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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말씀은 앞서 기록된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눅 12:29) 여러분이 익히 알고 계시는 본문 말씀은 더욱 잘 알려진 말씀의 마지막 단락에 해당합니다. 그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눅 12:25)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 12:27)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눅 12:28)
여러분, 잘 알고 계시는 말씀이지요? 많이 보시고 읽으시고 들으셨던 말씀입니다. 이 익숙한 말씀은 마태복음 6장의 말씀과 평행 구절입니다. 마태복음 5~7장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으로 유명한 본문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 기록된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의 상황과는 조금 다릅니다. 누가복음의 이야기는 산상수훈과 연결해서 나오지 않고 어떤 한 사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바로 12장 13절부터 시작되는 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가복음에 기록된 본문 말씀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합니다.
누가복음 12장 13절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을 때에 무리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나와서 부탁을 합니다. “선생님, 내 형제에게 명해서, 유산을 나와 나누라고 해 주십시오.”(눅 12:13, 새번역) 형제간에 분쟁이 있었나 봅니다. 형인지 동생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은 유업을 전부 차지했고, 다른 형제는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재산 싸움을 가지고 예수님께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너희는 조심하여, 온갖 탐욕을 멀리하여라. 재산이 차고 넘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거기에 달려 있지 않다.”(눅 12:15, 새번역) 예수님은 재산을 찾고자 찾아온 한 형제를 향해 ‘탐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며 ‘생명’이 더 귀중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흔히 알려져 있는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를 비유로 드셨습니다.
어떤 부자가 많은 소출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하고는 결정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곳간을 헐고서 새로 크게 짓고, 그곳에 곡식과 물건을 쌓아 두어야겠다.’ 그리고는 영혼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영혼아, 여러 해 동안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너는 마음 놓고 먹고 마시라. 그리고 즐겨라.’(눅 12:19) 하고 말이지요. 부자에게는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예수님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시며 이야기를 맺으십니다.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누가복음 12장 20~21절)
이어서 오늘 본문 말씀이 시작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언뜻 보면 이 말씀은 먹을 것이 없어서 걱정하는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신 말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나온 부자 이야기와 놓고 함께 살펴볼 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재산 분할로 염려하는 부자를 향해 도리어 ‘탐욕’을 지적하십니다.>
누가복음 12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놓고 살펴볼 때, 본문 말씀은 재산 싸움을 하는 사람을 향해 주님이 주신 교훈이었습니다. 본문이 시작되며 나오는 접속사 ‘그러므로’에 주목할 때, 주님을 찾아온 사람에게 들려주신 어리석은 부자 비유와 오늘 본문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접속사를 기준으로 앞의 비유 이야기와 뒤의 예수님의 말씀 사이에는 비슷한 이미지들이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부자가 말합니다. “내가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눅 12:18) 이후에 예수님은 까마귀를 언급하시며 그들은 골방도, 창고도 없지만 하나님이 기르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눅 12:24). 이처럼 어리석은 부자 비유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흥미로운 전개이지 않습니까? “근심하지 말라. 무엇을 먹을까 염려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은 유산 분배, 넘쳐나는 소출과 같은 잉여 재산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주셨다는 것입니다. 지난 설교를 통해 우리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가를 살펴보며, 자유를 얻기 위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돈의 노예가 된다면 진정한 부자이겠냐는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살펴본다면 걱정이 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돈이 많아지면 염려가 없어진다는 기대감 때문에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떤 분이 인터넷에 올리신 글을 보았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적힌 글이었는데 아주 사소한 일상을 이유로 들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사 먹을 때 가격표를 보면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를, 먹고 싶은 것을 걱정 없이 사 먹을 수 있기를, 아이가 서점에서 책 몇 권 사려고 들었을 때 한 권만 사지 그러니 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기를 …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글이었습니다. 다른 분의 글에는 혹시나 병이 들어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고 싶지 않아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예수님께 나아와 “내 형에게 명하여 아버지의 유산을 나와 나누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도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유산을 도로 찾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그 돈을 더 가질 수 있다면 걱정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염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아마도 이 형제는 형을 향해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공의를 지렛대 삼아 자신이 누리게 될 행복, 걱정 없는 삶을 꿈꾸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께서는 정의나 공평이라는 개념을 따라 재산을 분배하라는 판단을 유보하십니다. 도리어 탐욕에 대해 말씀하시며 잉여 재산에 관심을 가지시고, 부자 비유를 들기 시작하셨습니다. 비유는 한 부자가 소출을 많이 거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예상보다 많은 추수를 하게 되자 부자가 걱정합니다. ‘어떻게 보관하지?’ ‘어떻게 관리하지?’ 그래서 창고를 헐고 새로운 창고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성경은 그가 걱정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맥락에서 부자의 염려, 부자의 걱정거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면 걱정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도 걱정이 많습니다. 염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돈이 많아지면 많아지는 대로 그것을 지켜야 하는 새로운 걱정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라는 제목이 달려 있기는 하지만 소출이 생긴 부자가 보관을 걱정하는 건 당연합니다. 소출을 지켜 내야 한다는 염려가 생긴 것입니다.
<소유가 많을수록 염려하는 일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성도님들로부터 기도 요청을 받았을 때, 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의 기도 제목이 더 많았습니다. 큰일을 하고 계신 분들의 기도 제목이 훨씬 더 많고 범위도 굉장히 넓다는 것을 종종 느껴 왔습니다. 가진 것을 잘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서 더 많은 걱정과 기도 제목이 따른 것입니다. 사실 매우 가난하신 분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많이 없습니다. 먹고 사는 정도의 기도 제목뿐입니다. 그분들께는 건강을 걱정하는 일조차도 사치스러울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흥미롭게도 부자들이 염려를 더 많이 합니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염려와 걱정이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자녀가 없는 사람은 그만큼 걱정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자녀가 하나, 둘, 셋 늘어갈수록 걱정도 하나, 둘, 셋 늘어갑니다. 많이 가진다고 해서 결코 걱정을 덜어주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적당히 가지고 만족할 수 있을 때 염려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저는 빈민이 많이 살던 구로동 지역에서 자라났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목회를 하시며 평생을 보내셨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그리고 젊은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어려운 분들과 함께 살며 지내는 일이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습니다. 6.25 전쟁을 경험하셨기 때문인지 밥걱정을 뼈저리게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작은 공영 주택에 사시면서도 그 집 부엌에는 항상 두, 세 쌀가마니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은 특별히 잘 사시는 분도 아니셨는데 쌀만큼은 가마니 채 사서 두고 드셨던 것입니다.
종종 그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좋은 쌀이 오면 항상 아래에 두시고 헌 쌀, 나쁜 쌀로 밥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집의 밥맛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쌀벌레도 많아서 밥을 하실 때마다 쌀벌레를 잡느라 힘들어 하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동네에서는 드물게 쌀이 많았던 집이었기 때문에 혹여나 쌀을 도둑맞을까 문을 단단히 잠그시는 힘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한동안은 ‘왜 저렇게 사실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쌀은 많은데 밥맛은 없고, 쌀벌레와 함께 먹어야 하고, 쌀을 지키느라 고생하는 쌀 부자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염려하기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부자가 염려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누가복음 12장 20절 중)
부자의 염려,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성경은 알려 줍니다. 염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 속에서 주님이 오늘의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이 모든 것은 세상 백성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느니라 (누가복음 12장 29~30절)
이 말씀을 재산 싸움을 하는 형제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너희는 먹을 것을 더 가지려고, 마실 것을 더 챙기고 구하려 하며 그것 때문에 근심하지 말라. 이 모든 것은 세상 사람들이 구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더 가지려 하지 말라.” 그리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다만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누가복음 12장 31절)
어떻게 하면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일까요? 자상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둑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 (누가복음 12장 33~34절)
이 말씀을 어리석은 부자 비유에 적용해 보십시다. 어느 해 많은 소출이 생겨났습니다. 부자는 그것 때문에 걱정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소출을 보관할 수 있을까? 어디에 보관할까?’ 잘못 보관하면 썩을 것을 알았기에, 좀이 날 것을 알았기에 보관 방법을 생각하다가 더 큰 창고를 짓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는 그곳에 곡식을 보관하고 마음껏 누리자고 영혼에게 말합니다. 채운 곡식을 다 먹어보지도 못하고 죽을 운명이었지만 부자는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에 부자가 이렇게 결정했다면 어땠을까요? 그해 소출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곡식이 곧 썩을 수도 있고 보관하기도 적절하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꾸어 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들이 잘 살게 되면 마을이 행복하고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면 자신도 해를 입지 않게 되니 그렇게 하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창고에 곡식을 들인 후에 그의 마음이 창고에 가 있었듯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더라면 그 마음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 모습을 기쁘게 여기시며 하나님은 그의 마음이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부자의 마음에 임한 것입니다. 21절에 기록된 하나님에 대하여 부요한 자가 바로 그런 자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누가복음 12장 29절)
이 말씀, 아니 오늘 본문 말씀은 먹을 것이 없어서 궁핍해 있는 사람들보다 넘치는 소출을 앞에 둔 부자, 잉여 재산을 받기로 계획하는 사람을 두고 전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마음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원하십니다.>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요리사 바베트가 한 수도원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섬기며, 평생 동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가 자신을 희생하며 되뇌던 대사가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남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찾아온 청년을 향해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권면하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한 엄마의 경험담이 인터넷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 드리며 설교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늘 그랬듯
잘 시간이 되어 잠자리를 정리하고
6살 딸, 3살 아들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한 책을 읽고 다음 책으로 손이 넘어가려는 찰나,
6살 우리 공주가 묻는다.
“엄마, 우리 집은 부자야?”
“응?”
“우리 집은 부자냐고…”
딸에게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질문이라
순간 당황하여 되물으며
내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 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도 않아. 나윤이는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응, 나는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나윤이 뭐 갖고 싶은 게 생긴 모양이구나.. 뭘 갖고 싶은데?”
“그런 거 아닌데..”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못 살고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려고..
우리 집이 부자면 불쌍한 사람들 많이 도와줄 수 있지, 엄마?”
순간 뭔가로 머리를 한 대 쿵 맞은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6살 우리 딸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으니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데
엄마인 나는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갖고 싶은 게 있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고 판단해 버리다니…
6살 딸의 진심 어린 말에, 난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랬구나, 나윤아..
그런데 꼭 부자여야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야.
우리 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엄마랑 같이 실천하자.”
라고 말하며
꼭 안아 주었다.
어린아이의 눈에는
갖고 싶은 거 다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부자’다.
가짜 부자가 아닌
우리 나윤이가 생각하는
‘진짜’ 부자가 많아지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Do Not Worry
Luke12:29-34
“And do not set your heart on what you will eat or drink; do not worry about it.” (Luke 12: 29) Today’s scripture from Luke chapter 12 starts with these words. Some of you may be more familiar with the verses below which precede today’s text:
“Who of you by worrying can add a single hour to your life?” (Luke 12: 25)
“Consider how the wild flowers grow. The do not labor or spin. Yet I tell you, not even Solomon in all his splendor was dressed like one of these.” (Luke 12: 27)
“If that is how God clothes the grass of the field, which is here today, and tomorrow is thrown into the fire, how much more will he clothe you—you of little faith! ” (Luke 12: 28)
Familiar verses, aren’t they?Our text for today from Luke is also part of what is known as “the Beatitudes,” which are told in Matthew chapter 6 as well. In Luke, however, this text is linked to a certain event and a certain parable. Today, I wish to share with you God’s message through Luke’s perspective.
Today’s text is related to a certain event that Luke describes earlier which starts from 12:13. Let me give you a summary of the event.
When a crowd had gathered, someone in the crowd came to Jesus and said, “Teacher, tell my brother to divide the inheritance with me.” (Luke 12:13)It appears that the man’s brother had taken all of the inheritance, including his share. This is why he came to Jesus: to resolve a family feud over financial matters. But Jesus said to him, “Watch out! Be on your guard against all kind of greed; life does not consist in an abundance of possessions.”(Luke 12: 15)
Then Jesus told the parable of the rich fool. A rich man yielded an abundant harvest. He thought to himself, ‘What shall I do?’ Then he decided, “I will tear down my barns and build bigger ones, and there I will store my surplus grain. And I’ll say to myself, ‘You have plenty of grain laid up for many years. Take life easy; eat, drink and be merry.’”
It’s a story about an ordinary man who reaches a rather ordinary conclusion about what to do with his wealth.But what was Jesus’ final assessment of him?
“But God said to him, ‘You fool! This very night your life will be demanded from you. Then who will get what you have prepared for yourself? This is how it will be with whoever stores up things for themselves but is not rich toward God.’” (Luke 12: 20-21)
Right after these words, today’s text about not worrying about your life is introduced. Accordingly, contrary to our common misperception that Jesus’ message on “do not worry” is aimed at the poor, it is, in fact,targeted at the rich man fighting over his inheritance. Furthermore, the text must be understood in tandem with the parable of the rich fool.
This is also evident through the following verse which links the parable and the man fighting over his inheritance with today’s text on “do not worry”: “Therefore I tell you, do not worry about your life, what you will eat; or about your body, what you will wear.” (Luke 12: 22) The conjunction “therefore” indicates that the succeeding words are connected to the preceding parable about the rich fool. Furthermore, the connection becomes even clearer by our Lord’s usage of images occurring in the stories preceding Luke 12:29-34. In the preceding parable, the rich man said to himself, I will tear down my “barn” and build bigger ones. And in the succeeding passage, Jesus talks about ravens having no storerooms or a “barn.”
Therefore, it is evident that the parable of the rich man and the today’s passage on “do not worry” are connected. In other words, Jesus is telling the rich man fighting over his inheritance “not to worry.” And tomake his point Jesus is telling the parable of the foolish rich man who decided to build a bigger barn to store his surplus grain.
What an interesting unfolding of events! Jesus is, therefore, telling the man worrying over his inheritance not to worry. According to Jesus, his “inheritance” is like the “abundant harvest” or the “surplus grain” of the rich man in the story.
In this sense, today’s passage is for the wealthy. Last week, I talked about why we wish to be rich. If we want money for thefreedom it gives us, can we all ourselves “rich” if we lived as slaves to money?
Another reason for wanting to be rich is to be free from worry. We expect money to chase away all our cares.
I read an Internet post talking about all the little reasons why we want to be rich. We want to be able to eat whatever we want without worrying about the price on the menu. We want to be able to provide for our children, without having to say, “Honey, we can’t afford all those books. Just pick one.” Some people wanted to be rich because they didn’t want to worry about a staggering hospital bill in case they got sick.
Perhaps the man fighting over his inheritance felt exactly that. Perhaps he thought that a little extra money would ease life’s worries. Perhaps that sum would solve his cares. Perhaps Jesus will tell his brother to share the inheritance. The man may have been dreaming of a carefree, happy life based on Jesus’ fair decision.
However, Jesus deferred any judgementon what would be a fair and just division of the inheritance. Instead, through the parable of the foolish rich man, He focused on the surplus wealth that would come with the inheritance.
The story begins with a rich man who reaped an abundant harvest. He probably reaped much more than he had expected, with the harvest greatly exceeding that of any year. This made him worry. How will he keep and manage it all? So he came up with a plan to tear down his barn and build a new, bigger one. The Bible doesn’t explicitly say that he “worried,” but from the context of the story we may assume that he had worries and concerns.
We think that once we are rich, all our cares will disappear. But this is not true. The wealthy have their worries. There is no end to them. With more possessions, one must worry more about how to guard them. Although the Bible calls this man foolish, it is only logical that something must be done about a surplus harvest. He cannot just let it rot. He must store it somehow. The rich man’s worry is actually a logical concern.
So we can say that extra wealth brings extra worries.
In fact, as I listened to all the prayer topics of the people around me, I realized that the wealthy actually have more to pray about than the poor. The rich pray about their many concerns on how they might guard and keep what they have.
Not so the poor. Mostly, all they worry about is how to make ends meet. Health is not such a big issue, either. The well-off tend to be more concerned about their health. To the needy, worrying about health is a luxury. Interestingly, the rich have more worries. The more we have the more we worry. People who don’t have children have less concerns. But with children comes a host of problems and concerns.
In this sense, trying to get more to solve your worries is not a good solution. When we have little, we are satisfied with what little we have andworry less.
I grew up in Gurodong, a poor district in Seoul. I spent a lot of time with poor people there, most of whom lived in public housing or slums. I remember a man who had a strange habit of always storing up at least two or three bags of rice in his home. I think it was because he experienced the Korean War. At any rate, he was always anxious about not having enough to eat.
In those days, most people would buy just a few cups of rice a day to get by. But this man would always make sure that he had bagfuls of rice at home. Now that I think about it, it was probably a post-war trauma. At any rate, he had all those bagfuls of rice. Still, he was always worried. My friend lived there, so I ate there often. But I remember that the rice always tasted stale. They had to eat the old rice first, even when they had fresh rice. And there were the rice bugs to worry about, too. The door always had to be locked, too, in case someone stole the rice.
Having a lot wasn’t happy. Tasteless rice, more to worry about, and more work. This is the life of the wealthy man.
Then can the rich solve their problems by worrying about them? No. Jesus says, “You fool! This very night your life will be demanded from you. Then who will get what you have prepared for yourself?” (Luke 12: 20)The Bible tells us that God is working in a way unthought of by the rich man. Eventually, situations that cannot be solved by our worrying will pop up. In the same vein, the Lord gives us these words: “And do not set your heart on what you will eat or drink; do not worry about it. For the pagan world runs after all such things, and your Father knows that you need them.” (Luke 12: 29-30)
What happens if we apply these words to the rich man? Do not worry about getting more to eat or getting more to drink, for the people of this world run after all such things. God will give you all you need. Don’t fret about getting more.
The Lord then says, “But seek his kingdom, and these things will be given to you as well.” (Luke 12: 31)
Then what must we do to seek his kingdom? The Lord goes on to say, “Sell your possessions and give to the poor. Provide purses for yourselves that will not wear out, a treasure in heaven that will never fail, where no thief comes near and no moth destroys. For where your treasure is, there your heart will be also.” (Luke 12: 33-34)
Now let’s apply these words to the foolish rich man. One fall, he had an abundant harvest, which made him worry. How will he store it all? Where will he keep it? If he didn’t store it well, it would rot, or bugs will get to it. Hence, he built a new, big barn. He said to himself that he would enjoy his life to the fullest, unaware that death was around the corner. He had no idea that he would not be allowed to spend even a penny of that surplus wealth.
But what if he had decided differently? What if, after getting an abundant harvest, he decided to share the surplus grain with his neighbors who were in need, since it would rot? What if he thought that since he had nowhere to store it anyway, he would give it away or lend it tothe poor, as that would make everyone happy andeven reduce the crime rate in his neighborhood? What if?
Just as his heart was in the barn after deciding to store his wealth in it, his heart wouldhave been with the poor if he had given out his crops to them. God is saying that the latter is what pleases Him, that having such a heart is possessing the kingdom of God. Such an act, such a heart seeks His kingdom.
Although the rich man was destined to die, he would have become a wise man who stored up his treasure in the kingdom of God—a man “rich toward God.” (Luke 12:21)
“And do not set your heart on what you will eat or drink; do not worry about it.” (Luke 12: 29)
These words are aimed not only at the poor and needy, but at the rich man who reaped an abundant harvest, who was fighting with his brother over his inheritance, and who wasplanning to get his inheritance. No, in fact, these words are aimed the latter, not the former.
In the movie Babette’s Feast, Babette says this memorable line: “The only things which we may take with us from our life on earth are those which we have given away!” This is precisely why Jesus told the young man to “sell your possession to give to the poor.”
I would like to close by reading to you an Internet post written by a mother:
It was time for bed. As always, I read my6-year-old daughter and 3-year-old son a story.
As I was reaching for a second book, my little princess asked, “Mom, are we rich?”
Baffled, I replied, “Um?”
She asked again, “I said are we rich?”
It was the first time my daughter asked this question. It startled me. All kinds of thoughts crossed my mind. ‘Is there something she wants to buy?’ and so on. After a few seconds, I reached the conclusion that there was probably something she wanted to buy.
“Honey, we’re neither poor nor rich. Do you wish we were rich?”
“Yes. I wish we were.”
“Can I ask why? Is there something you want to get?”
“Well… it’s not that.”
“Then what? Why do you want our family to be rich?”
“I want to help other poor people. We can help them if we’re rich, can’t we?”
I felt hit on the head. My goodness… My little girl wished we were rich because she wanted to help other people, but here I was assumingthat she wanted to buy something.
Her beautiful pure heartmade me feel ashamed.
So this time, with a big hug, I said to her, “Sweetie, you are so beautiful. But you don’t have to be rich to help other people. We are not exactly rich, but we can always help others. We’ll do that. I promise.”
To these little angels a “rich man” is not someone who can buy all that he wants, but someone who can help lots of people. I hope we will see a day when there are more of the latter than the former.
(http://www.ezday.co.kr/bbs/view_board.html?q_id_info=370&q_sq_board=7045923)
누가복음 12: 29 ~ 34
29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30
이 모든 것은 세상 백성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느니라
31
다만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32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
33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둑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34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
<본문 말씀은 앞서 기록된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눅 12:29) 여러분이 익히 알고 계시는 본문 말씀은 더욱 잘 알려진 말씀의 마지막 단락에 해당합니다. 그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눅 12:25)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 12:27)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눅 12:28)
여러분, 잘 알고 계시는 말씀이지요? 많이 보시고 읽으시고 들으셨던 말씀입니다. 이 익숙한 말씀은 마태복음 6장의 말씀과 평행 구절입니다. 마태복음 5~7장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으로 유명한 본문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 기록된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의 상황과는 조금 다릅니다. 누가복음의 이야기는 산상수훈과 연결해서 나오지 않고 어떤 한 사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바로 12장 13절부터 시작되는 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가복음에 기록된 본문 말씀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합니다.
누가복음 12장 13절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을 때에 무리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나와서 부탁을 합니다. “선생님, 내 형제에게 명해서, 유산을 나와 나누라고 해 주십시오.”(눅 12:13, 새번역) 형제간에 분쟁이 있었나 봅니다. 형인지 동생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은 유업을 전부 차지했고, 다른 형제는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재산 싸움을 가지고 예수님께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너희는 조심하여, 온갖 탐욕을 멀리하여라. 재산이 차고 넘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거기에 달려 있지 않다.”(눅 12:15, 새번역) 예수님은 재산을 찾고자 찾아온 한 형제를 향해 ‘탐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며 ‘생명’이 더 귀중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흔히 알려져 있는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를 비유로 드셨습니다.
어떤 부자가 많은 소출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하고는 결정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곳간을 헐고서 새로 크게 짓고, 그곳에 곡식과 물건을 쌓아 두어야겠다.’ 그리고는 영혼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영혼아, 여러 해 동안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너는 마음 놓고 먹고 마시라. 그리고 즐겨라.’(눅 12:19) 하고 말이지요. 부자에게는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예수님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시며 이야기를 맺으십니다.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누가복음 12장 20~21절)
이어서 오늘 본문 말씀이 시작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언뜻 보면 이 말씀은 먹을 것이 없어서 걱정하는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신 말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나온 부자 이야기와 놓고 함께 살펴볼 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재산 분할로 염려하는 부자를 향해 도리어 ‘탐욕’을 지적하십니다.>
누가복음 12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놓고 살펴볼 때, 본문 말씀은 재산 싸움을 하는 사람을 향해 주님이 주신 교훈이었습니다. 본문이 시작되며 나오는 접속사 ‘그러므로’에 주목할 때, 주님을 찾아온 사람에게 들려주신 어리석은 부자 비유와 오늘 본문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접속사를 기준으로 앞의 비유 이야기와 뒤의 예수님의 말씀 사이에는 비슷한 이미지들이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부자가 말합니다. “내가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눅 12:18) 이후에 예수님은 까마귀를 언급하시며 그들은 골방도, 창고도 없지만 하나님이 기르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눅 12:24). 이처럼 어리석은 부자 비유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흥미로운 전개이지 않습니까? “근심하지 말라. 무엇을 먹을까 염려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은 유산 분배, 넘쳐나는 소출과 같은 잉여 재산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주셨다는 것입니다. 지난 설교를 통해 우리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가를 살펴보며, 자유를 얻기 위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돈의 노예가 된다면 진정한 부자이겠냐는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살펴본다면 걱정이 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돈이 많아지면 염려가 없어진다는 기대감 때문에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떤 분이 인터넷에 올리신 글을 보았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적힌 글이었는데 아주 사소한 일상을 이유로 들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사 먹을 때 가격표를 보면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를, 먹고 싶은 것을 걱정 없이 사 먹을 수 있기를, 아이가 서점에서 책 몇 권 사려고 들었을 때 한 권만 사지 그러니 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기를 …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글이었습니다. 다른 분의 글에는 혹시나 병이 들어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고 싶지 않아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예수님께 나아와 “내 형에게 명하여 아버지의 유산을 나와 나누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도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유산을 도로 찾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그 돈을 더 가질 수 있다면 걱정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염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아마도 이 형제는 형을 향해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공의를 지렛대 삼아 자신이 누리게 될 행복, 걱정 없는 삶을 꿈꾸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께서는 정의나 공평이라는 개념을 따라 재산을 분배하라는 판단을 유보하십니다. 도리어 탐욕에 대해 말씀하시며 잉여 재산에 관심을 가지시고, 부자 비유를 들기 시작하셨습니다. 비유는 한 부자가 소출을 많이 거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예상보다 많은 추수를 하게 되자 부자가 걱정합니다. ‘어떻게 보관하지?’ ‘어떻게 관리하지?’ 그래서 창고를 헐고 새로운 창고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성경은 그가 걱정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맥락에서 부자의 염려, 부자의 걱정거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면 걱정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도 걱정이 많습니다. 염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돈이 많아지면 많아지는 대로 그것을 지켜야 하는 새로운 걱정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라는 제목이 달려 있기는 하지만 소출이 생긴 부자가 보관을 걱정하는 건 당연합니다. 소출을 지켜 내야 한다는 염려가 생긴 것입니다.
<소유가 많을수록 염려하는 일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성도님들로부터 기도 요청을 받았을 때, 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의 기도 제목이 더 많았습니다. 큰일을 하고 계신 분들의 기도 제목이 훨씬 더 많고 범위도 굉장히 넓다는 것을 종종 느껴 왔습니다. 가진 것을 잘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서 더 많은 걱정과 기도 제목이 따른 것입니다. 사실 매우 가난하신 분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많이 없습니다. 먹고 사는 정도의 기도 제목뿐입니다. 그분들께는 건강을 걱정하는 일조차도 사치스러울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흥미롭게도 부자들이 염려를 더 많이 합니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염려와 걱정이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자녀가 없는 사람은 그만큼 걱정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자녀가 하나, 둘, 셋 늘어갈수록 걱정도 하나, 둘, 셋 늘어갑니다. 많이 가진다고 해서 결코 걱정을 덜어주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적당히 가지고 만족할 수 있을 때 염려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저는 빈민이 많이 살던 구로동 지역에서 자라났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목회를 하시며 평생을 보내셨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그리고 젊은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어려운 분들과 함께 살며 지내는 일이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습니다. 6.25 전쟁을 경험하셨기 때문인지 밥걱정을 뼈저리게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작은 공영 주택에 사시면서도 그 집 부엌에는 항상 두, 세 쌀가마니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은 특별히 잘 사시는 분도 아니셨는데 쌀만큼은 가마니 채 사서 두고 드셨던 것입니다.
종종 그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좋은 쌀이 오면 항상 아래에 두시고 헌 쌀, 나쁜 쌀로 밥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집의 밥맛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쌀벌레도 많아서 밥을 하실 때마다 쌀벌레를 잡느라 힘들어 하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동네에서는 드물게 쌀이 많았던 집이었기 때문에 혹여나 쌀을 도둑맞을까 문을 단단히 잠그시는 힘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한동안은 ‘왜 저렇게 사실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쌀은 많은데 밥맛은 없고, 쌀벌레와 함께 먹어야 하고, 쌀을 지키느라 고생하는 쌀 부자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염려하기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부자가 염려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누가복음 12장 20절 중)
부자의 염려,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성경은 알려 줍니다. 염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 속에서 주님이 오늘의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이 모든 것은 세상 백성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느니라 (누가복음 12장 29~30절)
이 말씀을 재산 싸움을 하는 형제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너희는 먹을 것을 더 가지려고, 마실 것을 더 챙기고 구하려 하며 그것 때문에 근심하지 말라. 이 모든 것은 세상 사람들이 구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더 가지려 하지 말라.” 그리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다만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누가복음 12장 31절)
어떻게 하면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일까요? 자상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둑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 (누가복음 12장 33~34절)
이 말씀을 어리석은 부자 비유에 적용해 보십시다. 어느 해 많은 소출이 생겨났습니다. 부자는 그것 때문에 걱정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소출을 보관할 수 있을까? 어디에 보관할까?’ 잘못 보관하면 썩을 것을 알았기에, 좀이 날 것을 알았기에 보관 방법을 생각하다가 더 큰 창고를 짓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는 그곳에 곡식을 보관하고 마음껏 누리자고 영혼에게 말합니다. 채운 곡식을 다 먹어보지도 못하고 죽을 운명이었지만 부자는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에 부자가 이렇게 결정했다면 어땠을까요? 그해 소출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곡식이 곧 썩을 수도 있고 보관하기도 적절하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꾸어 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들이 잘 살게 되면 마을이 행복하고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면 자신도 해를 입지 않게 되니 그렇게 하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창고에 곡식을 들인 후에 그의 마음이 창고에 가 있었듯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더라면 그 마음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 모습을 기쁘게 여기시며 하나님은 그의 마음이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부자의 마음에 임한 것입니다. 21절에 기록된 하나님에 대하여 부요한 자가 바로 그런 자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여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누가복음 12장 29절)
이 말씀, 아니 오늘 본문 말씀은 먹을 것이 없어서 궁핍해 있는 사람들보다 넘치는 소출을 앞에 둔 부자, 잉여 재산을 받기로 계획하는 사람을 두고 전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마음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원하십니다.>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요리사 바베트가 한 수도원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섬기며, 평생 동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가 자신을 희생하며 되뇌던 대사가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남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찾아온 청년을 향해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권면하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한 엄마의 경험담이 인터넷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 드리며 설교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늘 그랬듯
잘 시간이 되어 잠자리를 정리하고
6살 딸, 3살 아들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한 책을 읽고 다음 책으로 손이 넘어가려는 찰나,
6살 우리 공주가 묻는다.
“엄마, 우리 집은 부자야?”
“응?”
“우리 집은 부자냐고…”
딸에게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질문이라
순간 당황하여 되물으며
내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 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도 않아. 나윤이는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응, 나는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나윤이 뭐 갖고 싶은 게 생긴 모양이구나.. 뭘 갖고 싶은데?”
“그런 거 아닌데..”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우리 집이 부자면 좋겠어?”
“못 살고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려고..
우리 집이 부자면 불쌍한 사람들 많이 도와줄 수 있지, 엄마?”
순간 뭔가로 머리를 한 대 쿵 맞은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6살 우리 딸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으니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데
엄마인 나는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갖고 싶은 게 있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고 판단해 버리다니…
6살 딸의 진심 어린 말에, 난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랬구나, 나윤아..
그런데 꼭 부자여야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야.
우리 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엄마랑 같이 실천하자.”
라고 말하며
꼭 안아 주었다.
어린아이의 눈에는
갖고 싶은 거 다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부자’다.
가짜 부자가 아닌
우리 나윤이가 생각하는
‘진짜’ 부자가 많아지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2021년 6월 13일 주일 구역(가정)예배자료 “염려하지 말지니라” (눅 12:29-34)
⑴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⑵ 찬송가 446장, 370장을 부릅니다.
⑶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⑷ 눅 12:29-34절을 읽고 나눕니다.
⑸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⑹ 마무리 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으로 접속, 6월 13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오늘 누가복음 본문은 같은 내용(‘염려하지 말지니라’)을 담고 있는 마태복음과 다른 전개를 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산상수훈으로 잘 알려진 반면, 누가복음은 넘쳐나는 소출과 같은 잉여재산의 문제로 고민하는 어리석은 부자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부자가 되면 ‘염려가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설교의 요약
예수님은 한 부자가 소출을 많이 거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아마도 예상보다 많은 추수를 하게 된 모양입니다. 그렇게 되자, 부자는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보관하지?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지?’ 그래서 부자는 지금의 창고를 허물고 다시 큰 창고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부자가 되면 걱정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말씀하시며,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접근으로 우리의 생각을 일깨우십니다.
그럼 어떻게 이 염려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눅 12:31).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입니까? 우리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눅 12:33). 이 말씀을 어리석은 부자에게 적용해봅시다. 어느 해 많은 소출이 생겼습니다. 부자는 그것 때문에 염려가 가득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소출을 보관할 것인가?’ 그래서 더 큰 창고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그가 곳간에 채운 곡식을 다 먹어보지 못하고 죽을 운명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그 부자는 모릅니다.
만약에 이 부자가 이 곡식은 곧 썩을 수도 있고, 또 보관하기도 적절하지 않으니,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거나 꾸어주자고 생각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기쁘게 여기시고 그 마음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주셨을 것입니다.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이라는 영화 중에 대사처럼, “내가 이 세상에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남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뿐입니다,” 우리는 곧 죽을 운명이지만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으로 가득 찬 진정한 부자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에서 발췌한 한 엄마의 경험담처럼, 우리는 무엇을 더 갖고 싶고,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서 부자가 되고 싶지만, 6살 딸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이 말은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부자인 것입니다. 그렇게 나의 부를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흘려보낼 때에 하늘에 있는 우리의 배낭은 가득찰 것입니다.
나누기
1. 내가 주로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2. 이번 주, 나의 주변에 꼭 돌봐야할 지체는 누구입니까? 어떻게 나의 가진 것(부, 시간, 건강, 마음 등)을 나눔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길 원하십니까?
마무리 기도
사랑의 하나님, 나를 위하여 구하지 않고, 나의 욕심과 탐심을 위하여 주님께 기도하지 않게 하시옵소서. 도리어 우리의 가진 것으로 주님의 나라를 구하게 하시옵소서. 하늘에 배낭을 달아매고, 그곳에 마음을 두며, 가난한 이웃을 섬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