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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손

창세기 14:17~24

김경진 목사

2025.09.21

<인간에게 중요한 도구인 손의 이야기는 성경 속 첫 인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인간에게 손처럼 귀중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손은 무엇을 만들기도 하고 무엇을 잡기도 하며, 또 무엇을 담기도 합니다. 손은 펼 수도 있고 쥘 수도 있습니다. 손은 때로 사랑을 표시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손으로 누군가를 쓰다듬어 줄 때 따뜻함이 전달됩니다. 또 남자와 여자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 손은 폭력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주먹을 쥐는 순간 손은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인류는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요? 인류에게 있어서 손은 단순히 신체 부위 중 하나를 넘어 인류 문명 발달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인류의 조상들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직립 보행할 수 있었죠. 그래서 손이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손을 사용하는 존재’, 호모 마누스(Homo Manus)입니다.

손을 사용하는 인간은 손에 무엇인가를 쥘 수 있는 힘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도구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손에 도구를 들고 그것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이것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입니다.

이렇듯 인류는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여 불을 피우기도 하였고, 불 피우는 법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또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도 있었습니다. 손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과 음악, 조각과 같은 예술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특성입니다. 인간다움의 근저에는 바로 인간의 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손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인류는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요?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질문을 통해서 어떤 고고학적인 답을 찾거나 인류학, 역사적인 연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펴보려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첫 인류가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인류학적으로 본다면,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여 처음 불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에 나오는 첫 인류는 그 손으로 무엇을 하였을까요?

히브리어로 인간의 손은 ‘야드’(יָד[yad])라는 단어로 표기됩니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3장 22절 말씀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창 3:22)

 

야드(יָד[yad]), ‘손’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손을 잘못 사용할 것에 대해 우려하시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성경은 인간의 손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주제를 알려 줍니다. 바로 ‘죄’입니다. ‘손’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에 이미 인간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하신 선악과를 따먹습니다. 창세기 3장 6절에서 인간의 손이 사용되는 것이 묘사됩니다.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창 3:6b)

 

성경이 말하는 첫 인류의 손은 죄를 짓는 손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손입니다.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일에 손을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보았으니, 눈도 사용했겠죠. 또 먹었으니 입도 사용했겠죠. 눈이 보았지만 실제로 선악과를 딴 것은 손이었고, 입으로 먹었지만 그 선악과를 입으로까지 가져다준 것도 역시 손이었습니다. 최초 인류는 자신이 가진 손을 가지고 죄를 짓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첫 인류는 자신의 손으로 하나님과 멀어지는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 주는 손과 관련된 첫 장면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손으로 하나님께 대항하며 수많은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인간은 손으로 무엇을 하였을까요? 놀랍게도 인류는 여전히 그 손으로 죄 짓는 일을 합니다. ‘손’이라는 단어가 두 번째로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4장 11절입니다.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창 4:11)

 

두 번째로 등장하는 ‘야드(손)’는 아우의 피를 흘리게 하는 손으로 나타납니다. 이 손은 사람을 죽이는 손입니다. 아우인 아벨을 죽이는 손, 살인자의 손입니다. 이미 4장 8절에서 가인은 아우 아벨을 들로 끌어내어 유인하고 살해합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아시고 가인에게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시죠. 가인은 손으로 동생을 죽였습니다. 첫째로 인류의 원조인 아담과 하와도, 둘째로 그의 아들 가인도 모두 손으로 죄를 지었다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손과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가 성경에 나오고 있지만, 손을 좋은 곳에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성경의 앞부분에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인의 자손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손과 관련하여 두발가인이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러나 두발가인의 할아버지인 라멕의 노래에서 이미 그의 자손들이 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 (창 4:23~24)

 

이렇게 처음 인류가 죄를 짓는 일에 손을 사용함으로, 결국 하나님께서 노아만을 남기고 모든 인류를 홍수로 모두 쓸어버리게 되시죠. 그리고 성경에 다시 ‘야드(손)’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창세기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것들은 너희의 손(יָד[yad, 야드])에 붙였음이니라 (창 9:1~2)

 

마치 이 내용은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후에 에덴동산에서 모든 것을 맡기시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 이후의 인류를 소멸하시고 노아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인류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노아의 손에 이 모든 것을 다시 위탁하고 계십니다. 이 구절에서 ‘야드(손)’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노아에게 만약 그가 손을 잘못 사용할 경우의 징벌적인 이야기를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생명이 있는 피를 흘리게 하는 자는, 내가 반드시 보복하겠다. 그것이 짐승이면, 어떤 짐승이든지, 그것에게도 보복하겠다. 사람이 같은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면, 그에게도 보복하겠다. (창 9:5, 새번역)

 

이 문장을 보면 한글 성경에는 ‘손’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원어인 히브리어 성경을 보면 이 문장에 단어 ‘야드’(손)가 세 번이나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인류인 노아와 그의 후손들에게 손을 바르게 사용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손을 여전히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지요.

이어지는 바벨탑의 이야기는 다시 인간의 손이 잘못 사용됨을 잘 알려 줍니다. 그들은 벽돌을 굽고 탑을 쌓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손으로 도시를 짓고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고자 하였습니다. 여전히 하나님을 대항하는 일에 그들의 손을 사용하였음을 성경을 통해서 다시 보게 됩니다. 이렇듯 성경에 나오는 최초 인류의 손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사람을 죽이는 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손에는 믿음과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흥미롭게도 이후에 나타난 한 사람, 아브라함의 경우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 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삼으셨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손과 관련되어 전개됩니다. 오늘 본문에도 ‘손’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과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었죠. 그런데 소돔과 고모라 왕과 주변 왕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전쟁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패하고, 왕들은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 땅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재물들을 다 빼앗기고 잡혀가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단까지 사람들을 데리고 쫓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롯과 재물들을 다시 찾아 돌아옵니다. 이렇게 전쟁에서 승리하고 내려오는 중에 아브라함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을 만납니다. 그의 이름은 멜기세덱이었습니다. 성경은 그를 살렘 왕이라고 부릅니다. 이 멜기세덱은 신비한 인물입니다. 히브리서는 멜기세덱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멜기세덱에 관하여는 우리가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듣는 것이 둔하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라 (히 5:11)

 

그럼에도 히브리서는 예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 되셨다는 사실을 말씀합니다(히 5:10). 어찌 되었든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영원한 제사장인 멜기세덱을 만나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며 얻었던 것에서 10분의 1을 그에게 드립니다. 그 제사장에게 드린 것이 최초의 십일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아브라함의 손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에게 자신의 것을 바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손이 하나님께 바치는 손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손은 이렇습니다. 소돔 왕이 도망을 갔을 때, 아브라함이 적을 무찔러 사람들과 롯을 구하고 재물도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자 소돔 왕이 아브라함을 마중 나가죠. 그리고 아브라함의 공을 인정하며 그에게 큰 보상을 내립니다. 사람들만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이 쟁취한 물품은 가져가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손을 들고 하나님께 맹세합니다.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 (창 14:22~23)

 

아브라함은 충분히 재물을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전쟁에 함께했던 젊은이들에게 분깃이 나누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왜 아브라함은 그가 충분히 가지고 갈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소돔 왕이 재산을 주어서 그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의 부의 근원은 하나님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재물을 단호히 거절하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성경에 나오는 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놀라운 한 손의 모습을 또 봅니다. 아브라함의 손은 자신이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지지 않는 손입니다. 얼마든지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재물을 가져간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재물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전쟁에 함께한 젊은이들에게 그 분깃을 나누어 줄 뿐입니다.

그저 그는 하나님만 높이기를 원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은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손이요, 다른 사람들의 작은 헌신도 귀하게 여기며 나누어 주는 손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손은 아름답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에는 정의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손에는 믿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손은 하나님을 대접하고 경외하는 손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과 관련한 또 다른 장면은 창세기 18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장막 문에 있다 보니 나그네 세 사람이 앞에 와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자 아브라함은 급히 달려가 나그네를 영접합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세 나그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르되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하건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시옵고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사 당신들의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에서 쉬소서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창 18:3~5)

 

그리고 아브라함은 급히 기름진 송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우유와 요리한 송아지를 세 나그네에게 대접합니다. 당시 고대 근동에서 나그네는 안전상 매우 취약한 존재였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두세 사람이 무방비로 다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얼마든지 강도를 당할 수도 있고 폭력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나그네들이 앞에 왔을 때, 아브라함은 마치 하나님을 맞이하듯이 그들을 대접합니다. 나그네를 대접하는 아브라함, 아브라함의 손은 대접하는 손입니다.

이러한 손이 마땅하고 당연할 것 같은데, 이미 살펴보았던 것처럼 창세기 앞에 나오는 모든 인류의 손은 그러한 손이 아니었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선악과를 따는 손이었고, 분을 참지 못해 아우를 죽이는 손이었고, 바벨탑을 지으며 하나님께 대항하던 손이었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의 손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에게 십일조를 바치는 손이고, 갖지 않아야 할 것을 움켜쥐지 않았던 손이고, 분깃을 나누어 주는 손이며, 나그네를 돌보는 선한 손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꼭 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죠.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이야기 속에도 역시 ‘손’을 의미하는 단어 ‘야드’가 등장합니다. 이곳에서는 세 번이나 사용됩니다.

 

아브라함이 이에 번제 나무를 가져다가 그의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יָד[yad, 야드])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창 22:6)

 

그리고 모리아 지역 어느 산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려고 칼을 잡고 손을 내밉니다.

 

손(יָד[yad, 야드])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창 22:10)

 

그러자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급하게 말리시지요.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יָד[yad, 야드])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창 22:12)

 

손과 관련한 성경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 이 장면에서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께 자신의 아들을 바치는 손, 바로 아브라함의 손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는 손, 동생을 죽이는 손, 바벨탑을 쌓는 손, 끊임없이 죄를 짓고 하나님과 멀어지는 손. 이 손의 이야기가 첫 인류의 손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 와서 완전히 다른 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과연 믿음의 조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나의 정체성을 말해 줍니다.>

 

어느 유물론자는 “인간은 그가 먹는 그것이다.”라고 정의한 바가 있습니다. 그 말을 손에 적용해 본다면 “인간은 그가 사용하는 손이다.”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정체성은 그가 사용하는 손과 맞닿아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용한 손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있는 두 손은 무엇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까?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내 손은 지금 무엇을 하는 손입니까? 우리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모습, 특별히 그의 손의 흔적을 되짚어 보면서 다시 우리의 마음을 정돈하고 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룩한 제사장, 영원한 제사장에게 취한 것의 10분의 1을 드리는 아브라함의 손, 자신이 마땅히 취할 수 있음에도 젊은이들과 함께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손, 나그네를 돌보며 그들을 정성껏 섬기는 손,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수 있게 된 것을 알고 하나님께 나아가 두 손을 붙잡은 기도하는 손, 그리고 자신의 아들까지도 아끼지 않고 하나님께 바치려던 그 경외의 손, 이 손이 믿음의 조상이 된 아브라함의 손입니다.

시간을 훌쩍 뒤로 가서 예수님의 손을 한번 다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의 손은 어떤 손이었습니까? 예수님의 손은 병자들을 일으켜 세우시는 손이었습니다. 나병 환자, 율법으로는 만지면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만져 주셨던 손이 예수님의 손이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품에 안아 주시는 손,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셨던 손,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겨 주셨던 손, 빵과 포도주를 축복하며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던 손, 그리고 마침내 못 박히며 인류를 구원하신 손, 이 손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손은 무엇을 하는 손입니까? 드리는 손입니까? 나누는 손입니까? 깨끗한 손입니까? 아니면 더러운 손입니까? 시기와 질투로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손입니까? 아니면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어서 선악과를 따고 있는 손입니까? 하나님을 이겨 보려고 바벨탑을 쌓고 있는 손입니까? 우리의 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기도하는 손,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께 맹세하는 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은 바로 그러한 손이었습니다.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 있습니까? 나는 나의 손으로 지금 어떤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까? 내 손이 하고 있는 그 일이 바로 나의 정체성입니다. 믿음의 사람답게 가장 필요한 곳에 우리의 손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손, 믿음의 손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The Hand of Abraham

 

Genesis 14:17-24

 

How has humankind used its hands?

 

For human beings, nothing is more precious than the hand. With our hands we make things, we hold things, and we carry things. We can open our hands or clench them into fists.

 

At times, the hand becomes an important tool for expressing love. When we gently caress someone with our hand, warmth is conveyed. When we see people walking hand in hand, we sense their affection.

 

But at other times, the hand becomes a tool of violence. The moment it forms a fist, it can hurt others or even become a fearful instrument capable of killing.

 

How, then, has humankind used its hands?

 

For humanity, the hand has been far more than just another body part; it has played a central role in the development of human civilization.

 

Unlike other animals, humanity’s ancestors walked upright, leaving the hands free. Thus, humans are beings who use their hands—Homo Manus.

 

Because of this, humans possessed the ability to grasp objects with their hands. In other words, they were able to hold and use tools. This ability to wield tools with the hand is a wonder not found in other animals. Hence, humans are also called the “tool-using human”—Homo Faber.

 

In this way, humanity learned to use its hands to kindle fire. With their hands they could create new things. They could also communicate, paint marvelous and beautiful pictures, play music, and produce works of art such as magnificent sculptures.

 

All these things may be said to be traits unique to humans, distinguishing them from other animals. And at the very foundation of this humanity lies the human hand.

 

There may be no end to the stories that could be told about the human hand.

So again, we return to the question: how has humankind used its hands? Today, however, our aim is not to seek an archaeological or anthropological answer, nor even to engage in a historical study.

 

What we wish to consider today is this: “How did the first humans in the Bible use their hands?”

 

From an anthropological perspective, the hand that first used tools to make fire may hold great significance. But then, according to the Bible, what did the first humans do with their hands?

 

In Hebrew, the word for hand is yad (יָד). Its first appearance is in Genesis 3:22:

 

“And the Lord God said, “The man has now become like one of us, knowing good and evil. He must not be allowed to reach out his hand and take also from the tree of life and eat, and live forever.” (Genesis 3:22 NIV)

 

It is striking that the word yad, “hand,” first appears in a scene where God expresses concern that humanity might misuse its hands. At this very point, Scripture introduces a key theme in connection with the human hand—sin.

 

Even before the word “hand” appears, Adam and Eve had already used their hands to pluck and eat the fruit of 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which God had commanded them not to eat. Already in Genesis 3:6, the hand is described in use:

 

“She took some and ate it. She also gave some to her husband, who was with her, and he ate it.” (Genesis 3:6b NIV)

 

According to the Bible, the human hand is a hand that sins. It is a hand that breaks God’s command. The first humans, Adam and Eve, used their hands in disobedience to God’s command. Of course, they also used their eyes to see the fruit, and their mouths to eat it. Yet it was the hand that plucked the fruit, and the hand that brought it to the mouth.

 

The very first humans used their hands to commit sin. With their hands, they distanced themselves from God. This is the first story the Bible tells us about the human hand.

 

So then, what did humanity do with its hands afterward? Astonishingly, the first humans continued to use their hands to commit sin.

 

The second appearance of the word yad (יָד), “hand,” is found in Genesis 4:11:

 

“Now you are under a curse and driven from the ground, which opened its mouth to receive your brother’s blood from your hand.” (Genesis 4:11 NIV)

 

Here, the hand is described as the hand that causes a brother’s blood to be shed. The second time the word “hand” appears in the Bible, it is the hand that kills—a murderer’s hand, the hand that killed Abel. Already in Genesis 4:8, Cain lured his brother Abel out into the field and killed him. God knew what had happened and asked Cain what he had done with his brother. This is what the opening verses of Genesis 4 recount. Once again, the theme that Scripture presents to us is sin.

 

Humanity sinned with its hands. Adam and Eve sinned by using their hands to take the forbidden fruit, distancing themselves from God. And now Cain sins by using his hands to kill his brother Abel—and once again comes under God’s curse.

 

Thus, the Bible tells us that the hands of humanity are sinful hands. The first ancestors, Adam and Eve, and their son Cain—all sinned with their hands.

 

Later on, other stories involving hands appear in Scripture, but very few show hands being used for good. For example, in the genealogy of Cain, we are told that Tubal-Cain forged all kinds of tools out of bronze and iron. Yet in the song of his grandfather Lamech, we see that his descendants also did not hesitate to use their hands to kill:

 

“Wives of Lamech, hear my words. I have killed a man for wounding me, a young man for injuring me. If Cain is avenged seven times, then Lamech seventy-seven times.” (Genesis 4:23-24 NIV)

 

Because the first generations of humanity used their hands for sin, God wiped out all mankind in the flood, sparing only Noah. And then, once again, the word yad (יָד), “hand,” appears in Genesis 9:2:

 

“Then God blessed Noah and his sons, saying to them, ‘Be fruitful and increase in number and fill the earth. The fear and dread of you will fall on all the beasts of the earth, and on all the birds in the sky, on every creature that moves along the ground, and on all the fish in the sea; they are given into your yad (יָד).’” (Genesis 9:1-2 NIV)

 

This scene reminds us of when God entrusted all of Eden to Adam and Eve after creating them. Here, God begins anew with Noah, establishing a new humanity and entrusting everything into Noah’s hands. In this passage, the word yad (יָד), “hand,” appears again.

 

God also makes clear to Noah what will happen if he misuses his hands:

 

“And I will require the blood of anyone who takes another person’s life. If a wild animal kills a person, it must die. And anyone who murders a fellow human must die.” (Genesis 9:5 NLT)

 

In Korean Bible translations the word “hand” does not appear explicitly, but in the original Hebrew text we can see that in the short verse of Genesis 9:5 the word yad (יָד), “hand,” is repeated three times.

 

To Noah and his descendants, God emphasizes the proper use of the hand. But once again, humanity fails to use its hands rightly. The story of the Tower of Babel makes this abundantly clear.

 

They baked bricks, and with those bricks they built a tower. With their hands they constructed a city in an attempt to escape God’s judgment. Once again, their hands were used in defiance against God.

 

Thus, we see that in the Bible, the hands of the earliest humans are consistently associated with sin, opposition to God, and even murder.

 

And yet, very strikingly, with Abraham we encounter a different story. In Abraham’s case, we begin to see a new pattern—stories connected with hands that reveal why God chose him to be the father of faith.

 

First of all, in today’s text the word “hand” (yad, יָד) appears once again.

 

The background of the passage is this: Lot and his family were living in Sodom and Gomorrah. Lot was Abraham’s nephew. Then a war broke out between the kings of Sodom and Gomorrah and the kings of Admah, Zeboiim, and Bela (that is, Zoar). When the kings of Sodom and Gomorrah fled, all their possessions were plundered, and Abraham’s nephew Lot was taken captive as well.

 

When Abraham heard the news, he took 318 trained men and pursued the enemy as far as Dan. He rescued Lot and recovered all the possessions.

 

On his return, Abraham encountered the priest of God Most High—Melchizedek. Melchizedek is a mysterious figure in Scripture. The book of Hebrews says this about him:

“We have much to say about this, but it is hard to make it clear to you because you no longer try to understand (Hebrews 5:11 NIV).”

 

Yet Hebrews also makes it clear that Jesus was appointed as an eternal priest after the order of Melchizedek. [“He was designated by God to be high priest in the order of Melchizedek.” (Hebrews 5:10 NIV)]

 

Abraham met Melchizedek, the eternal priest of God, and gave him a tenth of everything he had gained from the victory. Here, for the first time, we see Abraham’s hand offering something to the priest of God Most High. Abraham’s hand was a hand that gave to God.

 

Then the account continues: the king of Sodom, who had fled, recognized Abraham’s triumph after he defeated the enemy, rescued the people, recovered Lot, and restored the goods. The king of Sodom told Abraham to return the people but to keep the goods for himself.

 

At this point, Abraham raised his hand (yad, יָד) and swore an oath:

 

“But Abram said to the king of Sodom, ‘With raised hand I have sworn an oath to the Lord, God Most High, Creator of heaven and earth, that I will accept nothing belonging to you, not even a thread of the strap of a sandal, so that you will never be able to say, “I made Abram rich.”’” (Genesis 14:22–23 NIV)

 

Although Abraham had every right to claim the possessions as his own, he refused, so that no one could say he fought the war for personal gain. He only desired that the young men who had fought with him would receive their share, but he himself took nothing.

 

Here, as we trace the stories of hands in Scripture, we encounter something remarkable—the hand of Abraham. Abraham’s hand was a hand that refrained from taking what he could have claimed. He was in a position to seize great wealth, and no one would have questioned him. Yet he did not lay his hand on it. Instead, he wished for the goods to be placed into the hands of the young men who had shared in the battle.

 

Abraham’s hand was a hand that gave up what he could have taken. Abraham’s hand was a hand that valued even the small sacrifices of others and supported them.

Abraham’s hand was beautiful. In Abraham’s hand we see justice and love.

 

Another scene involving Abraham’s hand can be found in Genesis 18. It was a hot day. Abraham was sitting at the entrance of his tent when he looked up and saw three men standing nearby. As soon as he saw them, he ran to meet them and welcomed them. In short, this is the scene of Abraham receiving strangers.

 

He said to the three visitors:

 

“He said, ‘If I have found favor in your eyes, my lord, do not pass your servant by. Let a little water be brought, and then you may all wash your feet and rest under this tree. Let me get you something to eat, so you can be refreshed and then go on your way-now that you have come to your servant.’” (Genesis 18:3–5 NIV)

 

Abraham then hurried to the herd, chose a tender and choice calf, and prepared it. He served them curds, milk, and the calf he had prepared.

 

Abraham’s hand was a hand of hospitality, a hand that welcomed strangers. This is how hands ought to be used. And yet, as we have already seen, the hands of early humanity described earlier in Genesis were not such hands. They were hands that plucked the forbidden fruit for selfish satisfaction, hands that killed a brother out of anger, and hands that built the tower of Babel in defiance of God.

 

But Abraham’s hands were altogether different. His were hands that offered a tithe to the priest of God Most High, hands that refused to seize what ought not to be taken, hands that shared spoils with others, and hands that cared for strangers.

 

There is still one more passage about Abraham’s hands that we must not overlook: the story of Abraham offering Isaac.

 

Even in that story, the word “hand” (yad, יָד) appears again—three times:

 

“Abraham took the wood for the burnt offering and placed it on his son Isaac, and he himself carried the fire and the knife in his hand (yad, יָד). As the two of them went on together…” (Genesis 22:6 NIV)

 

Then, on one of the mountains in the region of Moriah, Abraham reached out his hand to slay his son:

 

“Then he reached out his hand (yad, יָד) and took the knife to slay his son.” (Genesis 22:10 NIV)

 

In that urgent, heart-stopping moment, the angel of the Lord called out and stopped him:

“‘Do not lay a hand on the boy,’ he said. ‘Do not do anything to him. Now I know that you fear God, because you have not withheld from me your son, your only son.’” (Genesis 22:12 NIV)

 

As we read through these stories of hands in Scripture, this scene sends a shiver down our spine. How could there be such a man? Here we see the hand that was willing to offer his own son to God—the hand of Abraham.

 

The hand that plucked the forbidden fruit, the hand that killed a brother, the hand that built the tower of Babel—these were the sinful hands of early humanity, hands that turned away from God. But in Abraham’s time we see a completely different kind of hand revealed. Truly, we understand why he is called the father of faith.

 

The hand that offered a tithe to the eternal priest of God Most High, the hand that knew what should not be taken and refused to grasp it, the hand that shared with the young men who had fought alongside him, the hand that welcomed and cared for strangers, and, astonishingly, the hand that was willing to offer up his own son. This is the hand of Abraham, the father of faith.

 

And we are reminded once again that Abraham could become the father of faith precisely because of how he used his hands.

 

My dear brothers and sisters, how are the hands entrusted to us being used? What kind of work are my hands doing?

 

Are they hands that commit the very things God has forbidden?
Are they perhaps hands that kill or seek to destroy?
Are they foolish hands that mold bricks and build towers in defiance of God?

 

We need to reflect on the life of Abraham, the father of faith, and especially trace the marks of his hands, so that we may set our hearts aright and make fresh resolve.

 

Hands that offered a tenth to the holy, eternal Priest.
Hands that, though entitled to take, instead chose to share fairly with the young men and with those who had fought by his side.
Hands that cared for strangers and served them with devotion.
Hands that, knowing Sodom and Gomorrah might be destroyed, reached out to God in prayer.
Hands that, not sparing even his own son, were ready to offer him to God—hands of reverence, hands that feared the Lord.
These were the hands of Abraham, the father of faith.

 

[The Example of Dürer’s Praying Hands]
A well-known story is tied to Praying Hands, one of the most famous works of Albrecht Dürer, the German Renaissance painter. According to tradition, Dürer once considered abandoning his dream of becoming an artist because of poverty. But his friend Franz worked in his stead so that Dürer could continue painting.

After years of hard labor, Franz’s hands had grown stiff and deformed, no longer able to hold a brush. When Dürer later found success as an artist, he resolved to honor his friend’s sacrifice by painting his hands. He delicately portrayed Franz’s rough, worn hands folded in prayer, and from this, the masterpiece was born.

 

This work came to symbolize the sacrifice and friendship of one who gave up his own dream for another, and the dignity of labor. (Though some art historians believe the story itself was created later, its meaning continues to be widely shared.)

 

My dear brothers and sisters, what do your hands do? Are they hands that give? Hands that share? Hands that are clean—or hands that are unclean? Are they hands that, out of envy and jealousy, shed another’s blood? Are they hands that reach for the forbidden fruit in a desire to be like God? Are they hands that try to build a tower of Babel to surpass God?

What are our hands doing? Are they praying hands, hands lifted high in oath before God, the very hands of Abraham, the father of faith?

 

What is held in my hands? With these hands that I have, what work of God am I doing?

 

May today be a day of deep reflection, of self-examination, of honest searching of the heart. May our hands, as befits people of faith, reach out to where they are most needed. May our hands become hands that please God—hands of faith.

 

Prayer:
God of love, we thank You for giving us these precious hands, unlike those of the animals. May we use these hands, this precious tool, to do what delights You. Keep us from using them with greed and keep us from using them with pride. Grant that our hands may be diligent and loving, striving always to reflect Your heart. We pray in the name of Jesus.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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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4:17~24

17

아브람이 그돌라오멜과 그와 함께 한 왕들을 쳐부수고 돌아올 때에 소돔 왕이 사웨 골짜기 곧 왕의 골짜기로 나와 그를 영접하였고

18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19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20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하매 아브람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더라

21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이르되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

22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

23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

24

오직 젊은이들이 먹은 것과 나와 동행한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분깃을 제할지니 그들이 그 분깃을 가질 것이니라

<인간에게 중요한 도구인 손의 이야기는 성경 속 첫 인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인간에게 손처럼 귀중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손은 무엇을 만들기도 하고 무엇을 잡기도 하며, 또 무엇을 담기도 합니다. 손은 펼 수도 있고 쥘 수도 있습니다. 손은 때로 사랑을 표시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손으로 누군가를 쓰다듬어 줄 때 따뜻함이 전달됩니다. 또 남자와 여자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 손은 폭력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주먹을 쥐는 순간 손은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인류는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요? 인류에게 있어서 손은 단순히 신체 부위 중 하나를 넘어 인류 문명 발달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인류의 조상들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직립 보행할 수 있었죠. 그래서 손이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손을 사용하는 존재’, 호모 마누스(Homo Manus)입니다.

손을 사용하는 인간은 손에 무엇인가를 쥘 수 있는 힘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도구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손에 도구를 들고 그것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이것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입니다.

이렇듯 인류는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여 불을 피우기도 하였고, 불 피우는 법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또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도 있었습니다. 손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과 음악, 조각과 같은 예술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특성입니다. 인간다움의 근저에는 바로 인간의 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손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인류는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요?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질문을 통해서 어떤 고고학적인 답을 찾거나 인류학, 역사적인 연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펴보려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첫 인류가 자신의 손을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인류학적으로 본다면,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여 처음 불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에 나오는 첫 인류는 그 손으로 무엇을 하였을까요?

히브리어로 인간의 손은 ‘야드’(יָד[yad])라는 단어로 표기됩니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3장 22절 말씀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창 3:22)

 

야드(יָד[yad]), ‘손’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손을 잘못 사용할 것에 대해 우려하시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성경은 인간의 손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주제를 알려 줍니다. 바로 ‘죄’입니다. ‘손’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에 이미 인간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하신 선악과를 따먹습니다. 창세기 3장 6절에서 인간의 손이 사용되는 것이 묘사됩니다.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창 3:6b)

 

성경이 말하는 첫 인류의 손은 죄를 짓는 손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손입니다.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일에 손을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보았으니, 눈도 사용했겠죠. 또 먹었으니 입도 사용했겠죠. 눈이 보았지만 실제로 선악과를 딴 것은 손이었고, 입으로 먹었지만 그 선악과를 입으로까지 가져다준 것도 역시 손이었습니다. 최초 인류는 자신이 가진 손을 가지고 죄를 짓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첫 인류는 자신의 손으로 하나님과 멀어지는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 주는 손과 관련된 첫 장면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손으로 하나님께 대항하며 수많은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인간은 손으로 무엇을 하였을까요? 놀랍게도 인류는 여전히 그 손으로 죄 짓는 일을 합니다. ‘손’이라는 단어가 두 번째로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4장 11절입니다.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창 4:11)

 

두 번째로 등장하는 ‘야드(손)’는 아우의 피를 흘리게 하는 손으로 나타납니다. 이 손은 사람을 죽이는 손입니다. 아우인 아벨을 죽이는 손, 살인자의 손입니다. 이미 4장 8절에서 가인은 아우 아벨을 들로 끌어내어 유인하고 살해합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아시고 가인에게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시죠. 가인은 손으로 동생을 죽였습니다. 첫째로 인류의 원조인 아담과 하와도, 둘째로 그의 아들 가인도 모두 손으로 죄를 지었다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손과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가 성경에 나오고 있지만, 손을 좋은 곳에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성경의 앞부분에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인의 자손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손과 관련하여 두발가인이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러나 두발가인의 할아버지인 라멕의 노래에서 이미 그의 자손들이 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 (창 4:23~24)

 

이렇게 처음 인류가 죄를 짓는 일에 손을 사용함으로, 결국 하나님께서 노아만을 남기고 모든 인류를 홍수로 모두 쓸어버리게 되시죠. 그리고 성경에 다시 ‘야드(손)’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창세기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것들은 너희의 손(יָד[yad, 야드])에 붙였음이니라 (창 9:1~2)

 

마치 이 내용은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후에 에덴동산에서 모든 것을 맡기시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 이후의 인류를 소멸하시고 노아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인류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노아의 손에 이 모든 것을 다시 위탁하고 계십니다. 이 구절에서 ‘야드(손)’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노아에게 만약 그가 손을 잘못 사용할 경우의 징벌적인 이야기를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생명이 있는 피를 흘리게 하는 자는, 내가 반드시 보복하겠다. 그것이 짐승이면, 어떤 짐승이든지, 그것에게도 보복하겠다. 사람이 같은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면, 그에게도 보복하겠다. (창 9:5, 새번역)

 

이 문장을 보면 한글 성경에는 ‘손’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원어인 히브리어 성경을 보면 이 문장에 단어 ‘야드’(손)가 세 번이나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인류인 노아와 그의 후손들에게 손을 바르게 사용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손을 여전히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지요.

이어지는 바벨탑의 이야기는 다시 인간의 손이 잘못 사용됨을 잘 알려 줍니다. 그들은 벽돌을 굽고 탑을 쌓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손으로 도시를 짓고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고자 하였습니다. 여전히 하나님을 대항하는 일에 그들의 손을 사용하였음을 성경을 통해서 다시 보게 됩니다. 이렇듯 성경에 나오는 최초 인류의 손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사람을 죽이는 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손에는 믿음과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흥미롭게도 이후에 나타난 한 사람, 아브라함의 경우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 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삼으셨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손과 관련되어 전개됩니다. 오늘 본문에도 ‘손’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과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었죠. 그런데 소돔과 고모라 왕과 주변 왕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전쟁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패하고, 왕들은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 땅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재물들을 다 빼앗기고 잡혀가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단까지 사람들을 데리고 쫓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롯과 재물들을 다시 찾아 돌아옵니다. 이렇게 전쟁에서 승리하고 내려오는 중에 아브라함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을 만납니다. 그의 이름은 멜기세덱이었습니다. 성경은 그를 살렘 왕이라고 부릅니다. 이 멜기세덱은 신비한 인물입니다. 히브리서는 멜기세덱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멜기세덱에 관하여는 우리가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듣는 것이 둔하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라 (히 5:11)

 

그럼에도 히브리서는 예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 되셨다는 사실을 말씀합니다(히 5:10). 어찌 되었든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영원한 제사장인 멜기세덱을 만나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며 얻었던 것에서 10분의 1을 그에게 드립니다. 그 제사장에게 드린 것이 최초의 십일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아브라함의 손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에게 자신의 것을 바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손이 하나님께 바치는 손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손은 이렇습니다. 소돔 왕이 도망을 갔을 때, 아브라함이 적을 무찔러 사람들과 롯을 구하고 재물도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자 소돔 왕이 아브라함을 마중 나가죠. 그리고 아브라함의 공을 인정하며 그에게 큰 보상을 내립니다. 사람들만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이 쟁취한 물품은 가져가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손을 들고 하나님께 맹세합니다.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 (창 14:22~23)

 

아브라함은 충분히 재물을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전쟁에 함께했던 젊은이들에게 분깃이 나누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왜 아브라함은 그가 충분히 가지고 갈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소돔 왕이 재산을 주어서 그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의 부의 근원은 하나님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재물을 단호히 거절하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성경에 나오는 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놀라운 한 손의 모습을 또 봅니다. 아브라함의 손은 자신이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지지 않는 손입니다. 얼마든지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재물을 가져간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재물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전쟁에 함께한 젊은이들에게 그 분깃을 나누어 줄 뿐입니다.

그저 그는 하나님만 높이기를 원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은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손이요, 다른 사람들의 작은 헌신도 귀하게 여기며 나누어 주는 손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손은 아름답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에는 정의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손에는 믿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손은 하나님을 대접하고 경외하는 손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과 관련한 또 다른 장면은 창세기 18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장막 문에 있다 보니 나그네 세 사람이 앞에 와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자 아브라함은 급히 달려가 나그네를 영접합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세 나그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르되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하건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시옵고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사 당신들의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에서 쉬소서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창 18:3~5)

 

그리고 아브라함은 급히 기름진 송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우유와 요리한 송아지를 세 나그네에게 대접합니다. 당시 고대 근동에서 나그네는 안전상 매우 취약한 존재였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두세 사람이 무방비로 다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얼마든지 강도를 당할 수도 있고 폭력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나그네들이 앞에 왔을 때, 아브라함은 마치 하나님을 맞이하듯이 그들을 대접합니다. 나그네를 대접하는 아브라함, 아브라함의 손은 대접하는 손입니다.

이러한 손이 마땅하고 당연할 것 같은데, 이미 살펴보았던 것처럼 창세기 앞에 나오는 모든 인류의 손은 그러한 손이 아니었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선악과를 따는 손이었고, 분을 참지 못해 아우를 죽이는 손이었고, 바벨탑을 지으며 하나님께 대항하던 손이었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의 손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에게 십일조를 바치는 손이고, 갖지 않아야 할 것을 움켜쥐지 않았던 손이고, 분깃을 나누어 주는 손이며, 나그네를 돌보는 선한 손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꼭 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죠.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이야기 속에도 역시 ‘손’을 의미하는 단어 ‘야드’가 등장합니다. 이곳에서는 세 번이나 사용됩니다.

 

아브라함이 이에 번제 나무를 가져다가 그의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יָד[yad, 야드])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창 22:6)

 

그리고 모리아 지역 어느 산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려고 칼을 잡고 손을 내밉니다.

 

손(יָד[yad, 야드])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창 22:10)

 

그러자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급하게 말리시지요.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יָד[yad, 야드])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창 22:12)

 

손과 관련한 성경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 이 장면에서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께 자신의 아들을 바치는 손, 바로 아브라함의 손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는 손, 동생을 죽이는 손, 바벨탑을 쌓는 손, 끊임없이 죄를 짓고 하나님과 멀어지는 손. 이 손의 이야기가 첫 인류의 손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 와서 완전히 다른 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과연 믿음의 조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나의 정체성을 말해 줍니다.>

 

어느 유물론자는 “인간은 그가 먹는 그것이다.”라고 정의한 바가 있습니다. 그 말을 손에 적용해 본다면 “인간은 그가 사용하는 손이다.”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정체성은 그가 사용하는 손과 맞닿아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용한 손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있는 두 손은 무엇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까?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내 손은 지금 무엇을 하는 손입니까? 우리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모습, 특별히 그의 손의 흔적을 되짚어 보면서 다시 우리의 마음을 정돈하고 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룩한 제사장, 영원한 제사장에게 취한 것의 10분의 1을 드리는 아브라함의 손, 자신이 마땅히 취할 수 있음에도 젊은이들과 함께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손, 나그네를 돌보며 그들을 정성껏 섬기는 손,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수 있게 된 것을 알고 하나님께 나아가 두 손을 붙잡은 기도하는 손, 그리고 자신의 아들까지도 아끼지 않고 하나님께 바치려던 그 경외의 손, 이 손이 믿음의 조상이 된 아브라함의 손입니다.

시간을 훌쩍 뒤로 가서 예수님의 손을 한번 다시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의 손은 어떤 손이었습니까? 예수님의 손은 병자들을 일으켜 세우시는 손이었습니다. 나병 환자, 율법으로는 만지면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만져 주셨던 손이 예수님의 손이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품에 안아 주시는 손,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셨던 손,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겨 주셨던 손, 빵과 포도주를 축복하며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던 손, 그리고 마침내 못 박히며 인류를 구원하신 손, 이 손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손은 무엇을 하는 손입니까? 드리는 손입니까? 나누는 손입니까? 깨끗한 손입니까? 아니면 더러운 손입니까? 시기와 질투로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손입니까? 아니면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어서 선악과를 따고 있는 손입니까? 하나님을 이겨 보려고 바벨탑을 쌓고 있는 손입니까? 우리의 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기도하는 손,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께 맹세하는 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은 바로 그러한 손이었습니다.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 있습니까? 나는 나의 손으로 지금 어떤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까? 내 손이 하고 있는 그 일이 바로 나의 정체성입니다. 믿음의 사람답게 가장 필요한 곳에 우리의 손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손, 믿음의 손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아브라함의 손” (창14:17~24)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286, 216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본문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마칩니다.

 

<생각하기>

1. 나의 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사용되고 있습니까?

 

<설교의 요약>

인간에게 손만큼 귀한 것은 없습니다. 손은 사랑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폭력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인류는 손을 사용하는 존재(호모 마누스)이며,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호모 파베르)로서 문명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성경에서 히브리어로 손을 뜻하는 ‘야드’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3장 22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손을 들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을까 하노라”고 우려하시는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인류의 손은 죄를 짓는 손으로 시작됩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는 일에 손을 사용했고, 가인은 아우 아벨을 죽이는 일에 손을 사용했습니다.

노아 이후 새로운 인류가 시작되었지만, 바벨탑 사건에서 보듯이 여전히 인간의 손은 하나님께 대항하는 일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서는 완전히 다른 손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첫째, 아브라함의 손은 하나님께 바치는 손이었습니다. 제사장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둘째, 가질 수 있음에도 가지지 않는 손이었습니다. 소돔 왕이 재물을 주겠다고 했지만 “손을 들어 맹세하며” 거절했습니다. 셋째, 나그네를 대접하는 손이었습니다. 나그네 세 사람을 정성껏 영접했습니다. 넷째, 하나님께 자신의 아들까지 바치는 손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이삭을 바치려다 하나님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에는 정의와 사랑, 믿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손도 병자를 고치고, 어린아이를 안아주시며, 마침내 우리를 위해 못 박히는 손이었습니다. 우리의 손은 어떤 손입니까? 죄를 짓는 손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의 손입니까? 우리도 아브라함과 예수님처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의 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누기>

1. 나의 손이 최근에 한 일들을 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봅시다.

2. 아브라함처럼 드리고, 나누고, 섬기고, 바치는 손이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할지 나누고 함께 기도합시다.

 

<마무리 기도>

사랑의 하나님, 우리에게 다른 짐승들과 달리 귀한 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주신, 이 귀한 도구인 손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욕심으로 행하는 손이 되지 않게 하시고, 교만함으로 행하는 손이 되지 않게 하시옵소서. 오직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부지런하고 사랑스런 우리의 손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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