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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마음으로

창세기 24:52~56

김경진 목사

2024.05.26

 

<창세기에 긴 중복된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창세기 24장입니다. 이 장은 창세기 중에서는 가장 많은 절을 가지고 있는 장입니다. 이것이 특별한 자랑거리가 될 것은 아니겠습니다. 당연히 여러분께서는 그것을 아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출애굽기 중에서 가장 많은 절이 있는 장을 아실 필요도 없고요, 또 레위기 중에서 가장 긴 절로 끝나는 장을 기억하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창세기 본문은 조금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매우 쓸데없어 보이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중첩되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24장은 총 67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절 중에서 상당히 많은 절이 중복되는 내용입니다.

우선 개요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절부터 9절까지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늙은 종을 불러서 하나의 부탁을 한 내용입니다. 종에게 아들 이삭을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서 배필감을 찾아오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10절부터 14절까지 내용은 그 종이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가서 이삭의 배필을 찾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5절부터 27절까지는 놀랍게도 그가 기도한 대로 순적하게 리브가를 만나게 된 이야기입니다. 28절부터 33절은 리브가의 가족인 라반의 집으로 들어가서 종이 가족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내용입니다. 34절부터 49절은 그 종이 라반의 가족들에게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앞의 부분과 대부분 중첩되어 있습니다. 중복된 것이지요. 이야기를 따라 읽어 내려가는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반복해서 길게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50절부터 67절에는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와서 이삭과 만나게 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1절부터 67절까지 이어지는 창세기 24장은 하나의 큰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기승전결,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지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창세기 24장 안에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이 라반과 가족들에게 말하는 긴 내용이 중복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얼마든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종이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을 다 라반과 그의 가족에게 고하니….”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말씀이지요. 이 말씀이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이렇게 조금 더 길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종이 어떻게 아브라함의 명을 받아 그곳에 오게 되었는지와 그가 와서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했는지, 그리고 그 기도대로 어떻게 응답 되었는지에 대하여 그의 가족에게 다 고하니….”

 

이렇게 충분히 압축될 수 있는 내용인데, 불필요해 보이는 이 내용을 15절 이상 할애하면서 이야기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단지 문학적인 기법일까요? 이것을 읽는 독자라면 사실은 이 부분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마 성경을 통독하시는 분들은 창세기에서 제일 처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 중복되는 것 아니야? 왜 계속 반복되지?’라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 창세기 24장입니다. ‘이것이 그냥 실수였을까?’라는 질문을 첫 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이해할 수 없는 본문 구성에 신앙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이 장에 숨어 있습니다. 종이 하나님께 드린 기도의 내용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고향 땅에 와서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으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창 24:12~14)

 

그가 기도한 내용은 이러합니다. ‘하나님, 제가 우물가에 있다가 한 처녀가 오면 물을 좀 달라고 부탁하겠습니다. 그 처녀가 나뿐만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주면, 그 처녀가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임을 알고 그렇게 믿고 받겠습니다.’라는 기도입니다. 물론 그의 기도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려는 나름의 지혜로운 내용이 들어 있기는 합니다. 나귀의 목마름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감성을 가진 여성을 찾으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 지혜로운 기도의 내용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그렇게 기도해서 가능할까요? 조금 일방적인 기도가 아닐지 생각이 드는 기도 내용이기도 합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이렇게 풀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청년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제가 오늘은 나의 배필이 될 사람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오늘 제가 카페에 앉아 있겠습니다. 카페에 들어오는 여성 중에 제가 이렇게 말을 건네겠습니다. ‘저에게 커피 한 잔 사 주시겠습니까?’ 그러면 그 여성이 저에게 커피뿐만 아니라 빵까지 사 주면 나의 배필감이 될 줄로 믿습니다. 그런 줄 알고 받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라는 말씀이지요.

사실 이 기도는 좀 이상한 기도 아닙니까? 너무 맹목적으로 보이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커피와 빵을 사 주는 여인이 유부녀이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또, 낙타에게 물을 주는 여인이 할머니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여러 가지 고려해 볼 것이 많은데, 그냥 무작정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참 무식한 기도인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종은 그렇게 참 무식해 보이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들고나왔고, 기도한 대로 다 이루어졌다고 성경은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는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 속에는 이렇듯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왜 주옥같은 성경 말씀 가운데 이런 중복이 있을까요? 그리고 왜 종은 그토록 무식한 기도를 하였고, 왜 하나님께서는 이 무식한 기도에 그렇게 급하게 응답해 주셨을까요? 사실 오늘 본문이 이렇게 중복을 포함하여 길게 구성된 데에는 놀라운 신앙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또한 종의 무식한 기도가 급하게 응답된 데에도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오늘 그 비밀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본문의 주요 인물인 종은 아브라함이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 속에 나오는 늙은 종은 누구일까?’라는 질문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종을 성경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창 24:2)

 

“허벅지 밑에 손을 넣으라”라는 이 말은 맹세할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로 하던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약속은 정말 비밀스럽고 꼭 지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과 더불어 늙은 종에 대한 평가가 나옵니다. “소유를 맡은 늙은 종”이라는 표현입니다. 그는 이미 늙었습니다. 그만큼 아브라함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한 종을 부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종은 누구일까요? 성경에 정확한 이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추측해 볼 수밖에 없겠지요. 아브라함도 늙었고 종도 늙었으니, 오랫동안 아브라함과 함께했던 종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기 위해 모리아산으로 올라갈 때 함께 길을 떠났던 종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보다 훨씬 전에 성경에 나왔던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창세기 15장에 아브라함이 자기의 자식이 없을 때입니다. 이스마엘도 이삭도 태어나지 않았을 때, 그가 자식 없음을 한탄하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창 15:2)

 

자식이 없을 때 아브라함은 ‘엘리에셀’이라는 종을 자신의 상속자로 세울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신뢰하는 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마도 오늘 본문 24장에 나오는 늙은 종은 엘리에셀이 아닐까 추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아브라함은 이 늙은 종을 신뢰하고 있고,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브라함은 그의 늙은 종에게 다음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약속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첫 번째로 “나의 고향으로 가서 내 족속 중에서 나의 아들 이삭의 아내감을 데려와라.”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혹시 여인들 중에서 누구도 이삭에게로 오려고 하지 않거든 이 모든 약속은 더 이상 너와 상관이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삭을 그곳으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라는 조건을 붙입니다. 그러고 나서 아브라함은 종에게 신부 집에 줄 많은 예물을 함께 실어서 보내죠.

 

이에 종이 … 곧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을 가지고 떠나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이르러 (창 24:10)

 

종이 아브라함과 한 계약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가서 이삭의 아내를 찾아오라. 그런데 오려는 사람이 없다면 이 맹세는 무효가 된다. 이 부탁은 의미가 없다. 그러니 너는 자유로워진다.”라는 의미입니다.

 

<종은 자신의 처우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늙은 종과 맹세를 하고 있는 아브라함은 어떤 상태였을까요? “그는 나이가 많아 늙었다”라고 본문 1절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늙었다는 말이겠습니까? 창세기 24장에서 아브라함이 종을 떠나보내죠. 그런데 이후 늙은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돌아왔을 때, 아브라함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종이 아브라함을 만나는 장면도 나타나지 않고요. 아브라함이 며느리 리브가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도리어 종은 리브가를 데려다 이삭에게 연결해 줍니다. 아브라함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음 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창세기 25장에 아브라함의 이름이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의 후처들의 명단 뒤에 “아브라함이 그들과 함께 살았다.”라는 이야기와 그가 향년 175세에 열조에게 돌아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의 장례가 소개됩니다. 즉, 아브라함이 종을 떠나보낸 이후에 그가 무엇인가를 한 기록이 창세기 24장과 25장 사이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추측하건대, 아브라함은 종을 떠나보낸 후에 리브가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긴 합니다. 여러 가지 성경적 정황들을 가지고 아직 살아 있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없지 않습니다마는, 적어도 창세기 24장과 25장의 흐름만 가지고 본다면 아브라함은 종을 떠나보낸 다음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오늘의 본문을 생각해 봅시다. 특별히 종의 입장을 생각해 봅시다. 종은 아브라함과 맹세하였습니다. “이삭을 위해서 아내가 될 사람을 데려오라, 만약에 그가 오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약속은 무효가 되고 너는 자유로워진다. 너와 상관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브라함의 많은 좋은 것들을 가지고 여행을 떠납니다.

종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요? “내가 이미 많은 재물도 가지고 있고,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아서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 약속은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고까지 되어 있다. 그러면 재물을 가지고 어디론가 가서 내 마음껏 족속을 이루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유혹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마엘과 이삭이 태어나기 전, 나의 주인 아브라함은 나를 상속자로 세울 만큼 나를 사랑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정도의 재물 정도는 충분히 내가 가져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이 주인만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런데 종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일을 서둘러서 마무리하려고 하지요. 주인의 조급한 마음과 급박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성경에 그가 얼마나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지, 얼마나 주인에게 속히 돌아가려고 하는지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이 라반의 집에서 환대받는 장면을 성경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라반이 이르되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여 들어오소서 어찌 밖에 서 있나이까 내가 방과 낙타의 처소를 준비하였나이다 그 사람이 그 집으로 들어가매 라반이 낙타의 짐을 부리고 짚과 사료를 낙타에게 주고 그 사람의 발과 그의 동행자들의 발 씻을 물을 주고 그 앞에 음식을 베푸니 (창 24:31~33a)

 

라반이 잔치를 베풀었다는 내용이지요. 종이 오랜 시간 걷고 긴 여행을 했을 것입니다. 물이 급할 만했을 것입니다. 음식도 역시 그랬겠지요. 배도 많이 고팠을 것입니다. 충분히 허겁지겁 음식을 먹을 만도 한데 그는 이렇게 반응합니다.

 

그 사람이 이르되 내가 내 일을 진술하기 전에는 먹지 아니하겠나이다 라반이 이르되 말하소서 (창 24:33b)

 

음식을 앞에 두고 꽤 허기가 졌을 것인데, 그가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말을 하고는 이어서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정황이 다음에도 나옵니다. 오늘 본문 내용이지요. 마지막 부분에서도 또 시간을 아끼려는 종의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이제 리브가가 종을 따라가겠다고 결단하고서 하룻밤을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창 24:54~56)

 

이제 모든 것들이 잘 완성되었습니다. 리브가를 찾았습니다. 이삭의 아내 될 사람도 분명히 찾았고 그의 동의도 얻었습니다. 그가 따라나서겠다고 약속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지내자마자 종이 바로 떠나겠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웠겠죠. 사랑하는 딸을 갑자기 하루아침에 내보내야 하니,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족들이 열흘 아니면 며칠이라도 머물다가 가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종은 막무가내입니다. 바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그의 의지대로 일찍 떠나 이삭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주인의 마음을 알고 간절히 임하는 종에게 하나님께서 속히 응답해 주십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서두르게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그가 주인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급하게 며느리를 기다리고 있는 그 마음을 종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던 것입니다. 주인이 혹시라도 리브가를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급히 서두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종의 마음을 아셨기에, 하나님께서는 그 종이 조금은 무식해 보이는 기도를 하였음에도 그 기도가 속히 이루어지도록 해 주셨습니다. 종이 하나님께 우물가에서 기도한 후에 응답이 얼마나 속히 이루어졌는지 성경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창 24:15)

 

마치 ‘지금 준비된 이가 왔으니 빨리 데려가라.’라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하나님의 응답이 이토록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급한 종의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는 순적하게 리브가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긴 이야기의 중복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성경은 종이 라반과 가족에게 한 이야기를 한마디도 줄이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긴 내용을 풀어 성경에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지금 종의 마음은 급한 마음입니다. 빨리 돌아가서 주인에게 며느리를 보여 주고 주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요. 그런 그가 충성되게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축약하고 싶고, 빨리 일을 수행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혹시라도 리브가가 아니라고 한다면 빨리 또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겠지요. 그러니 급한 마음이었겠죠.

그러나 마음은 서두르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해야만 했습니다. 그가 어떤 기도를 했고, 어떻게 하나님께서 응답했는지 설명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를 원했습니다. 독자는 그의 말과 증언 속에서 그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성실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그대로 수행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그 기도대로 응답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매우 성실한 종이 충성스럽게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것을 중복되고 있는 긴 성경의 절이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정말 충직한 종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주인의 상속자가 될 수도 있었을 늙은 종은 끝까지 충성하면서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립니다. 아브라함이 그 모습을 알았을까요? 아브라함은 아마도 그가 그럴 것이라고 믿기는 했겠지만, 그것을 분명하게 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해 주고 계십니다.

‘주인의 마음’이 오늘 설교의 제목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주인의 마음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까? 그 마음에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왜 우리의 기도는 잘 응답되지 않는 것일까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오늘 늙은 종의 이야기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며 내가 해야 할 바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With the Master’s Heart

 

Genesis 24:52-56

 

Today’s Scripture is taken from Genesis 24, the chapter with the longest verse in Genesis.

 

Of course, this cannot be a point of pride or an attribute. There is no need for you know the chapter in Genesis with the longest verse or the chapter in Leviticus that ends with the longest one.

 

But today’s text from Genesis is rather unique. It contains contents that, to us, seem highly unnecessary. Genesis 24 is composed of 67 verses. However,many of them are immensely repetitive.

 

First, verses 1-9 describe how Abraham calls his servant, asking him to find a wife for Isaac, his son.Then verses 10-14 record the servant’s journey to Abraham’s homeland and his prayer to God seeking help in finding a wife. In verses 15-27 we see how the servant meets Rebekah in an amazingly successful way, just as he had prayed.

 

Verses 28-33 describe the servant entering the house of Laban, Rebekah’s brother, and being greeted warmly by them. Verses 34-49 tell how the servant recounts to Laban’s family why and how he has come here. But here a great portion of his narrative overlaps with what the Bible has already written. Finally, verses 50-67 describe how he brings Rebekah back to meet Isaac.

 

The story is an independent one with all the four steps in composition, introduction, development, turn, and conclusion.

 

But, as I mentioned, the servant’s long, repetitive narrative in chapter 24 is intriguing. The Bible could easily have summarized his storyin one sentence:“The servant told Laban and his family all that had happened to him…”Or, opting for a more detailed version, it could have gone like this:“The servant told Laban’s family how he came to this land upon the request of Abraham, how he had prayed to God when he got here, and how God answered his prayers…”

 

Readers of the Bible would have sufficiently understood even if it had been written as the above. Moreover the chapter would have been much shorter without the 15 or so unnecessary verses.

 

Yet the chapter repeats the story of how the servant got there by allocatingmanyverses to his repetitive narrative. Why? Is it a literary technique? A mistake?

 

Another amazing fact is also hidden in this chapter:the prayer of the servant. This is how he prays to God when he arrives in Abraham’s hometown:

 

“Then he prayed, ‘Lord, God of my master Abraham, make me successful today, and show kindness to my master Abraham. See, I am standing beside this spring, and the daughters of the townspeople are coming out to draw water.May it be that when I say to a young woman, Please let down your jar that I may have a drink,and she says, Drink, and I’ll water your camels too—let her be the one you have chosen for your servant Isaac. By this I will know that you have shown kindness to my master.’”(Genesis 24:12-14)

 

This was his prayer. Lord, if I stand by the well and ask a young woman for some water, and if she gives water not just to me but also to my camels, then I will know that she is the one whom you have chosen to be Isaac’s wife.

 

Of course, his prayer does include a test of character. It contains a wise condition allowing him to discern whether a woman is sufficiently compassionate so as to consider even the thirst of his camels.

 

Still, it seems rather rashand unilateral to praythat he will consider such a woman to be God’s chosen wife for Isaac.

 

In our contemporary language, his prayer may have been something like this: ‘Lord, I wish to meet the woman whom I am to marry today. When I enter a café and ask a young woman to buy be a cup of coffee, and if that woman gets me a muffin as well as a coffee, then I will consider her to be the one you have chosen for me.’

 

Wasn’t the servant’s prayer something like this?

 

But what if the woman who bought you a coffeeand a muffin was married? What if the woman who gave the servant and his camels water was an old grandma?

 

The servant’s prayer was a reckless one. Nonehteless, even before his prayer had ended, Rebekah came out to the well and his prayer was answered.

 

How amazing God’s grace is! The story’s development makes us confess that it was pure grace. As such, today’s text contains parts that are hard to understand. Why does it include a long, repetitive narrative? Why did the servant pray such a senseless prayer, and why was it answered so easily?

 

In fact, there is an amazing secret of faith hidden in this passage written in a long and repetitive manner. Furthermore, there is an amazing secret hidden in the servant’s seemingly reckless prayer. Let’s delve into them.

 

First, who is the old servant in the passage? The Bible describes him as such:

 

“He said to the senior servant in his household, the one in charge of all that he had, ‘Put your hand under my thigh.’”(Genesis 24:2)

 

The servant was old. This means that he had spent a long time with Abraham.Abraham appears to have called his most trusted, longtime servant. So who was he?

 

Since the Bible does not give a name, we can only guess. Could it be the servant who went with Abraham to Mt. Moriah when he offered his son? Perhaps. But it also could be a figure who appears in the Bible much earlier than that.

 

In Genesis 15, before Abraham gets Ishmael, he prays to God about his sad childless state. This was his supplication:

 

“But Abraham said, ‘Sovereign Lord, what can you give me sinceI remain childless and the one who will inherit my estate is Eliezer of Damascus?’”(Genesis 15:2)

 

When Abraham was childless, he considered his servant Eliezer his heir. This was the extent to which he trusted Eliezer. So it is quite possible that the old servant in Genesis 24 was none other than Eliezer.

 

In asking Eliezer to get a wife for Isaac, Abraham set forth several conditions. First, go to my hometown and get a wife from among my people there. Second, if, by any chance, the woman refuses to follow you back, you will be set free from your promise with me. But, even so, do not take Isaac there to get a wife.

 

Then Abraham sends him off with camels loaded with all kinds of gifts for the bride’s family:

 

“Then the servant left, taking with him ten of his master’s camels loaded with all kinds of good things from his master. He set out for Aram Naharaim and made his way to the town of Nahor.”(Genesis 24:10)

 

The vow, or contract, between Abraham and the servant may be summarized as follows: Go to the hometown of Abraham; find a wife for Isaac there; and bring her back. If the woman refuses to comeback with you, this vow will be made void and empty.

 

Then how was Abraham’s condition after he made this vow with his servant? Verse 1 says thatAbraham was very old.

 

How old was he? In chapter 24 Abraham sends off his servant. But after the servant returns, there is no mention of Abraham. Neither is there a scene in which the two reunite. The servant takes Rebekah to Issac instead.

 

Then what happens in Genesis 25? Abraham is mentioned; but all that is mentioned are the list of his other wives and his death at the age of 175. There is no mention of what Abraham did or how he lived. He may have not lived to see his servant return with Rebekah, considering the flow of Genesis 24-25.

 

Now let’s think about the servant’s position with such premises in mind. He has made a promise with Abraham to bring back a wife for Isaac. But if she doesn’t want to return, he will be set free from the vow completely.

 

It occurred to me, ‘What if he hadn’t come back from his journey? He left with all kinds of good things from Abraham, right? Wouldn’t he have formed a pretty large family for himself and become a patriarch himself?’

 

The servant could well have sought independence from his master. But he didn’t.

 

Instead he hurries on with his task. He works with the heart of his master. The Bible reveals many details on how he tried to save time and how badly he wanted to return to his master as quickly as possible.

 

The servant is greeted most warmly in Laban’s home. This is how the Bible describes the scene:

 

“‘Come, you who are blessed by the Lord,’ he said. ‘Why are you standing out here? I have prepared the house and a place for the camels.’So the man went to the house, and the camels were unloaded. Straw and fodder were brought for the camels, and water for him and his men to wash their feet. Then food was set before him […]”(Genesis 24:31-33a)

 

But at this moment, the servant responds as follows:

 

“but he said, ‘I will not eat until I have told you what I have to say.’‘Then tell us,’ Laban said.” (Genesis 24:33b)

 

Then he recounts his long and seemingly repetitive narrative.

 

At the end of it, there is also a part that reflects his urgency and haste. After Rebekah decides to follow him to be married to Isaac, she spends a night in her home. When morning comes, this is what happens as told by the Bible:

 

“Then he and the men who were with him ate and drank and spent the night there. When they got up the next morning, he said,‘Send me on my way to my master.’ But her brother and her mother replied, ‘Let the young woman remain with us ten days or so; then you may go.’ But he said to them, ‘Do not detain me, now that the Lord has granted success to my journey. Send me on my way so I may go to my master.’”(Genesis 24:54-56)

 

After spending the night at Laban’s home, the servant tells the family he must return to his master immediately. He has completed his mission and has delivered the gifts, making it quite fine to take a rest and enjoy some warm hospitality. Yet he is determined to return as quickly as possible. Finally, he leaves as quickly as possible according to his wish and returns to Isaac.

 

What made him hurry so? Would it not perhaps be due to his master’s imminent death? It appears he is making haste because he is worried that Abraham may not see his daughter-in-law before he dies.

 

God, knowing the servant’s heart and worry, answered hisprayer despite its recklessness. This is how the Bible describes how quickly God responded after his prayer at the well:

 

“Before he had finished praying, Rebekah came out with her jar on her shoulder. She was the daughter of Bethuel son of Milkah, who was the wife of Abraham’s brother Nahor.”(Genesis 24:15)

 

Knowing the urgency of his prayer, God answered him urgently. The servant, knowing his master’s heart, hurried to bring back a bride; and God, knowing the servant’s heart, led him to Rebekah quickly and successfully.

 

What an amazing story! Then how must we interpret the long, repetitive narrative of the servant? The Bible does not omit even one bit it. It records the whole, long story as it is. What is the meaning of this?

 

Through the narrative, the Bible tells its readers that the servant did not leave out any part of his mission, fulfilled it faithfully, and prayed; and God did exactly as he prayed. In a word, the Bible tells the tale of a mission accomplished by a truly faithful servant.

 

This story is truly beautiful. It is one about a truly faithful servant. The servant, who could have been his master’s heir, was faithful to his master to the end, pleasing him.

 

Did Abraham see all this? Would he have known? We do not know if Abraham was aware of all this, but God certainly saw and knew.

 

And He tells us that very story about the faithful servant through the Bible.

 

This is a story about a servant who really knew his master’s heart. It is a story about the most faithful and honest servant.

 

The title of today’s message is “With the Master’s Heart.”

 

What is the heart of God, my Master, today? Are we living a life that truly knows His heart and pleasesHim? Why aren’t our prayers answered quickly?

 

The answers to all these questions are given in today’s story about the old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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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4:52~56

52

아브라함의 종이 그들의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절하고

53

은금 패물과 의복을 꺼내어 리브가에게 주고 그의 오라버니와 어머니에게도 보물을 주니라

54

이에 그들 곧 종과 동행자들이 먹고 마시고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55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56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창세기에 긴 중복된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창세기 24장입니다. 이 장은 창세기 중에서는 가장 많은 절을 가지고 있는 장입니다. 이것이 특별한 자랑거리가 될 것은 아니겠습니다. 당연히 여러분께서는 그것을 아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출애굽기 중에서 가장 많은 절이 있는 장을 아실 필요도 없고요, 또 레위기 중에서 가장 긴 절로 끝나는 장을 기억하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창세기 본문은 조금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매우 쓸데없어 보이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중첩되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24장은 총 67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절 중에서 상당히 많은 절이 중복되는 내용입니다.

우선 개요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절부터 9절까지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늙은 종을 불러서 하나의 부탁을 한 내용입니다. 종에게 아들 이삭을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서 배필감을 찾아오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10절부터 14절까지 내용은 그 종이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가서 이삭의 배필을 찾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5절부터 27절까지는 놀랍게도 그가 기도한 대로 순적하게 리브가를 만나게 된 이야기입니다. 28절부터 33절은 리브가의 가족인 라반의 집으로 들어가서 종이 가족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내용입니다. 34절부터 49절은 그 종이 라반의 가족들에게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앞의 부분과 대부분 중첩되어 있습니다. 중복된 것이지요. 이야기를 따라 읽어 내려가는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반복해서 길게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50절부터 67절에는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와서 이삭과 만나게 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1절부터 67절까지 이어지는 창세기 24장은 하나의 큰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기승전결,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지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창세기 24장 안에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이 라반과 가족들에게 말하는 긴 내용이 중복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얼마든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종이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을 다 라반과 그의 가족에게 고하니….”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말씀이지요. 이 말씀이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이렇게 조금 더 길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종이 어떻게 아브라함의 명을 받아 그곳에 오게 되었는지와 그가 와서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했는지, 그리고 그 기도대로 어떻게 응답 되었는지에 대하여 그의 가족에게 다 고하니….”

 

이렇게 충분히 압축될 수 있는 내용인데, 불필요해 보이는 이 내용을 15절 이상 할애하면서 이야기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단지 문학적인 기법일까요? 이것을 읽는 독자라면 사실은 이 부분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마 성경을 통독하시는 분들은 창세기에서 제일 처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 중복되는 것 아니야? 왜 계속 반복되지?’라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 창세기 24장입니다. ‘이것이 그냥 실수였을까?’라는 질문을 첫 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이해할 수 없는 본문 구성에 신앙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이 장에 숨어 있습니다. 종이 하나님께 드린 기도의 내용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고향 땅에 와서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으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창 24:12~14)

 

그가 기도한 내용은 이러합니다. ‘하나님, 제가 우물가에 있다가 한 처녀가 오면 물을 좀 달라고 부탁하겠습니다. 그 처녀가 나뿐만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주면, 그 처녀가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임을 알고 그렇게 믿고 받겠습니다.’라는 기도입니다. 물론 그의 기도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려는 나름의 지혜로운 내용이 들어 있기는 합니다. 나귀의 목마름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감성을 가진 여성을 찾으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 지혜로운 기도의 내용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그렇게 기도해서 가능할까요? 조금 일방적인 기도가 아닐지 생각이 드는 기도 내용이기도 합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이렇게 풀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청년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제가 오늘은 나의 배필이 될 사람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오늘 제가 카페에 앉아 있겠습니다. 카페에 들어오는 여성 중에 제가 이렇게 말을 건네겠습니다. ‘저에게 커피 한 잔 사 주시겠습니까?’ 그러면 그 여성이 저에게 커피뿐만 아니라 빵까지 사 주면 나의 배필감이 될 줄로 믿습니다. 그런 줄 알고 받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라는 말씀이지요.

사실 이 기도는 좀 이상한 기도 아닙니까? 너무 맹목적으로 보이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커피와 빵을 사 주는 여인이 유부녀이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또, 낙타에게 물을 주는 여인이 할머니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여러 가지 고려해 볼 것이 많은데, 그냥 무작정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참 무식한 기도인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종은 그렇게 참 무식해 보이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들고나왔고, 기도한 대로 다 이루어졌다고 성경은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는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 속에는 이렇듯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왜 주옥같은 성경 말씀 가운데 이런 중복이 있을까요? 그리고 왜 종은 그토록 무식한 기도를 하였고, 왜 하나님께서는 이 무식한 기도에 그렇게 급하게 응답해 주셨을까요? 사실 오늘 본문이 이렇게 중복을 포함하여 길게 구성된 데에는 놀라운 신앙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또한 종의 무식한 기도가 급하게 응답된 데에도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오늘 그 비밀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본문의 주요 인물인 종은 아브라함이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 속에 나오는 늙은 종은 누구일까?’라는 질문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종을 성경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창 24:2)

 

“허벅지 밑에 손을 넣으라”라는 이 말은 맹세할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로 하던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약속은 정말 비밀스럽고 꼭 지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과 더불어 늙은 종에 대한 평가가 나옵니다. “소유를 맡은 늙은 종”이라는 표현입니다. 그는 이미 늙었습니다. 그만큼 아브라함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한 종을 부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종은 누구일까요? 성경에 정확한 이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추측해 볼 수밖에 없겠지요. 아브라함도 늙었고 종도 늙었으니, 오랫동안 아브라함과 함께했던 종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기 위해 모리아산으로 올라갈 때 함께 길을 떠났던 종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보다 훨씬 전에 성경에 나왔던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창세기 15장에 아브라함이 자기의 자식이 없을 때입니다. 이스마엘도 이삭도 태어나지 않았을 때, 그가 자식 없음을 한탄하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창 15:2)

 

자식이 없을 때 아브라함은 ‘엘리에셀’이라는 종을 자신의 상속자로 세울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신뢰하는 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마도 오늘 본문 24장에 나오는 늙은 종은 엘리에셀이 아닐까 추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아브라함은 이 늙은 종을 신뢰하고 있고,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브라함은 그의 늙은 종에게 다음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약속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첫 번째로 “나의 고향으로 가서 내 족속 중에서 나의 아들 이삭의 아내감을 데려와라.”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혹시 여인들 중에서 누구도 이삭에게로 오려고 하지 않거든 이 모든 약속은 더 이상 너와 상관이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삭을 그곳으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라는 조건을 붙입니다. 그러고 나서 아브라함은 종에게 신부 집에 줄 많은 예물을 함께 실어서 보내죠.

 

이에 종이 … 곧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을 가지고 떠나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이르러 (창 24:10)

 

종이 아브라함과 한 계약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가서 이삭의 아내를 찾아오라. 그런데 오려는 사람이 없다면 이 맹세는 무효가 된다. 이 부탁은 의미가 없다. 그러니 너는 자유로워진다.”라는 의미입니다.

 

<종은 자신의 처우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늙은 종과 맹세를 하고 있는 아브라함은 어떤 상태였을까요? “그는 나이가 많아 늙었다”라고 본문 1절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늙었다는 말이겠습니까? 창세기 24장에서 아브라함이 종을 떠나보내죠. 그런데 이후 늙은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돌아왔을 때, 아브라함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종이 아브라함을 만나는 장면도 나타나지 않고요. 아브라함이 며느리 리브가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도리어 종은 리브가를 데려다 이삭에게 연결해 줍니다. 아브라함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음 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창세기 25장에 아브라함의 이름이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의 후처들의 명단 뒤에 “아브라함이 그들과 함께 살았다.”라는 이야기와 그가 향년 175세에 열조에게 돌아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의 장례가 소개됩니다. 즉, 아브라함이 종을 떠나보낸 이후에 그가 무엇인가를 한 기록이 창세기 24장과 25장 사이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추측하건대, 아브라함은 종을 떠나보낸 후에 리브가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긴 합니다. 여러 가지 성경적 정황들을 가지고 아직 살아 있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없지 않습니다마는, 적어도 창세기 24장과 25장의 흐름만 가지고 본다면 아브라함은 종을 떠나보낸 다음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오늘의 본문을 생각해 봅시다. 특별히 종의 입장을 생각해 봅시다. 종은 아브라함과 맹세하였습니다. “이삭을 위해서 아내가 될 사람을 데려오라, 만약에 그가 오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약속은 무효가 되고 너는 자유로워진다. 너와 상관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브라함의 많은 좋은 것들을 가지고 여행을 떠납니다.

종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요? “내가 이미 많은 재물도 가지고 있고,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아서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 약속은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고까지 되어 있다. 그러면 재물을 가지고 어디론가 가서 내 마음껏 족속을 이루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유혹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마엘과 이삭이 태어나기 전, 나의 주인 아브라함은 나를 상속자로 세울 만큼 나를 사랑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정도의 재물 정도는 충분히 내가 가져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이 주인만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런데 종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일을 서둘러서 마무리하려고 하지요. 주인의 조급한 마음과 급박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성경에 그가 얼마나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지, 얼마나 주인에게 속히 돌아가려고 하는지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이 라반의 집에서 환대받는 장면을 성경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라반이 이르되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여 들어오소서 어찌 밖에 서 있나이까 내가 방과 낙타의 처소를 준비하였나이다 그 사람이 그 집으로 들어가매 라반이 낙타의 짐을 부리고 짚과 사료를 낙타에게 주고 그 사람의 발과 그의 동행자들의 발 씻을 물을 주고 그 앞에 음식을 베푸니 (창 24:31~33a)

 

라반이 잔치를 베풀었다는 내용이지요. 종이 오랜 시간 걷고 긴 여행을 했을 것입니다. 물이 급할 만했을 것입니다. 음식도 역시 그랬겠지요. 배도 많이 고팠을 것입니다. 충분히 허겁지겁 음식을 먹을 만도 한데 그는 이렇게 반응합니다.

 

그 사람이 이르되 내가 내 일을 진술하기 전에는 먹지 아니하겠나이다 라반이 이르되 말하소서 (창 24:33b)

 

음식을 앞에 두고 꽤 허기가 졌을 것인데, 그가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말을 하고는 이어서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정황이 다음에도 나옵니다. 오늘 본문 내용이지요. 마지막 부분에서도 또 시간을 아끼려는 종의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이제 리브가가 종을 따라가겠다고 결단하고서 하룻밤을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창 24:54~56)

 

이제 모든 것들이 잘 완성되었습니다. 리브가를 찾았습니다. 이삭의 아내 될 사람도 분명히 찾았고 그의 동의도 얻었습니다. 그가 따라나서겠다고 약속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지내자마자 종이 바로 떠나겠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웠겠죠. 사랑하는 딸을 갑자기 하루아침에 내보내야 하니,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족들이 열흘 아니면 며칠이라도 머물다가 가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종은 막무가내입니다. 바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그의 의지대로 일찍 떠나 이삭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주인의 마음을 알고 간절히 임하는 종에게 하나님께서 속히 응답해 주십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서두르게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그가 주인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급하게 며느리를 기다리고 있는 그 마음을 종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던 것입니다. 주인이 혹시라도 리브가를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급히 서두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종의 마음을 아셨기에, 하나님께서는 그 종이 조금은 무식해 보이는 기도를 하였음에도 그 기도가 속히 이루어지도록 해 주셨습니다. 종이 하나님께 우물가에서 기도한 후에 응답이 얼마나 속히 이루어졌는지 성경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창 24:15)

 

마치 ‘지금 준비된 이가 왔으니 빨리 데려가라.’라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하나님의 응답이 이토록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급한 종의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는 순적하게 리브가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긴 이야기의 중복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성경은 종이 라반과 가족에게 한 이야기를 한마디도 줄이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긴 내용을 풀어 성경에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지금 종의 마음은 급한 마음입니다. 빨리 돌아가서 주인에게 며느리를 보여 주고 주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요. 그런 그가 충성되게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축약하고 싶고, 빨리 일을 수행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혹시라도 리브가가 아니라고 한다면 빨리 또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겠지요. 그러니 급한 마음이었겠죠.

그러나 마음은 서두르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해야만 했습니다. 그가 어떤 기도를 했고, 어떻게 하나님께서 응답했는지 설명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를 원했습니다. 독자는 그의 말과 증언 속에서 그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성실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그대로 수행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그 기도대로 응답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매우 성실한 종이 충성스럽게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것을 중복되고 있는 긴 성경의 절이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정말 충직한 종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주인의 상속자가 될 수도 있었을 늙은 종은 끝까지 충성하면서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립니다. 아브라함이 그 모습을 알았을까요? 아브라함은 아마도 그가 그럴 것이라고 믿기는 했겠지만, 그것을 분명하게 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해 주고 계십니다.

‘주인의 마음’이 오늘 설교의 제목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주인의 마음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까? 그 마음에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왜 우리의 기도는 잘 응답되지 않는 것일까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오늘 늙은 종의 이야기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며 내가 해야 할 바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 5월 26일 주일 구역(가정) 예배자료 “주인의 마음으로” (창 24장 52~56절)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322장, 331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창 24장 52~56절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 으로 접속. 5월 26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창세기 24장은 창세기 중에서 가장 긴 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많은 부분이 중복되고 있습니다. 중복되는 내용을 얼마든지 줄여 이야기할 수 있고 또 생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설교의 요약

 

창세기 24장에서 아브라함은 자신의 종에게 임무를 내립니다. 아들 이삭을 위해 자신의 고향에 가서 배필을 찾아오라고 부탁합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종에게 이삭의 신부가 될 사람 집에 줄 많은 예물들을 함께 실어서 보냅니다.

 

이 늙은 종은 누구인가요? 아브라함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을 종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 한 종을 불렀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삭을 바치기 위해 모리아 땅으로 갈 때 같이 떠났던 그 종이 아닐까요? 이스마엘을 얻기 전에 아브라함이 탄식하며,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창 15:2) 라고 말할 때 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아브라함의 고향에 가서 그 곳에서 이삭의 배필을 찾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 때, 아브라함의 종은 너무도 일방적인 기도, 어쩌면 무모한 기도를 드립니다. 우물가에 서 있다가 한 처녀에게 물을 달라고 하면, 나에게도 마시게 할 뿐만 아니라 나의 낙타에게도 물을 주어 마시게 하는 처녀가 있을 경우, 그 사람이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인 줄 알겠습니다 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가 마치기도 전에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서둘러 일을 했고, 주인의 마음으로 일을 했습니다. 그가 얼마나 시간을 줄이고 속히 주인에게로 돌아가려 하는지, 그 마음이 여러 곳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주인을 위한 종의 마음을 아셨기에 하나님은 그 종이 무모한 기도를 해도, 그 기도가 속히 이루어지게 해 주셨습니다. 그 마음을 잘 아시는 하나님은 순적하게 리브가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어쩌면 주인의 상속자가 될 수도 있었을 그 늙은 종은 끝까지 주인에게 충성하며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이 알았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를 보셨고, 아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이야기를, 중복되는 내용의 성경을 통해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주인의 마음을 정말 잘 알았던 한 종의 이야기입니다. 가장 충성되고 정직한 종의 이야기입니다.

 

 

나누기

 

  1. 오늘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어떤 마음이실까요? 우리는 그 주인의 마음을 정말 잘 알고 그 마음에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고 있을까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봅도록 하겠습니다.
  2. 혹시 우리의 기도가 잘 응답이 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기도

 

사랑의 하나님, 가장 충성스러웠던 한 종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주인만을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충직했던 이름없는 한 늙은 종처럼, 우리들도 주님께 충성하며 충직한 종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가장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해드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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