, telling her not to disturb the others. When she quietly said she hadn’t eaten anything for two days, my mind went blank. At that moment, I felt God asking me if I truly loved these children.
How frustrating it must be for God to see me putting my thoughts and experiences ahead of His. Please pray that I can become a missionary who understands God’s heart well and obeys His will.
Once, when I was passing near an elementary school, I saw one of our Saturday Bible school kids outside the school fence, playing with a friend inside. I told him to go back to class quickly and scolded him to stop playing outside during class. But he pretended not to hear me. Later, I learned that he was sent home during class time because he couldn’t pay his tuition.
God led me to start a scholarship ministry by making me meet one of the boys attending our Saturday Bible school on the street. I am grateful that this ministry has continued for 15 years. Currently, I support the school fees for 27 students, from middle school to college students. Sadly, I often see children in uniform returning home during the time they should be at school.
While reading the Bible sometimes, a particular word or verse might deeply touch my heart.
From a certain point, whenever I read the Bible, only words about orphans and widows touched my heart, and as I prayed, God kept reminding me about compassion for them. Truth be told, I became afraid that I might actually start an orphanage. I told my husband about it. I said that God was continuously giving me a heart for orphans and that we should pray together about it. He laughed. I realized that God had given both of us the same heart for orphans around the same time.
It has now been six years since we started the orphanage. We decided to accept only girls aged between 5 and 10 at the point of admission. Currently, two local caregivers and a social worker care for and live with 21 girls from kindergarten through 7th grade.
When the children first arrived, teaching them basic life skills was nothing short of a war. For these kids, spaces behind doors or under the beds were toilets. Everything was new and fascinating to them like toys. They tugged and pulled at anything they could get their hands on and plugged the washbasin drain. The bunk beds became excellent vaulting horses, and the floor tiles splendid slides. They would fall and get big bumps on their foreheads, and my voice would get louder and louder with all their mischief.
Installing window screens is common in Korea, but in Kenya, it is still unusual. To keep the children safe from malaria, I showed a local carpenter a picture of window screens and had him make screens for all the windows and doors of the orphanage. But one day, I saw that the screens on two doors had been torn apart. I was especially upset because that was the last work my husband had done before he went to the Lord. I scolded and yelled at them, asking why they tore it when we had installed it for them. But as I turned away, I felt a loud voice resounding in my heart. Is that screen so precious to you? Is it worth being angry at My children? My Son, Jesus, loved you so much that He even died on the cross for you. I thought I was caring for the children. But, no, it was actually God loving me through them.
When the orphanage children grow up, they will leave. Kenya’s child protection laws allow children to stay only until the age of 18. Our plan is to keep supporting their education if they are academically capable, or teach them skills for economic independence. We haven’t yet settled on a concrete plan. Please pray that wherever the children may go after leaving the orphanage, they will look back on it with a smile and a grateful heart and will want to visit it.
My son, Missionary Lee Minkeun, started a computer education ministry in Kenya. Our area still has poor access to electricity. Many high school students don’t even have phones, let alone a computer. We started computer classes every Saturday afternoon, but progress is hard when the students can practice only once a week. Sometimes we even feel frustrated, but I truly admire their desire to learn. A student who got into college last year visited the computer class and encouraged the high school students, saying that what they were learning would really help them in college.
We also collected books for many years to build a children’s library.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pandemic, children here received individual textbooks. We informed elementary schools in the area about the library and opened it to the public, but it’s still not easy for children to take time to read storybooks. Currently, mainly elementary, middle, and high school students attending our Saturday Bible school are using it.
Through the years, many short-term mission teams visited us from various churches. God works according to His joyful will so that we may meet Jesus Christ more deeply. Whenever a mission team comes, not only the local children attending the Bible camps but also the mission team looks forward to experiencing the grace of God together.
Before the pandemic, college students of Somang Church visited Kenya for short-term mission trips. One sister visited us for two consecutive years. Along with several soccer balls, she gave me a short card, on which she wrote, “Missionary Yoon, do you remember me? After my mission trip to Kenya, my life changed from BC to AD.” What an incredibly moving message! She described her personal encounter with the Lord in a beautiful and unique way.
God seeks us out first, despite our unworthiness, calling us by name and using us in His salvation work. I pray with thanksgiving for His promise that He will be with us until His plan is fulfilled.
Let me close by sharing the testimony of a senior deaconess who came to Kenya on a short-term mission trip. She was born into a Christian family and had never left the church, but whenever the topic of eternal life came up at church, she felt uncomfortable, wondering why we talk so much about eternal life when just living here on earth is enough. But the moment she heard about the passing of Missionary Lee, she thought, “I want to go to heaven too,” and suddenly her hope for eternal life arose. God uses even our physical death—what the world considers the end—to bring us to salvation. If needed, the Lord even makes the stones cry out. It is because He desires that every soul on earth—to the very last one—will return to Him.
Today, the Lord speaks to us with the same words He gave to Jacob: “I am with you. I will not leave you until I have fulfilled all that I allowed for you. I will never abandon you.” What He allows for us could be church service, ministry, or secular work. More broadly, it could be our entire life. Wherever we may be, I hope that we will always live within the will of God who is always with us. Praise be to God who loved us to the point of giving His Son Jesus on the cross.
창세기 28:10~15
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이 땅에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선교 사역은 사람의 계획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행사나 손님이 올 때 비가 오면 축복이라고 합니다. 오늘 세계선교의 날, 예배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는 줄 믿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하나님이 행하시는 기적을 보고 계십니다.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울렁증이 있어서 말을 잘 못했습니다. 예로 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독창 시험이 있으면 소리를 내지 못해 노래를 못 불렀습니다. 또 여행을 가면 며칠이든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은 제가 연구 대상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케냐를 마음에 품게 하셨습니다. 또 기도하면서 아이들에 향한 비전을 갖게 하셨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지 등만 대면 잠을 잘 자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떨지 않는 목소리로 서 있기까지 합니다. 저의 삶 자체가 기적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형 에서의 축복을 모두 가로챈 뒤에 에서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형이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캄캄한 밤 빈들에 누워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를 찾아와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15절 말씀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 28:15)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도망자 야곱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그를 떠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이나 지식, 경험을 뛰어넘어 일을 행하십니다.
처음 케냐 선교사로 나갈 때 노회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었습니다. 그 서류 양식에 케냐에서 할 사역을 쓰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1번부터 5번까지의 번호가 있었습니다. 그 서류를 작성했던 때가 오래되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가 하나님이 제게 “선교는 내가 허락한 것을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에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교회 개척’이라고 썼습니다. 선교지에 복음을 전하러 가는 데에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제게는 교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개척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케냐를 위해 기도할 때 계속 하나님께서 제게 어린이를 향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고민해 보았을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에는 ‘학교 설립’을 적었습니다.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비전이 얼마나 큰 계획입니까? 세 번째는 아무리 생각해도 쓸 것이 없었습니다. 오후 내내 기도하며 하나님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봤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현지 남자가 거리에서 재봉틀로 옷을 수선하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에 ‘재봉 학교’를 적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칸 하나를 메운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그때 저는 재봉틀에 실 끼우는 방법도 몰랐던 때입니다. 그런데 케냐의 탈라 지역에 정착하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재봉 사역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생각도 주관하는 분이십니다.
<케냐의 땅에서도 다양한 하나님의 사랑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탈라 지역에 정착하고 주변을 보니 10대 미혼모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도와줄 방법으로 주변의 사립 초등학교 교실 두 곳을 빌려서 재봉 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현직 선생님을 채용하였고, 2년 과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과정이 다 끝나면 국가고시를 보게 해서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재봉 학교를 통해 만들어진 교복은 처음에는 학생 몇 명에게만 전달되다가, 점점 확대되어 수년간 주변 많은 초등학교에게도 지원되었습니다.
현재 재봉 학교는 잠정적으로 중단되어 있습니다. 케냐의 교육 학제가 초등 8학년, 고등 4학년 과정에서 저희 한국과 같이 초중고 6학년, 3학년, 3학년 과정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그렇게 바뀌면서 고등학교 과정에 기술학교가 생길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다시 시작할지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재봉 학교와 비슷한 시기에 토요일 성경학교도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이미 여러 현지 교회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에 성경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오전에는 초등학생, 오후에는 중고등학생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7시 전에 이미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9시 성경학교 시작 전까지 마당에서 축구도 하고 풀밭에 앉아 재잘거리면서 노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왜 이 아이들이 이 센터에 매주 토요일마다 일찍부터 오는 것일까요?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렇게 기쁘게 할까요? 참 신기합니다. 아이들은 작은 풍선 하나에도 너무 행복해합니다. 그 아이들에게 해진 옷이나 구멍 난 신발은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지 불쌍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이 아이들을 볼 때 느낀 것은 단 하나,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참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린 영혼들이 예수님을 알아 가기를 무척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는 이렇게 아이들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9시에 시작하는 토요일 성경학교에 늦는 아이들은 30분이나 1시간 정도 지각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아이들에게 늦게 오면 문을 잠글 거라 언지를 주고, 정말 9시 정각에 문을 잠갔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이들이 시간을 잘 지켰습니다. 이 사건으로 저는 아이들은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5학년 남자아이가 3주 계속 늦게 왔다가 잠긴 문에 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토요일 아침마다 엄마와 함께 집에 물을 길러 놓았기 때문에 늦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날 한 아이가 그날따라 계속 책상에 엎드리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뒤로 불러내어서 꾸짖었지요. 그때 그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제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네가 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는 있는 거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과 경험을 앞세웠던 저를 보실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그 뜻에 순종하는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던 중에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던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학교 철조망 밖에 서서 학교 안에 있는 아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왜 수업 중에 나와 있니? 빨리 안으로 들어가거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못 들은 척하면서 계속 장난을 쳤습니다. 알고 보니 학비를 내지 못해서 학교에서 집으로 돌려보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길에서 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장학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사역은 지금까지 15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27명의 아이들에게 학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교복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길에 나와 집에 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선교 사역은 내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는 은혜의 사역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어떤 특별한 단어나 말씀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언제부턴가 성경을 읽으면 고아와 과부에 대한 말씀이 자꾸 다가왔습니다. 기도하면 할수록 고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라는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이러다가 고아원 사역을 하는 것 아닌지 무척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때 남편 이광호 선교사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계속 고아원에 대한 마음이 있는데, 정말 하나님 뜻인지 내 생각인지 같이 기도해 보자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허허 웃었습니다. 하나님은 비슷한 시기에 이광호 선교사에게도 고아원에 대한 마음을 주셨던 것입니다. 현재 고아원을 시작한 지 6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입소 연령을 5~10살 이하 여자 아이들로만 정했습니다. 현재는 복지사와 보모 두 분이 유치원부터 중학생 1학년까지의 여자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는 처음 온 아이들에게 기본 생활을 가르치는 것부터가 전쟁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방문 뒤나 자기 침대 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모든 시설이 아이들에겐 신기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손을 대서 부러뜨리거나 세면대 하수구를 틀어막기도 하였고, 2층 침대는 아주 훌륭한 뜀틀이었습니다. 바닥 타일은 최고의 미끄럼틀이었지요. 그러다 넘어져서 이마에 큰 혹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만큼 저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갔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참 짓궂지만 예쁘지요?
우리는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케냐에서는 아직 낯선 시설입니다. 말라리아를 방지하고자 현지 목수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고아원의 모든 창문과 출입문에 방충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출입문 두 개에 있던 방충망이 결을 따라 줄줄이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화를 냈는데, 생각해 보면 이광호 선교사가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었기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한참 혼내고 돌아서는데 제 마음에 큰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냐. 내 아이들에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 내 아들 예수는 너를 사랑해서 너를 살리려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했는데….” 저는 제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통해서 저를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케냐의 아동법에 따라 아이들은 18살까지 보호 시설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도 크면 떠나겠지요.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고아원을 떠나 어느 곳에 가서 살더라도, 아이들이 이곳을 생각할 때 행복한 감사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 선교사가 케냐에 들어와서 컴퓨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저희 지역은 전기 보급이 매우 저조하고, 고등학생들에게도 자기 컴퓨터나 전화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배우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진도 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때로는 보는 저희도 참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배우려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수년 동안 책을 모아 어린이 도서관을 준비하였습니다. 저희 지역은 코로나 시기 이후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 혼자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주변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알리고 개방했지만, 아이들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한국의 서너 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들을 보며 참 행복해합니다.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그래도 훈련이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 보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여기에도 많은 분들이 선교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희 사역지에도 여러 교회의 선교팀이 방문을 했습니다. 제게는 성경 캠프에 참석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단기 선교팀에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감히 저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소망교회 대학부에서 케냐로 단기 선교팀이 온 적이 있습니다. 2년 연속으로 왔던 한 자매가 얼마 전에 제게 축구공 여러 개와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선교사님, 저 기억하세요? 케냐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제 삶이 BC에서 AD로 바뀌었습니다.”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는 없었습니다. 자매가 인격적으로 만난 주님을 이렇게 근사하게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케냐 선교지에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 이름을 불러 주시며,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우리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단기팀으로 왔던 한 권사님의 고백을 나눕니다. 권사님은 모태 신앙으로 한 번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영생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이 땅에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자꾸 영생 얘기를 하는 것인지 불만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광호 선교사의 소천 소식을 듣는 순간, ‘아, 나도 천국을 가야지. 참 좋은 곳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생 소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육신의 죽음까지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필요하시면 돌까지도 소리 지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마지막 한 영혼까지도 주님께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야곱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고 계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내가 내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저희에게 허락한 곳이 가정일 수도 있고, 교회 봉사일 수도 있고, 일터일 수도 있습니다. 더 크게는 저희의 삶 전체이지요. 어디를 가든지 나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찬양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기도
참 좋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믿고 나아가오니, 우리를 성령 충만함으로 채우사, 주님이 뜻하시고 계획하신 일에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놓았기 때문에 늦었던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날 한 아이가 그날따라 계속 책상에 엎드리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뒤로 불러내어서 꾸짖었지요. 그때 그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제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네가 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는 있는 거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과 경험을 앞세웠던 저를 보실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그 뜻에 순종하는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던 중에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던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학교 철조망 밖에 서서 학교 안에 있는 아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왜 수업 중에 나와 있니? 빨리 안으로 들어가거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못 들은 척하면서 계속 장난을 쳤습니다. 알고 보니 학비를 내지 못해서 학교에서 집으로 돌려보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길에서 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장학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사역은 지금까지 15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27명의 아이들에게 학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교복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길에 나와 집에 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선교 사역은 내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는 은혜의 사역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어떤 특별한 단어나 말씀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언제부턴가 성경을 읽으면 고아와 과부에 대한 말씀이 자꾸 다가왔습니다. 기도하면 할수록 고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라는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이러다가 고아원 사역을 하는 것 아닌지 무척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때 남편 이광호 선교사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계속 고아원에 대한 마음이 있는데, 정말 하나님 뜻인지 내 생각인지 같이 기도해 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허허 웃었습니다. 하나님은 비슷한 시기에 이광호 선교사에게도 고아원에 대한 마음을 주셨던 것입니다. 현재 고아원을 시작한 지 6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입소 연령을 5~10살 이하 여자아이들로만 정했습니다. 현재는 복지사와 보모 두 분이 유치원부터 중학생 1학년까지의 여자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는 처음 온 아이들에게 기본 생활을 가르치는 것부터가 전쟁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방문 뒤나 자기 침대 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모든 시설이 아이들에겐 신기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손을 대서 부러뜨리거나 세면대 하수구를 틀어막기도 하였고, 2층 침대는 아주 훌륭한 뜀틀이었습니다. 바닥 타일은 최고의 미끄럼틀이었지요. 그러다 넘어져서 이마에 큰 혹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만큼 저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갔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참 짓궂지만 예쁘지요?
우리는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케냐에서는 아직 낯선 시설입니다. 말라리아를 방지하고자 현지 목수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고아원의 모든 창문과 출입문에 방충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출입문 두 개에 있던 방충망이 결을 따라 줄줄이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화를 냈는데, 생각해 보면 이광호 선교사가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었기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한참 혼내고 돌아서는데 제 마음에 큰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냐. 내 아이들에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 내 아들 예수는 너를 사랑해서 너를 살리려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했는데….” 저는 제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통해서 저를 사랑하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케냐의 아동법에 따라 아이들은 18살까지 보호 시설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도 크면 떠나겠지요.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고아원을 떠나 어느 곳에 가서 살더라도, 아이들이 이곳을 생각할 때 행복한 감사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 선교사가 케냐에 들어와서 컴퓨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저희 지역은 전기 보급이 매우 저조하고, 고등학생들에게도 자기 컴퓨터나 전화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배우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진도 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때로는 보는 저희도 참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배우려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수년 동안 책을 모아 어린이 도서관을 준비하였습니다. 저희 지역은 코로나 시기 이후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 혼자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주변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알리고 개방했지만, 아이들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한국의 서너 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들을 보며 참 행복해합니다. 토요일 성경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그래도 훈련이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 보는 것을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여기에도 많은 분들이 선교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희 사역지에도 여러 교회의 선교팀이 방문을 했습니다. 제게는 성경 캠프에 참석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단기 선교팀에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감히 저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소망교회 대학부에서 케냐로 단기 선교팀이 온 적이 있습니다. 2년 연속으로 왔던 한 자매가 얼마 전에 제게 축구공 여러 개와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선교사님, 저 기억하세요? 케냐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제 삶이 BC에서 AD로 바뀌었습니다.”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는 없었습니다. 자매가 인격적으로 만난 주님을 이렇게 근사하게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케냐 선교지에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 이름을 불러 주시며,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우리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단기팀으로 왔던 한 권사님의 고백을 나눕니다. 권사님은 모태 신앙으로 한 번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영생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이 땅에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자꾸 영생 얘기를 하는 것인지 불만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광호 선교사의 소천 소식을 듣는 순간, ‘아, 나도 천국을 가야지. 참 좋은 곳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생 소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육신의 죽음까지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필요하시면 돌까지도 소리 지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마지막 한 영혼까지도 주님께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야곱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내가 내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저희에게 허락한 곳이 가정일 수도 있고, 교회 봉사일 수도 있고, 일터일 수도 있습니다. 더 크게는 저희의 삶 전체이지요. 어디를 가든지 나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찬양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창28:10~15)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323, 516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본문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마칩니다.
<생각하기>
1.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을 이루어가시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과 계획을 앞세우고 있지는 않습니까?
<설교의 요약>
오늘 본문은 야곱이 형 에서를 속이고 축복을 가로챈 후 도망가는 길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캄캄한 밤 빈 들판에서 잠들었을 때 하나님은 야곱에게 “내가 너와 함께 있어 어디가든지 너를 지키며… 내가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도망자 야곱을 향한 우리 상식을 넘는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입니다.
선교사로 나가기 전 사역 계획을 쓸 때, 교회개척과 학교사역은 쉽게 적었지만 세 번째 항목에서 막혔습니다. 칸을 메우려고 과거 에티오피아에서 본 재봉틀 수선 장면을 떠올리며 ‘재봉학교’라고 썼는데, 정작 케냐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사역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재봉학교를 통해 10대 미혼모들을 도왔고, 그들이 만든 교복을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지원했습니다. 토요성경학교는 4명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매주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아이가 학비를 내지 못해 수업 중에 집으로 돌려보내진 것을 보고 장학사역을 시작하여 1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고아와 과부에 대한 말씀이 다가와 두려웠는데, 남편도 같은 마음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고아원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기본 생활을 가르치는 것부터 전쟁이었지만, 방충망을 찢은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 하나님께서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냐, 내 아들 예수는 너를 사랑해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했는데”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아이들을 통해 저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기선교팀으로 왔던 한 자매는 “케냐 다녀온 후 제 삶이 BC에서 AD로 바뀌었다”고 고백했고, 한 권사님은 제 남편의 소천 소식을 듣는 순간 영생에 대한 소망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육신의 죽음까지도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필요하시면 돌까지도 소리지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마지막 한 영혼까지 주님 앞에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야곱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우리에게도 주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정일 수도, 교회 봉사일 수도, 일터일 수도 있고, 더 크게는 나의 삶 전체일 수도 있습니다. 어디 가든지 우리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아들 예수를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누기>
1.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것이 무엇인지 나누어 봅시다.
2. 나의 생각과 계획을 앞세우기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기도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마무리 기도>
참 좋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믿고 나가오니, 우리를 성령 충만함으로 채우사 주님이 뜻하시고 계획하신 일에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