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 구독

ic_info구독 사용방법

해당 카테고리에 새로운 콘텐츠를 모아보기 원하시면 구독을 추가해주세요 마이페이지 > 내구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ic_info

훌에게 배우는 숨은 리더십

출애굽기 17:8~13

김경진 목사

2025.11.09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중요한 일을 맡은 훌을 다시 주목해 봐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귀에 익숙하지 않은 한 사람의 이름을 주목하려고 합니다. 그의 이름은 ‘훌’입니다. 처음 듣는 이름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많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아론과 훌’이라는 표현을 들으시면 ‘아하!’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훌의 이름은 족보에 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성경의 역사적인 상황에 딱 두 번 등장합니다. 그런데 두 번 모두 아론과 함께 거명되었습니다. 이 두 번도 ‘아론과 훌’이라는 표현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훌의 이름만 따로 떼어서 부르면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훌에게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에게서 배울 만한 리더십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 훌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살펴보려고 합니다.
훌은 유다 지파의 자손으로 소개되는 인물입니다. 훌(חוּר[Hur])이라는 이름은 ‘희다’(white)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그래서 훌의 이름에는 ‘희다’라는 뜻과 더불어 ‘눈부시게 깨끗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희고, 눈부시게 깨끗하고,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훌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주로 ‘스타’라고 말하죠. 또한 영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타와 영웅은 세상에서 우리의 시선을 끄는 인물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빛나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훌은 정작 자기 자신이 빛나는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는 아론과 협력하면서 모세를 붙들고 이스라엘 전체를 빛나게 하는 조력자로서 고귀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을 정리해서 말한다면 ‘숨겨진 리더십’, ‘드러나지 않는 리더십’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훌은 성경에 짧게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바꾼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이제 그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했을 때입니다. 그들은 이미 기적적으로 홍해를 건넜습니다. 그리고 신광야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때 그들은 배고픔을 느끼며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하였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습니다. 잠시 신광야에 머물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처를 옮겨서 르비딤에 정착하였습니다. 르비딤에 이르렀을 때는 물이 모자랐습니다. 또 불평하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반석에서 물이 솟아나도록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르비딤에 잠시 정착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에 첫 번째로 지역 사람들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에 첫 번째로 맞게 된 전투가 아말렉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그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첫 번째로 맞닥뜨린 아말렉과의 전쟁을 어떻게 감당했을까요?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안에 담겨 있죠. 성경을 읽으신 분들은 그 내용을 잘 아실 것입니다. 전쟁이 시작될 때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장정들을 뽑아서 아말렉과 싸우러 나가시오.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산꼭대기에 서 있겠소.” (출 17:9, 새번역)

그리고 다음날 여호수아는 모세의 말대로 병사들을 데리고 아말렉과 싸우러 나갑니다. 모세는 언덕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모세와 함께 아론과 훌도 산꼭대기 위로 올라갔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흥미롭게도 이스라엘 백성이 치르게 된 이 첫 전쟁은 상식적인 틀에서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전쟁은 칼을 들고 나간 병사들이나 여호수아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지 않았습니다. 지팡이를 들고 언덕 위에 서 있는 모세의 손이 내려가면 아말렉이 우세하고, 그의 손이 올라가면 아말렉이 패하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이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손을 높이 들고 있는 모세의 손이 올라갔느냐, 내려갔느냐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이것을 본 아론과 훌은 모세가 피곤하여 팔을 늘어뜨리지 못하도록 합니다. 우선 돌을 하나 가져다가 모세를 자리에 앉힙니다. 그리고 한쪽 손은 아론이 붙잡고, 다른 한쪽 손은 훌이 붙잡습니다. 그들은 양쪽에서 온종일 모세의 팔을 붙들어 올렸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모세의 손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승리에 훌의 공헌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쟁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묘한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정말 공헌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누구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목숨을 걸고 칼 들고 싸운 여호수아와 병사들은 우리 덕에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가 하나님 앞에서 지팡이를 들고 손을 높이 쳐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세의 공로가 더 크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못지않은 공헌을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론과 훌입니다. 그들은 모세의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하였고, 온종일 그의 팔을 지탱해 주었습니다. 실은 어느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공헌들입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빛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아마도 아론과 훌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빛나는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들이 없었더라면 승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가장 필요한 곳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하였지만, 드러나지 않은 셈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아론과 훌이 보여 준 충성스러운 모습입니다. 우리는 종종 빛나는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가 있습니다. 빛나는 자리 옆이나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조력자들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없다면 빛나는 사람도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1987년에 나온 덴마크 영화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영화인데, 저는 그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덴마크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 한 신앙공동체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신앙의 실천과 봉사를 하며 살아가는 영적인 리더들이 있었는데, 그중 ‘마르티나’와 ‘필리파’라는 두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프랑스 왕궁에서 일하던 유명한 요리사가 피할 곳을 찾아서 그 마을에 들어옵니다. 그의 이름은 ‘바베트’였습니다. 그곳에서 바베트는 함께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식사를 담당합니다. 식사의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이후 바베트는 날마다 두 자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해 주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식사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이 영화 장면 중에 한 노인이 바베트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 바베트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는 마르티나와 필리파 자매가 주님의 일을 잘하도록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이 말은 영화에서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저의 마음에 깊이 들어왔던 말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베트의 만찬의 이 장면이 오늘 아말렉과의 전투 장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 이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기도하지 않았을까요?

“하나님, 아론과 훌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은 모세가 손을 잘 들고 있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훌의 숨겨진 리더십은 섬김과 인내로 혼자가 아니라 함께 빛나게 합니다.>

저는 아론과 훌의 모습에서 두 가지 의미를 봅니다. 첫째로는 ‘부족한 부분을 알고 채워 주는 섬김’입니다. 모세가 손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의 손이 내려가면 이스라엘이 패하고 올라가면 승리합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아론과 훌은 모세가 더 이상 홀로 손을 들고 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줍니다. 그들은 모세의 손이 내려갈 때 모세의 손에서 지팡이를 빼앗아 자기 손으로 직접 높이 드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도, 모세와 경쟁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모세의 손을 붙들어 주었습니다.
한번 상상해 봅니다. 모세의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습니다. 그러면 모세의 어느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었을까요? 그 사실을 알 수는 없습니다. 성경도 그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한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 지팡이를 든 손을 받치고 있었을까요? ‘아론과 훌’이라는 이름의 순서를 보거나 성경에 나오는 중요성을 볼 때, 아마도 아론이 지팡이를 든 손을 받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훌은 어느 손을 붙들고 있었을까요?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 주목받지 않는 모세의 다른 손을 떠받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멀리서 지팡이를 높이 들고 있는 모세가 눈에 들어왔겠죠. 별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드러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옆에 지팡이를 든 손을 떠받치고 있는 아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아론의 모습 역시 매우 빛났을 것입니다. 반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모세의 다른 손을 떠받치고 있는 훌은 백성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훌은 모세의 그 손을 붙들고 서 있습니다.
이렇듯 ‘빛나다’라는 이름 뜻을 가진 훌은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 함께 빛이 납니다. 모세는 훌륭한 리더였지만, 혼자서 승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훌이 보여 준 리더십은 ‘나’(I)가 아니라 ‘우리’(We)가 함께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훌의 숨겨진 리더십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까지 이 일을 했습니까? 해가 지고 이스라엘이 마침내 승리할 때까지 그는 그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아론과 훌이 보여 준 의미는 ‘인내’입니다. 둘은 끝까지 그 일을 감당해 냅니다. 피곤하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갈증과 배고픔도 컸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 주목받지 않는 자리에서 인내하며 승리하는 때까지 자리를 지켜 냅니다.
높은 자리, 빛나는 자리에 있을 때보다,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신실하게 마지막까지 견뎌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충성을 지키는 것은 그냥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 교회 안에도 그런 분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수십 년간 교회학교 교사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자리를 날마다 지키고 있는 훌륭한 교사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찬양대원으로 섬기면서 10년, 20년, 30여 년 이상을 지켜 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봉사의 자리를 메꾸면서 교회를 지탱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이 시대의 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숨을 다해 백성들을 바른길로 이끌고자 했습니다.>

훌과 관련한 두 번째 역사적인 이야기는 출애굽기 24장에 나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대면하고 율법을 받아 내려오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훌의 이름은 마지막 등장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네가 그들을 가르치도록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판을 네게 주리라 모세가 그의 부하 여호수아와 함께 일어나 모세가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가며 장로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여기서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기까지 기다리라 아론과 훌이 너희와 함께 하리니 무릇 일이 있는 자는 그들에게로 나아갈지니라 하고 (출 24:12~14)

모세는 40일 동안 하나님께 율법을 받으러 시내산으로 올라가면서 자신을 대리하여 백성들의 문제를 처리할 사람으로 아론과 훌을 지목하였습니다. “누구든지 너희 중에 일이 있거든 그들에게 나가서 문제를 해결하라”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모세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 ‘아론과 훌’이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모세의 빈자리를 대리할 정도로 리더십을 발휘할 만한 사람도 아론과 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후의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아론이 만든 금송아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출애굽기 24장에서 모세가 시내산으로 올라가서 하나님께로부터 말씀들을 받습니다. 그 이야기가 31장까지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계명들이 하나씩 쌓여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내산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출애굽기 32장이 되면 시내산 밑에서 모세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장면이 바뀝니다.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출 32:1~2)

그리고 금송아지를 만듭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시내산에 올라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는 이 장면을 보면서 조금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들이 40일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신을 찾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만으로도 매우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어떻게 아론이 그들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였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아론은 백성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성경은 훌에게도 책임을 맡겼다고 말하는데, 훌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겨납니다. 놀랍게도 성경은 이후에 훌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훌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사실 성경에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기록한 다른 책에는 이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유대인이 사용하는 ‘탈무드’와 ‘미드라시 탄후마’(Midrash Tanchuma), 그리고 ‘루이스 긴즈버그의 유대인 전설’(Louis Ginzberg’s The Legends of the Jews) 같은 책에 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드라시 탄후마에는 이런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을 위한 신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였을 때, 훌은 백성들을 꾸짖고 책망합니다. 그런데 그만 백성들에 의해서 살해를 당합니다. 이에 아론은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금송아지 제작에 응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한 랍비들의 문헌과 전승을 집대성한 책으로 인정받는 루이스 긴즈버그의 유대인 전설에도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훌이 백성들에게 살해당한 후에 아론이 우상 제작에 협력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분명한 것은 성경에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내려왔을 때 훌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성경 본문에 없는 간극을 메우는 이 자료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훌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에 충실히 임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우상을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그들 앞에 나아가서 자신의 책무를 다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백성들에게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그는 역사의 뒤로 사라집니다. 바른길로 가도록 백성을 지도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한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훌의 믿음과 삶은 하나님 앞에 빛났으며, 그의 빛은 후손으로 이어졌습니다.>

‘빛나다’라는 이름을 가진 훌은 어쩌면 그렇게 힘없이 성경에서 사라집니다. 그러나 만약 그가 미드라시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백성들에게 올바르게 증언하다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빛나는 존재로 설 수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구약 다니엘에 이런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단 12:3)

훌은 백성들을 옳은 대로 돌아오게 하려고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별같이 빛나는 존재가 되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는 헌신된 리더였고 자신의 책임을 끝까지 감당하려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충성스럽게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야말로 순수한 신앙으로 눈부시게 깨끗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멋진 숨겨진 훌의 리더십은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요? 그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성경에도 더 이상 그의 사역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는 하늘나라에서 하나님의 큰 상을 받았겠죠. 그것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머지않은 시간 속에서 성경에 그의 이름은 다시 떠오르고 빛납니다.

내가 유다 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살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하나님의 영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정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 하며 보석을 깎아 물리며 여러 가지 기술로 나무를 새겨 만들게 하리라 (출 31:2~5)

하나님만을 섬길 것을 외치다가 금으로 우상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백성들의 요구를 거절하며 책망하다가 죽어 갔을 훌. 그런데 그의 손자인 브살렐을 하나님께서 지명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막을 만드는 일에 부르십니다. 금으로 우상을 만드는 것을 반대하다가 죽은 훌의 손자 브살렐에게 하나님께서 금으로 하나님을 섬길 기구를 만들라고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이 일은 아론에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훌의 손자 브살렐에게 주어진 복이었습니다.
훌의 개인적인 업적은 성경에 짧게 기록되어 있고 그의 신실한 믿음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묻혀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믿음의 유산은 손자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성막을 세우는 위대한 일로 꽃을 피웁니다. 훌은 당대에는 위대한 리더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후대를 믿음의 자녀로 세운 진정한 영적 리더가 되었습니다.
훌의 리더십을 다시 정리해 봅니다. 그는 헌신된 사람이었고, 주목받지 않는 곳에서 끝까지 인내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알고 있었고, 죽음을 무릅쓰고도 바른 신앙을 지켜 낸 사람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눈부시게 깨끗한 사람, 순결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만약 훌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면 그는 어디쯤에 앉아 있을까요? 어쩌면 비어 있는 찬양대의 자리에 앉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비어 있는 맨 앞자리일지도 모릅니다. 또 어느 예배의 자리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자기의 일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 빈자리, 사람들이 잘 앉지 않는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느 구석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훌의 삶과 신앙을 높이 사셨습니다. 그의 손자를 성막을 완성하는 책임자로 우뚝 세우시고 그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훌의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지금 나만 알고 있는 희생, 아무도 몰라주는 자리, 아무도 모르는 헌신을 내가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혹시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를 기억하시고 그의 자손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이루셨음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묵묵히 버티고, 채워 주고, 책임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숨은 리더십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삶의 모든 자리에서 훌처럼 헌신하는 복된 리더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Hur’s Hidden Leadership

Numbers 17:8-13

Today, I want to draw your attention to a slightly unfamiliar name: Hur. Many of you might think you are hearing this name for the first time. However, when I mention “Aaron and Hur,” some of you may think, “Ah, now that sounds more familiar!”

Aside from genealogies, Hur’s name appears in the Bible only twice in historical contexts. In both instances, he is introduced alongside Aaron as “Aaron and Hur.” Because of this, mentioning Hur’s name independently seems a bit awkward.

So, is there anything special we can learn from him? Does he display any particular leadership qualities? Today, we will take a closer look at this somewhat veiled person—Hur.

Hur is introduced as a descendant of the tribe of Judah.

The name “Hur (חוּר)” derives from “white.” Therefore, the meaning of Hur’s name includes whiteness, radiant purity, and shining brilliance. In other words, Hur’s name means “white, dazzlingly pure, and shining.”

People who play dazzling roles are usually called “stars.” They are also called “heroes.” Those who attract our attention in the world are stars and heroes, and we envy them.

But Hur, whose name means “shining,” does not shine himself. Despite the meaning of his name, Hur does not try to shine on his own. Instead, he supports Moses and collaborates with Aaron, serving as a noble helper and helping all of Israel to shine.

Today, we will explore this admirable leadership of Hur. His leadership can be summed up as a hidden leadership that doesn’t reveal itself.

Hur is mentioned only briefly in the Bible, but he plays a crucial role in two decisive moments that changed Israel’s history. Now, let’s take a deeper look at his life.

It was when the Israelites had escaped from Egypt and crossed the Red Sea. They passed through the wilderness of Sin, where God provided manna and quail for them to eat. Then, they left the wilderness of Sin and camped at Rephidim. While they were staying at Rephidim, Israel faced their first attack from the local people living in that area.

The first battle Israel fought after escaping from Egypt was this very war against the Amalekites. Today’s passage is about this battle.

How did Israel carry out this first battle against Amalek? A very interesting story is found in this event.

When the battle began, Moses commanded Joshua:

“Choose some men to go out and fight the army of Amalek for us. Tomorrow, I will stand at the top of the hill, holding the staff of God in my hand.” (Exodus 17:9 NLT)

The next day, Joshua went out to fight the Amalekites as Moses commanded, and Moses went to the top of the hill. The Bible also mentions that Aaron and Hur went up the hill with Moses.

Interestingly, this first battle of Israel was not carried out in a conventional way. It was not the soldiers wielding swords or Joshua who determined the victory or defeat.

When Moses, standing with his staff in his hand, lowered his hand, the Amalekites would gain the advantage; but when he raised it, the Israelites would be winning. The outcome of the battle depended entirely on whether Moses’ hand, raised toward God’s throne, went up or down.

Seeing this, Aaron and Hur did everything they could to prevent Moses’ hand from growing tired and drooping. They first brought a stone for Moses to sit on, and then they each held up Moses’ arms—Aaron on one side and Hur on the other. They stood on either side, holding up Moses’ arms all day long, so that his hands would not fall until sunset.

As a result, Israel won the battle.

So, who contributed the most to this victory? Who was it that made it possible for Israel to win against Amalek?

Perhaps Joshua and the soldiers, who fought with swords and risked their lives, would say, “We brought the victory.”

But if Moses had not raised his staff and kept his hands lifted before God, Israel would not have won the battle. In this sense, we can say Moses’ contribution was great. However, there were still others whose contributions were just as important—Aaron and Hur. They held up Moses’ arms all day long so his hands would not come down.

All the above contributions cannot be ignored. Yet, if we were to pick the contribution that shines the least, wouldn’t it be that of Aaron and Hur? They were not in the spotlight. But without them, there wouldn’t have been a victory.

They did critical work in the most needed place; yet they didn’t reveal themselves. How difficult it must have been. But they did not give up until the very end. That is the faithfulness displayed by Aaron and Hur.

We often envy those working in shining positions. But there are equally important roles besides them. People who faithfully do their jobs alongside the shining ones.

Babette’s Feast is a Danish film released in 1987. I remember being deeply moved by it.

In a small Danish seaside village, there is a Lutheran community where people live in faith and service. There, two devout sisters, Martine and Filippa, live practicing beautiful faith and service. One day, Babette, a French refugee who was a renowned chef at the French royal court, seeks shelter with them. She starts living with them as their housekeeper. From the day Babette arrives, their meals taste much better. Babette spends each day serving and preparing food for the sisters and their neighbors.

One scene from the movie that left an impression on me was when an elderly man, eating the food prepared by Babette, prays like this to God:

“God, I pray for Babette. She is helping Martine and Filippa to do Your work well.”

I think that Israel’s battle against the Amalekites is similar to this very scene from Babette’s Feast.

Couldn’t someone watching this battle pray like this?

“God, I pray for Aaron and Hur. They are helping Moses raise his hands.”

From the actions of Aaron and Hur I learn two things.

First, they served after observing what was lacking and filled that lack. When Moses’ hands went up, the Israelites were winning; when they went down, they were losing. Aaron and Hur saw this! They also realized that Moses could not keep standing and lifting his hands for a long time. So they filled that gap, that lack.

They could have taken the staff from Moses’ hand when it was about to fall, and held it up themselves. But they didn’t. They didn’t try to take Moses’ place. They did not compete with Moses.

Imagine this. Moses is holding the staff in his hand. Which hand do you think the staff was in? We can’t know for sure. Most likely in his right hand. Then, who was supporting the right hand? We cannot be certain. But considering the order of the names—Aaron and Hur—and their significance in the Bible, it was probably Aaron who held up the hand with the staff. This means Hur was most likely supporting Moses’ empty hand.

From afar, the Israelites probably saw Moses holding the staff and Aaron supporting Moses’ hand with the staff. The two would certainly have stood out. But Hur, supporting Moses’ empty hand, would not have been as visible to the people. Yet Hur continued to support Moses’ arm.

As such, Hur, whose name means “shining,” stays away from the spotlight and helps others shine. By doing so, he shines together. Moses was a great leader, but he could not achieve victory alone. The leadership shown by Hur demonstrates that God’s work is completed through “us,” not “me.” This is the hidden, wonderful leadership of Hur.

Hur does not compete with Aaron either. He helps Moses and collaborates with Aaron. He makes up for what is lacking. How long did he do this? Until sunset, when Israel finally achieved victory.

The second lesson we learn from Aaron and Hur is perseverance. The two carried out their work to the end. They would have been exhausted. It would have been hard. They would have been thirsty and hungry. Yet, they kept their positions until the end. With perseverance, they remained in their hidden, unnoticed places.

True hidden leadership is revealed not when you are in a high position, but when you faithfully carry out the small roles given to you until the end. There are people who serve diligently in unseen places—Sunday school teachers who have been teaching kids for decades, choir members, and people who fill the gaps unnoticed.

I think these people are the “Hurs” of our time.

The second historical story related to Hur is found in Exodus 24. It is the story where Moses goes up Mount Sinai to confront God and receives God’s laws. Hur appears once again for the final time:

“The Lord said to Moses, ‘Come up to me on the mountain and stay here, and I will give you the tablets of stone with the law and commandments I have written for their instruction.’ Then Moses set out with Joshua his aide, and Moses went up on the mountain of God. He said to the elders, ‘Wait here for us until we come back to you. Aaron and Hur are with you, and anyone involved in a dispute can go to them.’” (Exodus 24:12-14 NIV)

When Moses went up Mount Sinai for 40 days to receive God’s laws, he appointed Aaron and Hur to handle the people’s issues. He went up the mountain after telling the people to go to Aaron and Hur if they had a problem.

It appears Moses trusted Aaron and Hur to act as responsible leaders in his stead.

But what happened after that? Those familiar with the story will remember the golden calf Aaron made. After Exodus 24, Moses goes up Mount Sinai to receive God’s laws. This story continues until chapter 31. Then chapter 32 begins with this scene:

“When the people saw that Moses was so long in coming down from the mountain, they gathered around Aaron and said, ‘Come, make us gods who will go before us. As for this fellow Moses who brought us up out of Egypt, we don’t know what has happened to him.’ Aaron answered them, ‘Take off the gold earrings that your wives, your sons and your daughters are wearing, and bring them to me.’” (Exodus 32:1-2)

Here we are confused. It is hard to understand how Israel could ask Aaron to make a god to guide them; but it is even harder to comprehend how Aaron could so easily have complied with their request.

What happened in that interim that made Aaron comply with them so easily? Another question arises. What was Hur doing during that time?

Surprisingly, Hur does not appear in the Bible after this. Where did he go?

The Bible does not provide any clues to resolve our curiosity about Hur. However, other books and narratives of the Jewish tradition contain stories that shed light on this question.

Stories about Hur appear in the Talmud, Midrash Tanchuma, and Louis Ginzberg’s Legends of the Jews, among other Jewish texts.

Midrash Tanchuma records that when the Israelites demanded they be given a god to worship, Hur scolded the people but was ultimately killed by them. Because of this, Aaron was frightened and agreed to craft the golden calf.

Louis Ginzberg’s Legends of the Jews, a synthesis of rabbinic writings and traditions, also mentions that after Hur was murdered by the people, Aaron collaborated in making the idol.

This is an interesting story, and it helps us understand parts that the Bible doesn’t mention. What is certain is that Hur does not appear in the Bible when Moses comes down from Mount Sinai. Nor does he show up afterward.

Though these stories fill gaps not covered in the Bible, their significance is great. It is likely that Hur fulfilled his duty faithfully in guiding the people, and as a result, he was killed by them.

He disappears into the backdrop of history. Hur, who faithfully led the people along the right path, was quietly slain without anyone noticing. Hur, whose name means “shining,” fades powerlessly in the biblical story. But if, as the Midrash suggests, he was killed, then he would have become a shining person before God.

The Book of Daniel says:

“Those who are wise will shine like the brightness of the heavens, and those who lead many to righteousness, like the stars for ever and ever.” (Daniel 12:3 NIV)

Dear beloved saints, now we know the story of Hur. If you are worn out because of “this sacrifice that only I know about” or “this devotion no one recognizes,” remember this: God remembered Hur.

When we quietly endure, fill in gaps, and fulfill our responsibilities, God will do amazing things through our hidden leadership. May we become blessed leaders who dedicate ourselves like Hur in every position in our lives.

btn_switch

출애굽기 17:8~13

8

그 때에 아말렉이 와서 이스라엘과 르비딤에서 싸우니라

9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를 위하여 사람들을 택하여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라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 꼭대기에 서리라

10

여호수아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훌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11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12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13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쳐서 무찌르니라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중요한 일을 맡은 훌을 다시 주목해 봐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귀에 익숙하지 않은 한 사람의 이름을 주목하려고 합니다. 그의 이름은 ‘훌’입니다. 처음 듣는 이름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많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아론과 훌’이라는 표현을 들으시면 ‘아하!’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훌의 이름은 족보에 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성경의 역사적인 상황에 딱 두 번 등장합니다. 그런데 두 번 모두 아론과 함께 거명되었습니다. 이 두 번도 ‘아론과 훌’이라는 표현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훌의 이름만 따로 떼어서 부르면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훌에게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에게서 배울 만한 리더십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 훌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살펴보려고 합니다.
훌은 유다 지파의 자손으로 소개되는 인물입니다. 훌(חוּר[Hur])이라는 이름은 ‘희다’(white)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그래서 훌의 이름에는 ‘희다’라는 뜻과 더불어 ‘눈부시게 깨끗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희고, 눈부시게 깨끗하고,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훌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주로 ‘스타’라고 말하죠. 또한 영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타와 영웅은 세상에서 우리의 시선을 끄는 인물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빛나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훌은 정작 자기 자신이 빛나는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는 아론과 협력하면서 모세를 붙들고 이스라엘 전체를 빛나게 하는 조력자로서 고귀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을 정리해서 말한다면 ‘숨겨진 리더십’, ‘드러나지 않는 리더십’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훌은 성경에 짧게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바꾼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이제 그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했을 때입니다. 그들은 이미 기적적으로 홍해를 건넜습니다. 그리고 신광야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때 그들은 배고픔을 느끼며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하였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습니다. 잠시 신광야에 머물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처를 옮겨서 르비딤에 정착하였습니다. 르비딤에 이르렀을 때는 물이 모자랐습니다. 또 불평하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반석에서 물이 솟아나도록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르비딤에 잠시 정착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에 첫 번째로 지역 사람들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에 첫 번째로 맞게 된 전투가 아말렉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그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첫 번째로 맞닥뜨린 아말렉과의 전쟁을 어떻게 감당했을까요?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안에 담겨 있죠. 성경을 읽으신 분들은 그 내용을 잘 아실 것입니다. 전쟁이 시작될 때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장정들을 뽑아서 아말렉과 싸우러 나가시오.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산꼭대기에 서 있겠소.” (출 17:9, 새번역)

그리고 다음날 여호수아는 모세의 말대로 병사들을 데리고 아말렉과 싸우러 나갑니다. 모세는 언덕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모세와 함께 아론과 훌도 산꼭대기 위로 올라갔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흥미롭게도 이스라엘 백성이 치르게 된 이 첫 전쟁은 상식적인 틀에서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전쟁은 칼을 들고 나간 병사들이나 여호수아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지 않았습니다. 지팡이를 들고 언덕 위에 서 있는 모세의 손이 내려가면 아말렉이 우세하고, 그의 손이 올라가면 아말렉이 패하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이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손을 높이 들고 있는 모세의 손이 올라갔느냐, 내려갔느냐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이것을 본 아론과 훌은 모세가 피곤하여 팔을 늘어뜨리지 못하도록 합니다. 우선 돌을 하나 가져다가 모세를 자리에 앉힙니다. 그리고 한쪽 손은 아론이 붙잡고, 다른 한쪽 손은 훌이 붙잡습니다. 그들은 양쪽에서 온종일 모세의 팔을 붙들어 올렸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모세의 손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승리에 훌의 공헌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쟁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묘한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정말 공헌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누구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목숨을 걸고 칼 들고 싸운 여호수아와 병사들은 우리 덕에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가 하나님 앞에서 지팡이를 들고 손을 높이 쳐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세의 공로가 더 크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못지않은 공헌을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론과 훌입니다. 그들은 모세의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하였고, 온종일 그의 팔을 지탱해 주었습니다. 실은 어느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공헌들입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빛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아마도 아론과 훌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빛나는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들이 없었더라면 승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가장 필요한 곳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하였지만, 드러나지 않은 셈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아론과 훌이 보여 준 충성스러운 모습입니다. 우리는 종종 빛나는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가 있습니다. 빛나는 자리 옆이나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조력자들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없다면 빛나는 사람도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1987년에 나온 덴마크 영화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영화인데, 저는 그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덴마크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 한 신앙공동체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신앙의 실천과 봉사를 하며 살아가는 영적인 리더들이 있었는데, 그중 ‘마르티나’와 ‘필리파’라는 두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프랑스 왕궁에서 일하던 유명한 요리사가 피할 곳을 찾아서 그 마을에 들어옵니다. 그의 이름은 ‘바베트’였습니다. 그곳에서 바베트는 함께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식사를 담당합니다. 식사의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이후 바베트는 날마다 두 자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해 주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식사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이 영화 장면 중에 한 노인이 바베트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 바베트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는 마르티나와 필리파 자매가 주님의 일을 잘하도록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이 말은 영화에서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저의 마음에 깊이 들어왔던 말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베트의 만찬의 이 장면이 오늘 아말렉과의 전투 장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 이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기도하지 않았을까요?

“하나님, 아론과 훌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은 모세가 손을 잘 들고 있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훌의 숨겨진 리더십은 섬김과 인내로 혼자가 아니라 함께 빛나게 합니다.>

저는 아론과 훌의 모습에서 두 가지 의미를 봅니다. 첫째로는 ‘부족한 부분을 알고 채워 주는 섬김’입니다. 모세가 손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의 손이 내려가면 이스라엘이 패하고 올라가면 승리합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아론과 훌은 모세가 더 이상 홀로 손을 들고 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줍니다. 그들은 모세의 손이 내려갈 때 모세의 손에서 지팡이를 빼앗아 자기 손으로 직접 높이 드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도, 모세와 경쟁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모세의 손을 붙들어 주었습니다.
한번 상상해 봅니다. 모세의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습니다. 그러면 모세의 어느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었을까요? 그 사실을 알 수는 없습니다. 성경도 그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한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 지팡이를 든 손을 받치고 있었을까요? ‘아론과 훌’이라는 이름의 순서를 보거나 성경에 나오는 중요성을 볼 때, 아마도 아론이 지팡이를 든 손을 받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훌은 어느 손을 붙들고 있었을까요?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 주목받지 않는 모세의 다른 손을 떠받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멀리서 지팡이를 높이 들고 있는 모세가 눈에 들어왔겠죠. 별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드러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옆에 지팡이를 든 손을 떠받치고 있는 아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아론의 모습 역시 매우 빛났을 것입니다. 반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모세의 다른 손을 떠받치고 있는 훌은 백성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훌은 모세의 그 손을 붙들고 서 있습니다.
이렇듯 ‘빛나다’라는 이름 뜻을 가진 훌은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 함께 빛이 납니다. 모세는 훌륭한 리더였지만, 혼자서 승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훌이 보여 준 리더십은 ‘나’(I)가 아니라 ‘우리’(We)가 함께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훌의 숨겨진 리더십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까지 이 일을 했습니까? 해가 지고 이스라엘이 마침내 승리할 때까지 그는 그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아론과 훌이 보여 준 의미는 ‘인내’입니다. 둘은 끝까지 그 일을 감당해 냅니다. 피곤하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갈증과 배고픔도 컸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 주목받지 않는 자리에서 인내하며 승리하는 때까지 자리를 지켜 냅니다.
높은 자리, 빛나는 자리에 있을 때보다,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신실하게 마지막까지 견뎌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충성을 지키는 것은 그냥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 교회 안에도 그런 분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수십 년간 교회학교 교사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자리를 날마다 지키고 있는 훌륭한 교사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찬양대원으로 섬기면서 10년, 20년, 30여 년 이상을 지켜 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봉사의 자리를 메꾸면서 교회를 지탱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이 시대의 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숨을 다해 백성들을 바른길로 이끌고자 했습니다.>

훌과 관련한 두 번째 역사적인 이야기는 출애굽기 24장에 나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대면하고 율법을 받아 내려오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훌의 이름은 마지막 등장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네가 그들을 가르치도록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판을 네게 주리라 모세가 그의 부하 여호수아와 함께 일어나 모세가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가며 장로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여기서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기까지 기다리라 아론과 훌이 너희와 함께 하리니 무릇 일이 있는 자는 그들에게로 나아갈지니라 하고 (출 24:12~14)

모세는 40일 동안 하나님께 율법을 받으러 시내산으로 올라가면서 자신을 대리하여 백성들의 문제를 처리할 사람으로 아론과 훌을 지목하였습니다. “누구든지 너희 중에 일이 있거든 그들에게 나가서 문제를 해결하라”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모세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 ‘아론과 훌’이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모세의 빈자리를 대리할 정도로 리더십을 발휘할 만한 사람도 아론과 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후의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아론이 만든 금송아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출애굽기 24장에서 모세가 시내산으로 올라가서 하나님께로부터 말씀들을 받습니다. 그 이야기가 31장까지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계명들이 하나씩 쌓여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내산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출애굽기 32장이 되면 시내산 밑에서 모세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장면이 바뀝니다.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출 32:1~2)

그리고 금송아지를 만듭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시내산에 올라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는 이 장면을 보면서 조금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들이 40일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신을 찾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만으로도 매우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어떻게 아론이 그들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였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아론은 백성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성경은 훌에게도 책임을 맡겼다고 말하는데, 훌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겨납니다. 놀랍게도 성경은 이후에 훌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훌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사실 성경에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기록한 다른 책에는 이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유대인이 사용하는 ‘탈무드’와 ‘미드라시 탄후마’(Midrash Tanchuma), 그리고 ‘루이스 긴즈버그의 유대인 전설’(Louis Ginzberg’s The Legends of the Jews) 같은 책에 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드라시 탄후마에는 이런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을 위한 신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였을 때, 훌은 백성들을 꾸짖고 책망합니다. 그런데 그만 백성들에 의해서 살해를 당합니다. 이에 아론은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금송아지 제작에 응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한 랍비들의 문헌과 전승을 집대성한 책으로 인정받는 루이스 긴즈버그의 유대인 전설에도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훌이 백성들에게 살해당한 후에 아론이 우상 제작에 협력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분명한 것은 성경에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내려왔을 때 훌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성경 본문에 없는 간극을 메우는 이 자료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훌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에 충실히 임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우상을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그들 앞에 나아가서 자신의 책무를 다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백성들에게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그는 역사의 뒤로 사라집니다. 바른길로 가도록 백성을 지도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한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훌의 믿음과 삶은 하나님 앞에 빛났으며, 그의 빛은 후손으로 이어졌습니다.>

‘빛나다’라는 이름을 가진 훌은 어쩌면 그렇게 힘없이 성경에서 사라집니다. 그러나 만약 그가 미드라시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백성들에게 올바르게 증언하다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빛나는 존재로 설 수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구약 다니엘에 이런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단 12:3)

훌은 백성들을 옳은 대로 돌아오게 하려고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별같이 빛나는 존재가 되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는 헌신된 리더였고 자신의 책임을 끝까지 감당하려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충성스럽게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야말로 순수한 신앙으로 눈부시게 깨끗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멋진 숨겨진 훌의 리더십은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요? 그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성경에도 더 이상 그의 사역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는 하늘나라에서 하나님의 큰 상을 받았겠죠. 그것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머지않은 시간 속에서 성경에 그의 이름은 다시 떠오르고 빛납니다.

내가 유다 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살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하나님의 영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정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 하며 보석을 깎아 물리며 여러 가지 기술로 나무를 새겨 만들게 하리라 (출 31:2~5)

하나님만을 섬길 것을 외치다가 금으로 우상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백성들의 요구를 거절하며 책망하다가 죽어 갔을 훌. 그런데 그의 손자인 브살렐을 하나님께서 지명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막을 만드는 일에 부르십니다. 금으로 우상을 만드는 것을 반대하다가 죽은 훌의 손자 브살렐에게 하나님께서 금으로 하나님을 섬길 기구를 만들라고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이 일은 아론에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훌의 손자 브살렐에게 주어진 복이었습니다.
훌의 개인적인 업적은 성경에 짧게 기록되어 있고 그의 신실한 믿음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묻혀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믿음의 유산은 손자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성막을 세우는 위대한 일로 꽃을 피웁니다. 훌은 당대에는 위대한 리더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후대를 믿음의 자녀로 세운 진정한 영적 리더가 되었습니다.
훌의 리더십을 다시 정리해 봅니다. 그는 헌신된 사람이었고, 주목받지 않는 곳에서 끝까지 인내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알고 있었고, 죽음을 무릅쓰고도 바른 신앙을 지켜 낸 사람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눈부시게 깨끗한 사람, 순결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만약 훌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면 그는 어디쯤에 앉아 있을까요? 어쩌면 비어 있는 찬양대의 자리에 앉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비어 있는 맨 앞자리일지도 모릅니다. 또 어느 예배의 자리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자기의 일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 빈자리, 사람들이 잘 앉지 않는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느 구석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훌의 삶과 신앙을 높이 사셨습니다. 그의 손자를 성막을 완성하는 책임자로 우뚝 세우시고 그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훌의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지금 나만 알고 있는 희생, 아무도 몰라주는 자리, 아무도 모르는 헌신을 내가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혹시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를 기억하시고 그의 자손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이루셨음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묵묵히 버티고, 채워 주고, 책임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숨은 리더십을 통하여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삶의 모든 자리에서 훌처럼 헌신하는 복된 리더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훌에게 배우는 숨은 리더십” (출17:8~13)

 

(1)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2) 찬송가 212, 435장을 부릅니다.

(3)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4) 본문을 읽고 나눕니다.

(5)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6) 마무리기도와 주기도로 마칩니다.

 

<생각하기>

1. 우리는 종종 빛나는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런데 빛나는 자리 옆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사람들을 본 경험이 있습니까? 그분들에 대해 나누어 봅시다.

 

<설교의 요약>

훌은 ‘빛난다’는 이름을 가졌지만 성경에 딱 두 번만 등장하며, 항상 “아론과 훌”이라는 표현으로 소개됩니다. 그는 스스로 빛나려 하지 않고 모세를 붙들고 아론과 협력하여 이스라엘 전체를 빛나게 하는 조력자였습니다. 아말렉과의 첫 전투에서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손을 높이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겼습니다. 아론과 훌은 모세가 피곤하여 팔을 늘어뜨리지 못하도록 돌을 가져다 모세를 앉게 하고, 양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해가 질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훌이 보여준 충성된 모습입니다.

훌의 두 번째 등장은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갈 때입니다. 모세는 백성의 문제를 처리할 책임자로 아론과 훌을 지명했습니다. 그런데 금송아지 사건 때 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유대인의 미드라시에 따르면, 훌은 백성들이 우상을 만들려 할 때 이를 꾸짖다가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그는 바른 신앙을 지키려다 죽임을 당했습니다. 훌은 백성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려다 목숨을 내어준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서 영원토록 빛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먼 훗날 하나님께서는 훌의 손자 브살렐을 지명하여 성막을 건축하는 책임자로 세우셨습니다. 훌은 금으로 우상 만드는 것을 반대하다 죽었고, 그의 손자는 금으로 하나님을 섬길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훌은 당대에 빛나는 리더가 되지는 못했지만 후대를 믿음의 자녀로 세운 진정한 영적 리더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며, 죽음을 무릅쓰고 바른 신앙을 지킨 사람입니다. 우리도 빛나는 왕관이 아닌 헌신의 자리에 서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며, 다음 세대에 거룩한 유산을 남기는 복된 리더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누기>

1. 나는 지금 어떤 자리에서 섬기고 있습니까? 그 자리에서 훌처럼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섬김”과 “끝까지 인내하는 충성”을 실천하고 있는지 나누어 봅시다.

2. 우리의 신앙이 다음 세대에 거룩한 유산으로 이어지도록,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묵묵히 헌신하는 훌 같은 리더가 되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마무리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빛나는 왕관이 아닌, 모세의 지친 팔을 붙드는 헌신의 자리에 선 훌을 기억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부족한 부분을 알고 채워주는 협력의 지도자가 되게 하옵소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며 완수하는 인내의 리더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위임받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충성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이 다음세대에 거룩한 유산으로 이어지는 축복을 우리가 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Connection Car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