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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여, 이것을 기억하소서

느헤미야 13:28~31

김경진 목사

2024.09.01

<나는 하나님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합니까?>

 

목회하는 중에 조금 당황스러운 현장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멀리서 성도님이 달려와 인사하면서 “저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실 때입니다. 조금 더 당황스럽고 잔인한 것은 “제 이름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실 때입니다. 그럴 때는 이름이 기억나다가도 그 순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권사님께서 저에게 다가오셔서 “저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셨습니다. 다행히 제가 아는 이름을 아는 권사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예, 그럼요. 어느 권사님 아니세요?”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 권사님이 “아닌데요.”라고 답해서 조금 더 당황했던 적도 있습니다.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내가 했던 일 중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 또 기억되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가 기억해 준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은 없겠죠. 어떤 사람이 나를 기억하는지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권위 있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이 나를 좋게 기억해 준다면 그것처럼 기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가족들이 여러분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요? ‘그냥 좋은 사람’ 말고 내가 했던 어떤 일들을 기억하는 것이 있을까요? 만약에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이런 큰일을 하셨어.’라고 기억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자신에게 한번 물어봅시다. 나의 인생을 내가 가장 잘 알 텐데요.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살아오면서 이것만은 잘했지. 이것만큼은 기억할 만해. 다른 사람들이 나의 인생 중에서 적어도 이것은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어느 날 하나님 앞에 설 때 하나님께 “하나님, 제가 그래도 이런 거는 하고 왔습니다. 하나님, 기억하시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한번 눈을 감거나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나의 인생을 쭉 돌아보면서 나에게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가족들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 스스로 양심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에 새벽 기도회를 통해서 느헤미야서를 읽어 가면서 제 마음속에 깊은 감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3차 귀환자 명단 중에 있던 사람입니다. 남유다의 백성들이 바벨론으로 포로로 잡혀간 후에 오랜 시간 동안 바벨론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50년쯤 지났을 때 1차로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바사 왕 고레스가 칙령을 내려 잡혀 온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이 섬기는 신에게 예배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1차로 귀환했던 사람 중에는 스룹바벨과 많은 유대인들이 함께했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예루살렘 성전을 짓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80여 년이 훌쩍 지난 후에 두 번째 귀한 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중심인물은 에스라였습니다. 율법을 읽고 회개하며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영적 부흥 운동이 에스라를 통해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에스라가 예루살렘에 온 지 13년쯤이 지난 후에 세 번째로 느헤미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느헤미야는 바사의 고위 관료였습니다. 그는 왕의 술을 맡은 관원이었습니다. 지금은 하찮게 보일지 모르지만, 당시로서는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일을 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심히 슬퍼합니다. 그리고 왕에게 나아가서 그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그 후 자신의 고위직을 모두 다 버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예루살렘의 총독이 되어서 예루살렘 성벽을 수축하는 일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느헤미야였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예루살렘 성벽을 잘 수축했습니다. 또 백성들을 한마음으로 모아서 예루살렘 성을 온전한 성으로 만들어 낸 사람이 느헤미야였습니다. 이후에 많은 개혁을 했던 사람 또한 느헤미야였습니다.

이 느헤미야서를 읽던 중에 한 가지 반복해서 나오는 느헤미야의 기도에 마음이 가게 되었습니다. 느헤미야서에 종종 나오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 문장은 “하나님, 이것을 기억하여 주십시오.”라고 느헤미야가 기도하는 문장입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느헤미야가 개혁을 단행하면서 늘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나라면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를 드릴 수 있을지 생각도 하였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기억할 때 어떤 것으로 기억해 주면 좋겠느냐?’라고 물으실 때, 나는 어떻게 기억해 달라고 주님께 말씀드릴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말한 느헤미야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질문을 드린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약속의 말씀과 자신이 감당한 노력을 기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 앞에서 “나의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릴 만한 것이 있습니까? 그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을 생각하면서 느헤미야의 이야기로 함께 들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느헤미야는 그의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 무엇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했을까요?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느헤미야의 기도는 1장 8~9절에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만일 너희가 범죄하면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 흩을 것이요 만일 내게로 돌아와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너희 쫓긴 자가 하늘 끝에 있을지라도 내가 거기서부터 그들을 모아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제 청하건대 기억하옵소서 (느 1:8~9)

 

그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총독의 직분과 모든 개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기도는 조금 전에 읽어 드린 말씀 그대로입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했던 약속인 “하나님을 멀리하면 하나님께서 백성을 흩으시고, 백성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면 다시 정한 자리로 그들을 불러들이신다.”라는 말씀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말씀을 이제 기억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기억하다’에 사용되는 히브리어는 ‘자카르’(זָכַר[zakar], remember)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느헤미야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우선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모세에게 하신 그 약속을 기억하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시지요?’라는 물음입니다. 동시에 하나님 말씀의 확실성을 신뢰하며 붙잡겠다는 단호한 태도입니다. 이 질문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 과거에 하신 이 약속은 변치 않은 것이죠? 제가 이 약속을 붙잡고 예루살렘에서 개혁을 이루어 보려고 합니다. 하나님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종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아빠, 전에 아빠가 나에게 약속한 것 잊지 않았죠? 만약에 내가 학교에서 1등 하면 핸드폰 바꿔 준다고 했죠? 그러니까 아빠 절대로 잊지 마세요.” 이런 이야기와 비슷한 것입니다. 지금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약속을 먼저 붙잡으면서 “하나님, 이 약속 기억하시지요?”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해 보겠다고 고백하는 결의에 찬 기도입니다. 약속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들어 있는 태도입니다. 느헤미야는 이렇게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가지고 예루살렘의 개혁과 성벽을 수축하는 일을 감당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그가 개혁자로 서는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는 출발하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았습니다.

두 번째로 ‘기억하소서’라고 하는 탄원은 5장에 나옵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느 5:19)

 

무언가 자신 있는 태도입니다. 무언가 좀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당하게 말하기를 “내가 하나님께 한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이야기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상 받을 만한 일을 했습니다. 하나님, 이것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그는 이렇게 하나님께 당당하게 이것 좀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이 기도는 그가 예루살렘의 총독으로서 공적인 직위를 감당하던 그의 삶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기도의 앞부분을 보면 “그가 총독으로서 봉사하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녹을 받지 않았다”(느 5:14)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다른 총독들과는 달리 올바른 총독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나보다 먼저 총독을 지낸 이들은 백성에게 힘겨운 세금을 물리고, 양식과 포도주와 그 밖에 하루에 은 사십 세겔씩을 백성에게서 거두어들였다. 총독들 밑에 있는 사람들도 백성을 착취하였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두려워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느 5:15, 새번역)

 

느헤미야가 이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총독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바른 삶을 살았다. 다른 이들을 착취하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받아야 할 녹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성실하게 맡겨 주신 일을 감당했다.

그는 더 나아가서 날마다 자기 집에 있었던 잔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는 유다 사람들과 관리 150여 명이 함께 매일 한 식탁에서 먹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은 매일 소 한 마리와 양 여섯 마리를 내어놓곤 했다고 증언합니다. 어마어마한 희생을 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공적인 사무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그는 열심히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내가 행한 이 모든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저는 이 기도를 참 멋진 기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만함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교만함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하나님 저 잘했죠? 이것만큼은 하나님께서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에게 맡겨 주신 일을 제가 이렇게 잘 감당했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악인들을 판결하는 일과 자신이 성전을 위해 수고한 일을 기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세 번째로 그는 하나님께 또 기억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이 기도의 내용은 조금 흥미롭습니다. 좀 뜻밖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악인들이 느헤미야에게 행한 모든 악한 일들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느헤미야서를 보면 끊임없이 그의 개혁을 반대하고 방해한 사람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산발랏, 도비야 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모함하는 글을 왕에게 써서 조서를 올리기도 했고, 또 죽일 음모를 꾸며 여러 번 그를 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 성전 안에 자기 방을 몰래 만들어 살기도 했던 참으로 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악한 사람들의 이름이 느헤미야서에 나옵니다. 느헤미야는 그들의 소행을 하나님께서 꼭 기억해 달라고, 마치 고자질을 하듯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도비야와 산발랏과 여선지 노아댜와 그 남은 선지자들 곧 나를 두렵게 하고자 한 자들의 소행을 기억하옵소서 하였노라 (느 6:14)

 

“나에게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하나님, 이 사람들을 잊지 말고 원수를 좀 갚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기도입니다. 이 말에 숨겨진 뜻은 이 뜻입니다. ‘하나님, 내가 직접 원수를 갚지 않으렵니다. 내가 이 일에 관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정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이 문제에 관여해 주실 줄로 굳게 믿고 살겠습니다.’라는 고백이죠.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마땅히 선한 일을 해야 할 제사장들의 탈선에 대해서도 기도합니다. 탈선들, 다시 말하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아니하고 악한 일에 가담하고 잘못된 일에 빠져든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향하여 하나님께 이렇게 탄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하나님이여 그들이 제사장의 직분을 더럽히고 제사장의 직분과 레위 사람에 대한 언약을 어겼사오니 그들을 기억하옵소서 (느 13:29)

 

하나님의 백성들을 잘 관리해야 할 임무를 맡은 제사장 중에 탈선하던 사람들이 일부 있었습니다. 느헤미야서에도 그런 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들을 직접 처리하려고 하지 아니합니다. 대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들을 온전하게 정의롭게 처단해 주십시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자신이 그들에게 직접 징벌을 내리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악함을 심판하시고 적절히 보응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악인의 왕성함이나 또는 지도자들이 탈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계시는지 질문을 던질 때가 있죠. 이런 하나님이라면 안 믿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계심의 진실성을 믿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반드시 처단하시고 징벌하시며 바로 세우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 그들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로 그는 또다시 기억해 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제사장 중에 탈선하고 악한 일에 가담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하나님의 일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들 중에는 올바르게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먹을 것을 제대로 얻을 수가 없어서 생계를 위해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원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12지파를 세우신 다음에 11지파에게는 땅을 분깃으로 주시고 그 땅에서 소산을 얻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레위 지파만큼은 땅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분깃이 아닌 첫 곡식들과 십일조를 통해서 하나님께 드려지고 남은 것을 레위인들과 제사장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갈수록 그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인지 많은 지파의 사람들은 십일조를 내지 못했습니다. 첫 곡식을 하나님께 바치기도 어려워했고, 하나님께 무언가를 드리는 일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믿음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죠. 그것을 본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린 재물을 받게 하고 성전 예배를 이어 갈 수 있게 합니다.

보이는 성전으로서 스룹바벨 성전은 오래전에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전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레위인들과 제사장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제사장들을 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성전세를 내게 합니다. 또한 첫 곡식과 십일조를 바치게 하는 등의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안식일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장사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도 막습니다. 온전한 제사가 드려질 수 있도록 모든 일을 감당해 냅니다. 이 모든 일을 마친 후에 느헤미야는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를 기억하옵소서 내 하나님의 전과 그 모든 직무를 위하여 내가 행한 선한 일을 도말하지 마옵소서 (느 13:14)

 

이 기도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한 일,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일을 위하여 한 일을 하나님 기억하여 주십시오. 이것을 도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가 기도한 기도의 제목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정말 알맞은 기도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첫째로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을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저는 이 말씀 붙잡고 갈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공적인 직무를 잘 감당했습니다.”, 셋째로 “하나님,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악을 행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그들을 직접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기억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내가 교회와 하나님의 일, 성전을 위하여 한 일을 기억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그는 기도했습니다. 그는 아마 하나님 앞에 대면하여 섰을 때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 멋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이런 권면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도 느헤미야처럼 당당하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며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 주시길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말씀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목사님, 그 말씀 조금 더 일찍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이미 다 늙어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힘도 없고요. 이미 공직도 다 물러나고 권한도 없습니다. 또 교회에서도 이미 모든 직분을 다 내려놔서 이제 더 이상 할 게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또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느헤미야보다는 산발랏, 도비야 같습니다. 나는 못된 짓만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하나님 앞에 무엇으로 나를 기억해 달라고 감히 이야기하겠습니까?”

저도 사실은 느헤미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희망이 되는 말씀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신약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말씀이 저의 시선에 들어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던 장면입니다. 그 장면에서 한 강도가 예수님께 이렇게 기도하지 않습니까?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눅 23:42)

 

이 강도에게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할 만한 내용이 있었을까요? 어떤 자랑거리가 있었을까요? 그는 많은 죄를 짓고 사형 선고를 받아 지금 십자가에 달려 죽어 가는 중입니다. 내놓을 것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그는 예수님께 ‘내가 한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하기를 “주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가실 때에 나를 좀 기억해 주십시오.” 이 기도의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저는 죄인입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고, 하나님께 드린 것도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을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나를 기억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것이 강도의 기도였습니다.

이것이 구약과 신약을 나누는 매우 중요한 관점의 차이기도 합니다. 구약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물론 신약에서도 그 고민이 있지만, 그보다 ‘나 같은 죄인도 주님께서 사랑하신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강도가 주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나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기억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때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혜받은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느헤미야와 같이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결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나의 죄가 너무 커서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주님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를 기억하소서. 나 같은 죄인을 기억하소서.” 그때 주님은 우리를 맞아 주시고, 우리를 새롭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이 믿음으로 살아가는 소망의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O God, Remember This

Nehemiah 13:28-31

There is an awkward moment that happens to me quite often. It is when someone suddenly rushes up to me happily and says, “Pastor, do you remember me?” It becomes even more cruel when that person asks again, “Pastor, you remember my name, right?”At such moments, my mind becomes blank even when I happen to know that person’s name. So, if I seem to hesitate before you, please kindly understand that I have momentarily forgotten your name.

Once, when I visited Busan, something similar happened. Someone came up to me suddenly and asked if I remembered him. At that moment, my mind went blank. Since I hadlectured at Busan Presbyterian University for a while, I thought perhaps he was a former student. Or perhaps he was a former student at Presbyterian University and Theological Seminary. Or perhaps a member of Somang Church? All these possibilities busily raced through my head.

Since I have very poorfacial recognition abilities, Ioccasionally fail to recognize people. To make things worse, my eyesight has become poorer with age, which means that even with glasses I sometimes don’t recognize people. These days this weakness had become more of a disability; so even if I happen to just pass by you, please don’t get me wrong.

Please don’t think that I have become proud after becoming the senior pastor of a megachurch, but be understanding about my eyesight which has become poorer with age.

I started today’s message by talking about memory.

Dear brothers and sisters, among the things you have done, which do you want your family to remember? This is an important questionthat we fail to ask ourselves in life.

When you leave this world, or even at this very moment, what do you want your family to remember in terms of what you did or what you are doing?

It doesn’t even have to be your family. What do you want to remember about yourself, or not forget about yourself, as you reflect on your life? If you have something you are proud of, what is it?

What is that about which you couldconfidently say, “I lived a great life! I did this!”

Remembering. This is not as easy as it sounds. Not forgetting is not easy. Last year, as life slowly went back to normal with the pandemic becoming an endemic, Somang Church published the Somang Church White Paper on Covid-19. The greatest difficulty we had in completing this task was that much of the traces of the pandemic were lost or forgotten, even though it hadhappened in our recent past. But even after decades, I think thisWhite Paper will help us revive our memory of that period.

Somang Church was the first among Korean megachurches to make the hard decision of shifting to online worship. On the first day of online services, March 1st, 2020, we gave all our offerings to a church in Daegu-Gyeongbuk to help the region fight Covid-19. Furthermore, we offered the Somang Retreat Center to be used as a residential treatment center for covid patients.

I hope that members of our church and others will remember these about Somang Church when they look back on what it did during the pandemic.

Let’s return to my first question. How do we want ourselves to be remembered byothers?

Let’s take a step further. When we finally stand before God, what do you want God to remember about you among all the things you have done in life?

Close your eyes and think for a moment. Look back on your life. Imagine standing before God, our Judge. What would you put forth to Him and say, “Lord, this is how I have lived. You remember what I did, don’t You?”

I have been preaching on Nehemiah in our early morning prayer services these days. As I read the Book of Nehemiah, I was challenged.

Nehemiah was a figure who returned to Jerusalem with other Israelites in the third migration from Babylon. The first migration occurredabout fifty years after Judah’s Babylonian captivity.

The Edict of Cyrus allowed many Jews,including Zerubbabel, to return to Jerusalem. The first thing they did upon return was to rebuild the Temple of Jerusalem. About 80 years after this first migration, the second migration led by Ezra occurs. A new reformation movement begins under his leadership. There is a spiritual revival among the people, which leads them to read the Law, to repent, and to resolve to live as a holy people.

Thirteen years later, the third migration of Jews, including Nehemiah, begins. Nehemiah was a senior official of Persia. He wascup-bearer to the king, which in today’s terms would be something of the equivalent of the president’s chief-of-staff. But when he hears that the wall Jerusalem is broken down, he leaves his high position and returns to Jerusalem. As governor of Jerusalem, he begins the work of rebuilding its wall. Despite endless opposition, he shows an amazing leadership, bringing the people together toreconstruct the wall, and initiating many reforms.

As I read Nehemiah, I noticed a sentencethat popped up often: “Remember me, O my God.”

Every time these words appeared, I realizedthat Nehemiah had institutedreformalways with a praying heart to God. Furthermore, with regard to my former question on what you would ask God to remember about yourself when you finally stood before Him, I began to ask myself what I would say to Him when I am judged.

Therefore I ask you this question: “Do you have something about which you can say, ‘O God, remember this’?”

What did Nehemiah ask God to remember about himself?

His first prayer pleading God to “remember” appears in Nehemiah 1:8:

“Remember the instruction you gave your servant Moses, saying, ‘If you are unfaithful, I will scatter you among the nations,but if you return to me and obey my commands, then even if your exiled people are at the farthest horizon, I will gather them from there and bring them to the place I have chosen as a dwelling for my Name.’”(Nehemiah 1:8-9)

Here the Hebrew word used for “remember” is “זָכַר (zakar, remember).”

First, Nehemiah prays to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e words He had spoken to Moses. Nehemiah is asking God, “You remember what You said, right?” He is also asking God about the certainty of His word.

This is the meaning of Nehemiah’s question: “God, You haven’t forgotten that promise, have You? Now I will act according to Your covenant. Therefore, You must do as You have promised…”

A boy says to his dad: “Dad, you remember what you promised, right? You promised to get me a new phone if I get the highest grades in my class. You mustn’t go back on your promise.”

“God, remember the promise You made with us. I will get that blessing at all costs.”

These words of Nehemiah show his obedience to the word and his trust in God’s promise.

Nehemiah starts his work based on a complete trust in God’s covenant. This marks the starting point of Nehemiah as a great reformer.

Nehemiah’s second prayer of petition asking God to “remember” is found in chapter 5:

“Remember me with favor, O my God, for all I have done for these people.”(Nehemiah 5:19)

Nehemiah pleads with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e things he did before God. He prays that God would remember them and bestow favor upon him.

In short, it is a prayer asking God to remember, praise, and bless him for he has done something worthy of receiving a prize. What did he do that led him to pray like this?

In the passages leading up to Nehemiah 5:19, we find that Nehemiah, as governor of Judea, refused the governor’s allowance to which he was entitled:

“But the earlier governors–those preceding me–placed a heavy burden on the people and took forty shekels of silver from them in addition to food and wine. Their assistants also lorded it over the people. But out of reverence for God I did not act like that.”(Nehemiah 5:15)

Furthermore, Nehemiah says that he fed 150 Jewish officials at his table daily with his own possessions. To feed them he provided daily one ox and six choice sheep. This shows how much hesacrificed to care for the people.

Then he says, “O God, remember what I have done. Bestow favor on me.”

What a magnificent prayer! “God, I have refused the allowance allotted and entitled to me. I cared for others with my possessions. God, haven’t I done good? Please remember this.”

I don’t think Nehemiah’s actions came from pride. He was pure in heart and sincerelycommitted himself to God. And he prays to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is.

His third prayer asking God to “remember” is quite interesting. In short, he asks God to rememberwhat the wicked have done to him, their evils. In the Book of Nehemiah the names of those who continuously oppose and interfere with Nehemiah’s reform are mentioned. Among them are Sanballat and Tobiah. These adversaries sent complaints and false accusations about Nehemiah to the king, plotted to kill him, and even made a room for themselves in the Temple. The Book of Nehemiah recounts that they did some truly evil things.

Nehemiah prays to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eir evil deeds:

“Remember Tobiah and Sanballat, O my God, because of what they have done; remember also the prophetess Noadiah and the rest of the prophets who have been trying to intimidate me.”(Nehemiah 6:14)

Nehemiah prays another prayer from a similar perspective: he asks God, like a “telltale,” to remember the wrongs of another group of people:

“Remember them, O my God, because they defiled the priestly office and the covenant of the priesthood and of the Levites.”(Nehemiah 13:29)

The priests married foreign women, joined hands with the wicked, and even gave Tobiah a room that was supposed to be used as a storeroom for holy objects of the Temple. Nehemiah is praying to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ese wicked priests.

“God, remember this.” Nehemiah is expressing his faith that although he himself will not punish them, God would judge their wickedness and punish them appropriately.

We, too, often experience similar situations. We see too many people opposing good work, devising evil plans, being bribed with money, serving as pawns of power, abusing people, and doing evil. This infuriates us. But Nehemiah pleads with God that He would remember their evil deeds.

These days, we see news reports of pastors acting in indecent and illegal ways. As a pastor, I am speechless before such appalling incidents for they fill me with shame. Such things happened in Nehamiah’s time too. However, Nehemiah prayed prayers of petition to God about them.

“God, remember these evil people. Do not forget the sins of the priests and religious leaders. Do not let them escape judgement.” This was his prayer.

Despite the deviations and disappointing actions of the religious leaders, Nehemiah repairs the system for priests and Levites, ensuring their allotted portion from the people, in an effort to restore worship and sacrifice in the Temple of Jerusalem. Since the Levites were not given land as an inheritance and not allowed to own land, God commanded the other tribes to provide for them. But this was not done properly, and the Levites often ended up neglecting their duties at the Temple to make a living.

To solve this problem, Nehemiah made the people voluntarily give God sacrifices and all their firstfruits to ensure that the Levites and priests received their portions. In the same vein, he also commanded the people to keep the Sabbath holy and to observe the festivals.

After doing all this, Nehemiah prays this prayer:

“Remember me for this, O my God, and do not blot out what I have so faithfully done for the house of my God and its services.”(Nehemiah 13:14)

“So I purified the priests and the Levites of everything foreign, and assigned them duties, each to his own task.I also made provision for contributions of wood at designated times, and for the firstfruits. Remember me with favor, O my God.”(Nehemiah 13:30-31)

Reading his prayers, I realize that they were truly sincere onesasking God to remember. He pleaded with God that He would remember His covenant; then he prayed that God would remember how he committed himself to Him and tried to set an example in his work; he prayed that God would rememberhis wicked opponents and the evil priests; and finally he petitioned to God that He would remember what he did for the house of God.

Through Nehemiah’s prayers we learn what we ought to pray about and what we can pray about. Now we can pray those prayers.

Nehemiah was a man of God who lived a truly great life. Undoubtedly, he was a manwho was worthy of confidently saying, “God, remember me. Remember this.”

I truly hope that we will all becomesuch worthy men and women of God who can pray such a prayer:“God, I have lived a good life. So please remember me. Also remember all these wicked people and give them the punishment they deserve. Remember all that I have done for You and bless me…”

I hope all of you will become like Nehemiah.

But… I also wonder, ‘How many of us are truly worthy of such a prayer?’ What about thoseof us who cannot, or dare not, pray such a prayer? How must such people pray?

Although there are many figures in the Bible who prayed to God to remember them, I wish to look at one particular person today—the thief who was crucified next to Jesus. While one thief ridiculed Jesus, telling Him to save Himself and him, while He’s at it, this is what the other thief asks Jesus:

“Then he said, ‘Jesus, remember me when you come into your kingdom.’Jesus answered him, ‘I tell you the truth, today you will be with me in paradise.’”(Luke 23:42-43)

This criminal does not ask Jesus to remember him by laying out what he has done. He had nothing to show for. So this is how he petitions to Jesus: “Jesus, remember me.”

What does this mean? It means, “Lord, have mercy on me. Lord, remember me. Although I am a sinner, Lord, have mercy on even sinners like me and save me. Lord, remember me!”

To this plea, our Lord replies, “Today you will be with me in paradise.”

Isn’t this the Good News?

It would be better if we became a great man of God like Nehemiah. It would be even better if we were able to confidently say to God, “God, remember me and what I have done for You.”

But even when we are not able to say this, we can still pray to God. We can still pray, “Remember me. Jesus, remember me. Have mercy on me.”

Our Lord will never ignore or close His ears to such a plea—“Lord, remembe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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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13:28~31

28

대제사장 엘리아십의 손자 요야다의 아들 하나가 호론 사람 산발랏의 사위가 되었으므로 내가 쫓아내어 나를 떠나게 하였느니라

29

내 하나님이여 그들이 제사장의 직분을 더럽히고 제사장의 직분과 레위 사람에 대한 언약을 어겼사오니 그들을 기억하옵소서

30

내가 이와 같이 그들에게 이방 사람을 떠나게 하여 그들을 깨끗하게 하고 또 제사장과 레위 사람의 반열을 세워 각각 자기의 일을 맡게 하고

31

또 정한 기한에 나무와 처음 익은 것을 드리게 하였사오니 내 하나님이여 나를 기억하사 복을 주옵소서

<나는 하나님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합니까?>

 

목회하는 중에 조금 당황스러운 현장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멀리서 성도님이 달려와 인사하면서 “저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실 때입니다. 조금 더 당황스럽고 잔인한 것은 “제 이름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실 때입니다. 그럴 때는 이름이 기억나다가도 그 순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권사님께서 저에게 다가오셔서 “저 기억하시겠어요?”라고 물으셨습니다. 다행히 제가 아는 이름을 아는 권사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예, 그럼요. 어느 권사님 아니세요?”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 권사님이 “아닌데요.”라고 답해서 조금 더 당황했던 적도 있습니다.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내가 했던 일 중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 또 기억되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가 기억해 준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은 없겠죠. 어떤 사람이 나를 기억하는지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권위 있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이 나를 좋게 기억해 준다면 그것처럼 기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가족들이 여러분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요? ‘그냥 좋은 사람’ 말고 내가 했던 어떤 일들을 기억하는 것이 있을까요? 만약에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이런 큰일을 하셨어.’라고 기억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자신에게 한번 물어봅시다. 나의 인생을 내가 가장 잘 알 텐데요.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살아오면서 이것만은 잘했지. 이것만큼은 기억할 만해. 다른 사람들이 나의 인생 중에서 적어도 이것은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어느 날 하나님 앞에 설 때 하나님께 “하나님, 제가 그래도 이런 거는 하고 왔습니다. 하나님, 기억하시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한번 눈을 감거나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나의 인생을 쭉 돌아보면서 나에게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가족들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 스스로 양심 앞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에 새벽 기도회를 통해서 느헤미야서를 읽어 가면서 제 마음속에 깊은 감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3차 귀환자 명단 중에 있던 사람입니다. 남유다의 백성들이 바벨론으로 포로로 잡혀간 후에 오랜 시간 동안 바벨론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50년쯤 지났을 때 1차로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바사 왕 고레스가 칙령을 내려 잡혀 온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이 섬기는 신에게 예배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1차로 귀환했던 사람 중에는 스룹바벨과 많은 유대인들이 함께했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예루살렘 성전을 짓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80여 년이 훌쩍 지난 후에 두 번째 귀한 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중심인물은 에스라였습니다. 율법을 읽고 회개하며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영적 부흥 운동이 에스라를 통해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에스라가 예루살렘에 온 지 13년쯤이 지난 후에 세 번째로 느헤미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느헤미야는 바사의 고위 관료였습니다. 그는 왕의 술을 맡은 관원이었습니다. 지금은 하찮게 보일지 모르지만, 당시로서는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일을 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심히 슬퍼합니다. 그리고 왕에게 나아가서 그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그 후 자신의 고위직을 모두 다 버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예루살렘의 총독이 되어서 예루살렘 성벽을 수축하는 일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느헤미야였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예루살렘 성벽을 잘 수축했습니다. 또 백성들을 한마음으로 모아서 예루살렘 성을 온전한 성으로 만들어 낸 사람이 느헤미야였습니다. 이후에 많은 개혁을 했던 사람 또한 느헤미야였습니다.

이 느헤미야서를 읽던 중에 한 가지 반복해서 나오는 느헤미야의 기도에 마음이 가게 되었습니다. 느헤미야서에 종종 나오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 문장은 “하나님, 이것을 기억하여 주십시오.”라고 느헤미야가 기도하는 문장입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느헤미야가 개혁을 단행하면서 늘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나라면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를 드릴 수 있을지 생각도 하였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기억할 때 어떤 것으로 기억해 주면 좋겠느냐?’라고 물으실 때, 나는 어떻게 기억해 달라고 주님께 말씀드릴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말한 느헤미야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질문을 드린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약속의 말씀과 자신이 감당한 노력을 기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 앞에서 “나의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릴 만한 것이 있습니까? 그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을 생각하면서 느헤미야의 이야기로 함께 들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느헤미야는 그의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 무엇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했을까요?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느헤미야의 기도는 1장 8~9절에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만일 너희가 범죄하면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 흩을 것이요 만일 내게로 돌아와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너희 쫓긴 자가 하늘 끝에 있을지라도 내가 거기서부터 그들을 모아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제 청하건대 기억하옵소서 (느 1:8~9)

 

그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총독의 직분과 모든 개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기도는 조금 전에 읽어 드린 말씀 그대로입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했던 약속인 “하나님을 멀리하면 하나님께서 백성을 흩으시고, 백성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면 다시 정한 자리로 그들을 불러들이신다.”라는 말씀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말씀을 이제 기억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기억하다’에 사용되는 히브리어는 ‘자카르’(זָכַר[zakar], remember)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느헤미야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우선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모세에게 하신 그 약속을 기억하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시지요?’라는 물음입니다. 동시에 하나님 말씀의 확실성을 신뢰하며 붙잡겠다는 단호한 태도입니다. 이 질문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 과거에 하신 이 약속은 변치 않은 것이죠? 제가 이 약속을 붙잡고 예루살렘에서 개혁을 이루어 보려고 합니다. 하나님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종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아빠, 전에 아빠가 나에게 약속한 것 잊지 않았죠? 만약에 내가 학교에서 1등 하면 핸드폰 바꿔 준다고 했죠? 그러니까 아빠 절대로 잊지 마세요.” 이런 이야기와 비슷한 것입니다. 지금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약속을 먼저 붙잡으면서 “하나님, 이 약속 기억하시지요?”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해 보겠다고 고백하는 결의에 찬 기도입니다. 약속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들어 있는 태도입니다. 느헤미야는 이렇게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가지고 예루살렘의 개혁과 성벽을 수축하는 일을 감당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그가 개혁자로 서는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는 출발하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았습니다.

두 번째로 ‘기억하소서’라고 하는 탄원은 5장에 나옵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느 5:19)

 

무언가 자신 있는 태도입니다. 무언가 좀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당하게 말하기를 “내가 하나님께 한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이야기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상 받을 만한 일을 했습니다. 하나님, 이것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그는 이렇게 하나님께 당당하게 이것 좀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이 기도는 그가 예루살렘의 총독으로서 공적인 직위를 감당하던 그의 삶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기도의 앞부분을 보면 “그가 총독으로서 봉사하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녹을 받지 않았다”(느 5:14)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다른 총독들과는 달리 올바른 총독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나보다 먼저 총독을 지낸 이들은 백성에게 힘겨운 세금을 물리고, 양식과 포도주와 그 밖에 하루에 은 사십 세겔씩을 백성에게서 거두어들였다. 총독들 밑에 있는 사람들도 백성을 착취하였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두려워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느 5:15, 새번역)

 

느헤미야가 이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총독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바른 삶을 살았다. 다른 이들을 착취하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받아야 할 녹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성실하게 맡겨 주신 일을 감당했다.

그는 더 나아가서 날마다 자기 집에 있었던 잔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는 유다 사람들과 관리 150여 명이 함께 매일 한 식탁에서 먹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은 매일 소 한 마리와 양 여섯 마리를 내어놓곤 했다고 증언합니다. 어마어마한 희생을 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공적인 사무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그는 열심히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내가 행한 이 모든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저는 이 기도를 참 멋진 기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만함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교만함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하나님 저 잘했죠? 이것만큼은 하나님께서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에게 맡겨 주신 일을 제가 이렇게 잘 감당했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악인들을 판결하는 일과 자신이 성전을 위해 수고한 일을 기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세 번째로 그는 하나님께 또 기억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이 기도의 내용은 조금 흥미롭습니다. 좀 뜻밖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악인들이 느헤미야에게 행한 모든 악한 일들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느헤미야서를 보면 끊임없이 그의 개혁을 반대하고 방해한 사람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산발랏, 도비야 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모함하는 글을 왕에게 써서 조서를 올리기도 했고, 또 죽일 음모를 꾸며 여러 번 그를 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 성전 안에 자기 방을 몰래 만들어 살기도 했던 참으로 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악한 사람들의 이름이 느헤미야서에 나옵니다. 느헤미야는 그들의 소행을 하나님께서 꼭 기억해 달라고, 마치 고자질을 하듯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도비야와 산발랏과 여선지 노아댜와 그 남은 선지자들 곧 나를 두렵게 하고자 한 자들의 소행을 기억하옵소서 하였노라 (느 6:14)

 

“나에게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하나님, 이 사람들을 잊지 말고 원수를 좀 갚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기도입니다. 이 말에 숨겨진 뜻은 이 뜻입니다. ‘하나님, 내가 직접 원수를 갚지 않으렵니다. 내가 이 일에 관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정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이 문제에 관여해 주실 줄로 굳게 믿고 살겠습니다.’라는 고백이죠.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마땅히 선한 일을 해야 할 제사장들의 탈선에 대해서도 기도합니다. 탈선들, 다시 말하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아니하고 악한 일에 가담하고 잘못된 일에 빠져든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향하여 하나님께 이렇게 탄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하나님이여 그들이 제사장의 직분을 더럽히고 제사장의 직분과 레위 사람에 대한 언약을 어겼사오니 그들을 기억하옵소서 (느 13:29)

 

하나님의 백성들을 잘 관리해야 할 임무를 맡은 제사장 중에 탈선하던 사람들이 일부 있었습니다. 느헤미야서에도 그런 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들을 직접 처리하려고 하지 아니합니다. 대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들을 온전하게 정의롭게 처단해 주십시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자신이 그들에게 직접 징벌을 내리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악함을 심판하시고 적절히 보응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악인의 왕성함이나 또는 지도자들이 탈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계시는지 질문을 던질 때가 있죠. 이런 하나님이라면 안 믿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계심의 진실성을 믿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반드시 처단하시고 징벌하시며 바로 세우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 그들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로 그는 또다시 기억해 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제사장 중에 탈선하고 악한 일에 가담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하나님의 일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들 중에는 올바르게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먹을 것을 제대로 얻을 수가 없어서 생계를 위해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원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12지파를 세우신 다음에 11지파에게는 땅을 분깃으로 주시고 그 땅에서 소산을 얻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레위 지파만큼은 땅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분깃이 아닌 첫 곡식들과 십일조를 통해서 하나님께 드려지고 남은 것을 레위인들과 제사장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갈수록 그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인지 많은 지파의 사람들은 십일조를 내지 못했습니다. 첫 곡식을 하나님께 바치기도 어려워했고, 하나님께 무언가를 드리는 일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믿음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죠. 그것을 본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린 재물을 받게 하고 성전 예배를 이어 갈 수 있게 합니다.

보이는 성전으로서 스룹바벨 성전은 오래전에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전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레위인들과 제사장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제사장들을 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성전세를 내게 합니다. 또한 첫 곡식과 십일조를 바치게 하는 등의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안식일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장사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도 막습니다. 온전한 제사가 드려질 수 있도록 모든 일을 감당해 냅니다. 이 모든 일을 마친 후에 느헤미야는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를 기억하옵소서 내 하나님의 전과 그 모든 직무를 위하여 내가 행한 선한 일을 도말하지 마옵소서 (느 13:14)

 

이 기도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한 일,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일을 위하여 한 일을 하나님 기억하여 주십시오. 이것을 도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가 기도한 기도의 제목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정말 알맞은 기도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첫째로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을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저는 이 말씀 붙잡고 갈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공적인 직무를 잘 감당했습니다.”, 셋째로 “하나님,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악을 행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그들을 직접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기억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내가 교회와 하나님의 일, 성전을 위하여 한 일을 기억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그는 기도했습니다. 그는 아마 하나님 앞에 대면하여 섰을 때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 멋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이런 권면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도 느헤미야처럼 당당하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며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 주시길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말씀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목사님, 그 말씀 조금 더 일찍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이미 다 늙어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힘도 없고요. 이미 공직도 다 물러나고 권한도 없습니다. 또 교회에서도 이미 모든 직분을 다 내려놔서 이제 더 이상 할 게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또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느헤미야보다는 산발랏, 도비야 같습니다. 나는 못된 짓만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하나님 앞에 무엇으로 나를 기억해 달라고 감히 이야기하겠습니까?”

저도 사실은 느헤미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희망이 되는 말씀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신약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말씀이 저의 시선에 들어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던 장면입니다. 그 장면에서 한 강도가 예수님께 이렇게 기도하지 않습니까?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눅 23:42)

 

이 강도에게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할 만한 내용이 있었을까요? 어떤 자랑거리가 있었을까요? 그는 많은 죄를 짓고 사형 선고를 받아 지금 십자가에 달려 죽어 가는 중입니다. 내놓을 것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그는 예수님께 ‘내가 한 이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하기를 “주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가실 때에 나를 좀 기억해 주십시오.” 이 기도의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저는 죄인입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고, 하나님께 드린 것도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을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나를 기억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것이 강도의 기도였습니다.

이것이 구약과 신약을 나누는 매우 중요한 관점의 차이기도 합니다. 구약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물론 신약에서도 그 고민이 있지만, 그보다 ‘나 같은 죄인도 주님께서 사랑하신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강도가 주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나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기억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때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혜받은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느헤미야와 같이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결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나의 죄가 너무 커서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주님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를 기억하소서. 나 같은 죄인을 기억하소서.” 그때 주님은 우리를 맞아 주시고, 우리를 새롭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이 믿음으로 살아가는 소망의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 9월 1일 주일 구역(가정예배자료

하나님이여이것을 기억하소서” (느 13장 28-31)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446장, 401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느 13장 28-31절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 으로 접속. 9월 1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인간은 어떤 존재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랄까요? 내가 하나님 앞에 서는 날, 내가 살아왔던 모든 삶 중에서 하나님이 어떤 것들을 기억해 주시면 좋을까요?

 

설교의 요약

느헤미야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는 3차 귀환 그룹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바사의 고위 관료였는데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총독이 된 느헤미야는 백성들과 함께 성벽을 재건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느헤미야서 본문에 종종 나오는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은 바로 “하나님, 나를 기억하여 주십시오”라는 문장입니다. 느헤미야는 어떤 내용을 기억해 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하였을까요?

 

첫 번째로 느헤미야는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흩어진 자들이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고 모세에게 하신 그 말씀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에는 “그 약속 잊지 않으셨지요? 이제 그 약속대로 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그 약속대로 해 주셔야 합니다”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두 번째로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행한 일을 기억해 달라고 탄원합니다. 그는 자신을 희생하며 백성들을 돌보았는데 그의 진실된 마음과 헌신을 기억해 달라고 탄원합니다.

 

세 번째로 느헤미야는 개혁에 반대했던 악인들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들은 모함하는 글을 왕에게 올리기도 하고 죽일 음모를 꾸미기도 하는 등 악한 일을 했습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께서 이러한 악함에 대해 심판하시고 보응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네 번째로 느헤미야는 온전한 성전 제사의 회복을 위해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백성들로부터 분깃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한 일을 기억해 달라고 탄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느헤미야처럼 멋진 기도를 드릴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기억해 달라고 말했던 사람들이 성경에 많이 나오는데 그중의 한 사람이 바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입니다. 그는 주님께 이렇게 청원합니다.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이것은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기억하여 주시며 구원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느헤미야 같은 멋진 인물이 되어 주님 앞에서 내가 행한 일을 기억해 달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우리는 주님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 나를 기억하소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구원하소서” 우리 주님은 우리의 이러한 탄원을 결코 무시하시거나 물리치지 않으실 것입니다.

 

나누기

  • 여러분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나요? 함께 나누어 봅시다.
  • 오늘 본문의 말씀에 비추어 ‘나를 기억하여 주소서’라는 기도를 여러분이 드린다면 여러분의 기도는 어떤 의미의 기도인가요?

 

마무리 기도

사랑의 하나님, 참으로 부족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느헤미야처럼, 주님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행한 일을 말하며 주님께서 기억하여 주시길 간구하길 원하오나 우리의 연약함으로 감히 주님께 나아갈 수 없사오니 주님, 우리의 부족함을 불쌍히 여기시고, 나를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늘 바르게 살기를 원하나, 그렇지 못할지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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