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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

데살로니가전서 5: 14 ~ 22

김경진 목사

2020.02.09

< 전염성 질환으로 온 세계가 혼란스럽습니다. >

2003년 2월 21일 홍콩의 한 호텔 9층,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온 의사가 그곳에 묵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독감 증상이 있었는데, 증세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2002년 시작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 순간입니다.
그로부터 닷새가 흐른 2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 사업가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쓰러집니다. 며칠 후인 3월 1일, 싱가포르에서 한 항공사 승무원이 괴질로 사망합니다. 며칠 뒤에는 캐나다에서 78세의 할머니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망에 이릅니다. 모두 홍콩의 같은 호텔 9층에 묵은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스는 약 아홉 달 동안 전 세계에 퍼지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8,273명이 감염되었고, 775명이 사망했습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만 648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17년 전의 일입니다.
어제 발표를 살펴보니, 이번에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 수가 722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스 감염 당시 중국 내 사망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는 보도입니다.
사스 이후에도 우리는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CoV, 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경험했습니다. 안타까운 한편,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질병이 의학적인 연구를 통해 박멸되거나 퇴치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질병들은 스스로 사라짐으로써 종결되곤 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맹렬한 불처럼 타오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미 매스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이 질병과 싸우는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그저 질병에 노출되지 않게 방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접촉을 피할 것, 자주 손을 씻되 30초 이상 씻을 것,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릴 것, 항상 마스크를 착용할 것, 중국을 방문한 후 호흡기 계통에 이상이 있으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로 연락할 것 등입니다. 교회에서는 서로 손을 잡거나 악수하지 말자는 약속을 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지침에 따라 주일에 예배당이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인터넷으로 예배드리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연약한 사람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어린아이나 노약자들은 그와 같이 예배드리는 게 적절한 대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전쟁 중에도 시간이 되면 모여 예배드렸다고 하는데, 이까짓 질병 하나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다니….’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과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오늘날 사회는 초연결 사회라고 불립니다. 모든 것이 쉽게 연결되도록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발병하면, 발생 지역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더라도 지역을 따라 번져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전염병이 발병합니다. 비행기와 배, 자동차와 기차 같은 교통수단을 통해 모든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동이 잦아지고 접촉도 많아지면서 질병이 손쉽게 전파되는 것입니다. 요즘 많이 듣는 단어가 ‘접촉’, ‘이동 동선’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접촉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고, 안개가 사라지듯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지혜로워야 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질병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

이와 같은 질병이 왜 출몰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물을 때,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연환경의 변화와 인간의 탐욕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동물의 개체 수도 줄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물을 숙주로 하던 바이러스들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해 변이를 통해 인간에게까지, 또 가축에게까지 들어온다는 관점입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와 야생동물까지 먹거리로 삼는 인간의 욕망이 어우러지면서 이러한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질병이 오게 되었다면, 인간인 우리에게 큰 책임이 있다 하겠습니다. 자연으로부터 오는 재앙이라면, 그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되돌려준 심판이자 징벌의 의미가 클 것입니다. 동시에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자연의 법칙과 질서를 세우신 하나님의 심판이라 해도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이 땅에 세우시고, 그들로 온 세상을 다스리며 잘 관리하도록 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이 부조화를 양산했고, 오늘날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초연결 시대를 만들어 낸 인간의 능력이 되돌려준 초연결 시대의 어두운 측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요즘은 접촉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마 지난 한 주간 여러분은 전과는 많이 다른 삶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어떤 날은 도로에 차가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한가한 날도 있었습니다. 가능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려는 모습들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성도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까지만 식사를 제공하고, 월요일부터 2월 한 달간 식당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2월 한 달간 주일예배와 새벽기도회, 수요예배를 제외한 모든 제직 모임과 수련회, 성경학교, 공동체, 외부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가능한 성도님들이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자는 의도입니다. 이것은 국가적인 시책을 반영하는 것이며, 사회적인 인식과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삶의 새로운 국면을 경험하고 있고, 신앙인으로서도 새로운 국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메르스로부터 얻었던 경험이 지혜가 되어,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적절히 마련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염병 발병과 더불어 새로운 삶의 양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거나 나쁜 병원균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격리하는 삶의 방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 그리고 신앙생활도 이러한 삶의 양태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기회일까요, 아니면 위기일까요? 우리의 신앙생활에, 우리의 교회 생활에 위기일까요, 아니면 기회일까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쉼 없이 일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쁘게 살아왔을 것입니다. 사업도 그렇게 진행했을 것이고, 만남도, 친교도, 여러 가지 삶의 방식도 접촉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홀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 위기의 순간이 신앙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 시간을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가 떠나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내가 피해야 할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정말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기간이 심판이나 징벌의 기간이 아닌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축복의 기간이 되길 바랍니다. 나 자신에게 깊이 묻고 답하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지금껏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가? 나는 왜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면서 꼭 만나야 할 사람을 손에 꼽아보고, 꼭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로 정해 보는 지혜로운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늘 바깥으로 돌아다니며 가정을 돌보지 못하던 가족원들이 함께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한 음식을 나눠 먹는 정겨운 가정 문화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또 다른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원에 가던 아이가 가지 못해 불안하거나 유치원이 문을 닫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짜증내는 식의 대응이나 방식이 아니라,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시 인생을 생각해 보고, 인생의 좌표를 세워 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 지혜를 얻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고, 봉사 활동도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는 이미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이 들어서, 나이가 많아서, 움직일 수 없어서, 병원에서 교회 예배를 대체해 드려왔던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도리어 신앙의 새로운 길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에 나가 직접 예배드리지는 못하지만,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으로 예배드릴 수도 있습니다. 교회에 나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봉사하지 못하지만,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도울 자리를 찾아보며 도울 수 있고, 그렇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기회가 우리에게는 새로운 신앙의 길을 모색하고, 신앙의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권면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가정 예배를 드리지 못했던 분들이 있다면, 이러한 시기에 가정이 함께 모여 일정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면 어떠시겠습니까? 아이들을 위해 축복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면 어떠시겠습니까? 바깥일 하느라 바빠 예배도 잘 나오지 못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성경을 함께 읽거나 성경공부를 하면 어떠하시겠습니까? 시간을 정해 교회에 나와 기도하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일정한 시간에 주님 앞에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떠시겠습니까? 저는 우리 소망교회 식구들이 이 기회를 통해 더욱 깊은 신앙을 경험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은 어떤 면에서는 박해의 시대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신앙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공산당이나 일본 제국주의가 신앙을 방해하고 박해했습니다. 그 박해를 통해 자신의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해 보고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염병과 같은 것들이 우리에게 도전이 됩니다. 우리의 신앙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는 리트머스가 되고 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교회를 나오지 못하지만, ‘나는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이 기회를 통해 다시 물어봅시다. ‘나는 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가? 나는 왜 교회에 나오는가? 왜 나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면서까지 예배에 출석하고자 하는가? 나는 왜 그런가? 무엇을 위해 그러고 있는가?’ 깊이 물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나는 왜 교회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되면 인터넷으로나마 예배드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나는 왜 그런가? 나는 과연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신앙 안에서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깊이 생각하며 지혜를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인간의 깊은 이기심에서 발동한 혐오와 배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

많은 전문가가 시간이 지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문제고, 희생자를 줄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씀드린 내용 모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과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런 전염병과 함께 우리에게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문제입니다. 전염병보다 무섭고, 더 큰 상처를 주며, 우리 자신을 해하는 질병이 우리 안에 함께한다는 사실입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드러나는 인간 속에 숨겨진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이기적인 바이러스’입니다. 생존 본능에서 기인하는 이기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생성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새로운 병원체의 등장으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데,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병원성이 높은 것은 인간 안에 내재 된 이기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기 때마다 발현되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공포, 불안과 무지입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인간 안에서 세상을 교란하는 무서운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분의 글을 보니, 버스에서 기침을 몇 번 하자 승객들이 신경을 쓰며 째려보더라는 것입니다. “천식이 있어서요.”라고 했더니 안심한 듯 고개를 돌리더라고 합니다. 외국인을 혐오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염병 사태와 맞물리며 중국인을 혐오하는 ‘시노포비아(Sinophobia)’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물론 시노포비아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퍼진 전염병과 관련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증오와 혐오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상하면서 우리의 삶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저 우리 앞에 놓인 바이러스,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을 한 가지를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 안에 숨겨져 있던 증오와 혐오의 바이러스가 이러한 위기 상황에 함께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2월 6일 기사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지구 모양의 그림 위에 대문자로 ‘LOVE FOR HUMAN’이라는 글귀가 쓰였는데, 이것을 클릭하면 ‘HUMAN’이란 단어의 ‘H’와 ‘M’이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위치를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새로운 글귀가 있는데, 바로 ‘LOVE FOR WUHAN’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생각했는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연예인이 우한의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올렸던 영상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누리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현실감이 없다.’ 또는 ‘상업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그 정도 내용이라면, 도리어 환영받았을 법합니다. 칭찬받았을 법합니다. 얼마나 인도주의적인 표현입니까? 그런데 도리어 비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비판이 일어났는지, 그 내용을 보니 주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들, 그러니까 중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우한 폐렴을 주었는데, 그들이 가해자인데, 왜 동정해야 하는가?” “그들 때문에 내가,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그들 때문에 내 사업이 이렇게 힘든데, 그들 때문에 내가 불편하게 되었는데, 그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무서워하고 공포에 사로잡혔는데, 왜 위로해야 하는가?”
사실 이러한 태도가 가장 무섭습니다.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는 방법은 도리어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시간을 두고 전염병과 싸우면 되고, 결국 이기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한 가지 더 큰 전염병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간이 가진 이기적인 혐오와 배제의 바이러스입니다.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안달하고, 때로는 외치고, 때로는 흥분하고, 때로는 억울해하고, 때로는 거짓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때로는 분노하는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있는 이기적인, 자신만을 위하는, 자신만의 생존을 생각하는 바이러스 말입니다.
감염병처럼 집단적 공포를 일으키는 경우, 다양한 폭력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질병과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동일시하게 되면, 환자가 가해자가 됩니다. 그리고 위험한 타자가 되고 맙니다. 이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큰 감염증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인간 혐오의 감염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 혐오,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이들을 없애고자 하는 폭력이 나타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크루즈 선에서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그 안에 타고 있는 삼천육백여 명의 사람들이 크루즈 선에 갇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한 사람, 한 사람 건강한 사람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들 중 누군가 병균을 가지고 나온다면 내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사람도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인간의 어리석은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흠 없이 보전되는 성도가 되길 바랍니다. >

오늘 본문 다음 절인 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평화의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23, 새번역)

많이 들어보신 말씀일 것입니다. 예배 마지막 파송 시에 늘 읽어 드린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전통적으로, 그리고 지금도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서품식을 할 때 읽어주는 말씀입니다. 사제가 서품을 받게 되면 교구의 주교 앞으로 나가 순명 서약을 하는데, 그 후에 주교가 새롭게 사목을 시작하는 사제를 위해 축복하며 읽어주는 말씀입니다. “이제 당신이 사목의 길을 걷게 될 텐데, 그때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 당신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라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예배가 끝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사제의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분을 위해 이 말씀을 읽어드리곤 했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이러스를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 우리가 영으로나 혼으로나 몸으로나 아무런 흠 없이 주님께 발견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데살로니가전서 5:14~22)

긴 말씀이지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오래 참으며 약한 자들을 격려하라,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항상 선을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권면입니다. 두 번째는 절망하지 말고, 기뻐하며 감사하면서 늘 주님께 희망을 두고 기도하며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귀하게 여기며 주님과 함께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주께서 우리에게 권면하시는 말씀입니다. 감염증이 있을 때든 아니든, 어떤 상황에서든지 이렇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감염증이 발병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어려운 시간을 이겨 나갈 수 있습니까? 끝까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자기를 보호하고 싶은 이기심이 발동할 때도 열린 마음과 동정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한 가지, 감사와 기쁨으로 고난 속에서도 늘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된 희망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감염이 생겼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떻게 서로를 살릴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과제입니다. 믿는 사람답게 하나님의 사랑을 잃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며, 기도하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May You Be Kept Blameless

1Thessalonians 5:14-2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of 2002 became a global pandemic when a Chinese doctorchecked into a hotel in Hong Kong,spreading the virus to other guests staying on the same floor. SARS quickly spread to Vietnam, Canada, and other countries, infecting 8,273 peopleand killing775. This was 17 years ago.

According to news reports, the new corona virus that started in Wuhan has already caused 722 deaths, surpassing the death toll of SARS.Like other viruses such a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this new corona virus will also eventually disappear—not by medical research or extermination, but naturally. Meanwhile, we do not know how many will fall victim to it. According to experts, the fight against this new virus is pretty simple: avoid human contact, wash your hands thoroughly, wear a mask, and so on.

Some of you may have heeded this advice and decided to worship via Internet at home today, which I believe may be appropriate for the sick,the elderly, or those with a weak immune system. Butit seems world has changed. In the past, even a war didn’t stop us from coming to worship, but now a disease has, which saddens some. But we must remember that today’s world is vastly different from that of the past.

Today, we are living in a “hyper-linked” society. All things, including people, are closely and easily connected. Therefore, diseases are never endemic. A disease easily becomes a pandemic, spreading quickly and simultaneously across the globe due to increased mobility. These days we are hearing the words “contact” and “movement route” a lot. In the fight against thisoutbreak, minimizing human contact has become a key. No one knows for sure how long this crisis will continue, but we must be prudent and make every effort to protect lives.

Experts say that changes in the ecosystem and man’s greed are major causes behind this frequent outbreak of new viruses. Expanding human activity reduced the natural habitat and population of animals, which in turn left the viruses thriving in animals host-less. Some say this is why the viruses jumped to humans and domestic animals. Climate change and man’s desire for exotic dishes made from wild animals have aggravated the crisis. If outbreaks of new viruses are caused by environmental change, humans are largely responsible. We may understand these new disasters as a judgement from God who set the laws of nature when He created the world in the beginning. At the same time, they present the dark side of a hyper-linked society.

As we try to minimize human contact, many of us lived a vastly different life last week. Some days the roads were virtually empty. More people are spending time alone.

Somang Church has decided to close its cafeteria for a month, starting Monday. In addition, we will suspend all events and meetings in February with the exception of worship services on Sunday and Wednesday. This decision was made to reduce our members’ exposure to the new corona virus, which is also in line with the government’s policies and social concerns.

We are now entering a new phase where a new way of life is being adopted. We are being extra careful about our personal health and spending more time in isolation to protect public health. Accordingly,our personal life and our faith-life must also adapt to this new way of life. So, will this new phase ahead of us become an opportunity or a crisis? I believe it can be both, depending on how we deal with it.

Until now, we have busily met people, did this and that, and ceaselessly moved around. But this outbreak has forced us to stop all that. I think spending time in isolation can actually help us reorganize our priorities and do away with needless contacts. I hope this time will be an opportunity for us to set our priorities straight and reduce meaningless chores and encounters. For example, it may help us restore quality time with our family.

This applies to our faith-life, too. So far, we thought people who didn’t come to church physically did not lead proper faith-lives. In fact, many Christians have kept their faith even in situations where they were unable to come to church. Many people couldn’t worship at church because of sickness, old age, hospitalization, and so on. The number may grow in the days ahead. Many are worried.

However, this may serve as a turning point for us to reexamine our path of faith. If we are unable to worship at church, we can worship at home or via Internet. We have served the church by coming to church and being part of cell groups, but now we can find other ways to serve and be the light and salt of the world via Internet and so on. Perhaps it may be an opportunity for us to seek a new path in and deepen our faith.

Dear Church, why don’t we try to have regular family worship and bless our children? Why don’t we use this time to read the Bible? If we can’t come to church, why don’t we pray at home at a set time? I pray that Somang Church will use this opportunity to deepen their faith.

In a sense, we are experiencing another form of persecution. In the past, the communist party or the Japanese imperial rule obstructed and persecuted Koreans’ faith. Through these persecutions, our ancestors affirmed the depth of their faith. Now, an infectious disease is testing the depth of our faith. Even when a disease is stopping us from coming to church, I hope that it will be a precious time for us to truly reflect on whether we confess Jesus as Lord. I hope that you will use this time to be more spiritually awake and seek the Lord more earnestly, rather than give in to debauchery and laziness.

As experts have pointed out, the new corona virus will disappear in time and minimizing victims is the issue. However, there is a greater problem that must be confronted: the problem of man and his selfish nature.

Whenever a crisis strikes, a hidden human virus called “selfishness” rears its ugly head. This selfish virus stems from man’s instinct for survival. The new corona virus has now gripped the world, but the pathogenicity of the selfish “human virus” is actually much stronger. Man’s irrational fear, anxiety, ignorance surfacingin times of disaster create a scary virus that spirals the world into confusion.

I read that a man was stared at by everyone when he coughed in a bus. They looked away only when he reassured them that he had asthma. I also heard that this new outbreak is causing Sinophobia.

We must prepare ourselves against this selfish human virus called “hatred.” Our fight against the corona virus is pretty clear and simple. We will fight it, and in time we will defeat it. Meanwhile, however, we must be wary of a graverdisease: the human virus of selfishness, hatred, and exclusion, which hides deep within man’s innate nature.

Today’s scripture from 1 Thessalonians says, “May God himself, the God of peace, sanctify you through and through. May your whole spirit, soul and body be kept blameless at the coming of our Lord Jesus Christ.”

It’s probably a verse you’ve heard many times. I declare it at the end of a service. Traditionally, and even now, the Catholic Church proclaims it at priest ordinations. May your whole spirit, soul and body be kept blameless at the coming of our Lord Jesus Christ… May not only your spirit but also you soul and body be kept blameless… How beautiful are these words!

This verse is telling us of the state we should be in when we stand before our Lord at His coming. In today’s passage Paul teaches the Thessalonians about what God’s will is in order to become a blameless saint:

“And we urge you, brothers and sisters, warn those who are idle and disruptive, encourage the disheartened, help the weak, be patient with everyone. Make sure that nobody pays back wrong for wrong, but always strive to do what is good for each other and for everyone else.Rejoice always, pray continually,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God’s will for you in Christ Jesus.Do not quench the Spirit. Do not treat prophecies with contempt but test them all; hold on to what is good, reject every kind of evil.” (1 Thessalonians 5:14-22)

Although it’s a long list, Paul’s teachings can be summed up in two. First, live with an attitude that shuns evil, doesn’t pay back wrong for wrong, is patient in all circumstances, and encourages the weak. Second, keep an attitude that draws near to God by not despairing, rejoicing, praying, and welcoming the work of the Spirit.

The Bible does not teach us to act selfishly in an outbreak. Our attitude in life must follow the verses above at all times.

How can we, as Christians, preserve our identity and overcome these hard times in a serious outbreak of an infectious disease? By pursuing the path that God showed us—one of love. Even when our selfish desire to protect ourselvessprings up, let us not lose sympathy or an open heart. God wants us to pursue good, not paying back wrong for wrong.

Another important thing is to always pray with thanksgiving and joy, even in hard times. We must wait expectantly for the Sprit to work. True hope is found there.

Catching the new corona virus or not is not the problem. The question is what attitude we will take and whether we will be able to save each other,if an infection occurs. As Christians, I hope that you will not lose God’s love, continue to be compassionate, and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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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살로니가전서 5: 14 ~ 22

14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15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

16

항상 기뻐하라

17

쉬지 말고 기도하라

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19

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20

예언을 멸시하지 말며

21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22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 전염성 질환으로 온 세계가 혼란스럽습니다. >

2003년 2월 21일 홍콩의 한 호텔 9층,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온 의사가 그곳에 묵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독감 증상이 있었는데, 증세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2002년 시작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 순간입니다.
그로부터 닷새가 흐른 2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 사업가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쓰러집니다. 며칠 후인 3월 1일, 싱가포르에서 한 항공사 승무원이 괴질로 사망합니다. 며칠 뒤에는 캐나다에서 78세의 할머니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망에 이릅니다. 모두 홍콩의 같은 호텔 9층에 묵은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스는 약 아홉 달 동안 전 세계에 퍼지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8,273명이 감염되었고, 775명이 사망했습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만 648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17년 전의 일입니다.
어제 발표를 살펴보니, 이번에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 수가 722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스 감염 당시 중국 내 사망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는 보도입니다.
사스 이후에도 우리는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CoV, 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경험했습니다. 안타까운 한편,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질병이 의학적인 연구를 통해 박멸되거나 퇴치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질병들은 스스로 사라짐으로써 종결되곤 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맹렬한 불처럼 타오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미 매스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이 질병과 싸우는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그저 질병에 노출되지 않게 방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접촉을 피할 것, 자주 손을 씻되 30초 이상 씻을 것,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릴 것, 항상 마스크를 착용할 것, 중국을 방문한 후 호흡기 계통에 이상이 있으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로 연락할 것 등입니다. 교회에서는 서로 손을 잡거나 악수하지 말자는 약속을 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지침에 따라 주일에 예배당이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인터넷으로 예배드리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연약한 사람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어린아이나 노약자들은 그와 같이 예배드리는 게 적절한 대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전쟁 중에도 시간이 되면 모여 예배드렸다고 하는데, 이까짓 질병 하나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다니….’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과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오늘날 사회는 초연결 사회라고 불립니다. 모든 것이 쉽게 연결되도록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발병하면, 발생 지역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더라도 지역을 따라 번져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전염병이 발병합니다. 비행기와 배, 자동차와 기차 같은 교통수단을 통해 모든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동이 잦아지고 접촉도 많아지면서 질병이 손쉽게 전파되는 것입니다. 요즘 많이 듣는 단어가 ‘접촉’, ‘이동 동선’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접촉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고, 안개가 사라지듯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지혜로워야 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질병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

이와 같은 질병이 왜 출몰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물을 때,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연환경의 변화와 인간의 탐욕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동물의 개체 수도 줄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물을 숙주로 하던 바이러스들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해 변이를 통해 인간에게까지, 또 가축에게까지 들어온다는 관점입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와 야생동물까지 먹거리로 삼는 인간의 욕망이 어우러지면서 이러한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질병이 오게 되었다면, 인간인 우리에게 큰 책임이 있다 하겠습니다. 자연으로부터 오는 재앙이라면, 그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되돌려준 심판이자 징벌의 의미가 클 것입니다. 동시에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자연의 법칙과 질서를 세우신 하나님의 심판이라 해도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이 땅에 세우시고, 그들로 온 세상을 다스리며 잘 관리하도록 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이 부조화를 양산했고, 오늘날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초연결 시대를 만들어 낸 인간의 능력이 되돌려준 초연결 시대의 어두운 측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요즘은 접촉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마 지난 한 주간 여러분은 전과는 많이 다른 삶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어떤 날은 도로에 차가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한가한 날도 있었습니다. 가능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려는 모습들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성도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까지만 식사를 제공하고, 월요일부터 2월 한 달간 식당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2월 한 달간 주일예배와 새벽기도회, 수요예배를 제외한 모든 제직 모임과 수련회, 성경학교, 공동체, 외부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가능한 성도님들이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자는 의도입니다. 이것은 국가적인 시책을 반영하는 것이며, 사회적인 인식과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삶의 새로운 국면을 경험하고 있고, 신앙인으로서도 새로운 국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메르스로부터 얻었던 경험이 지혜가 되어,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적절히 마련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염병 발병과 더불어 새로운 삶의 양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거나 나쁜 병원균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격리하는 삶의 방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 그리고 신앙생활도 이러한 삶의 양태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기회일까요, 아니면 위기일까요? 우리의 신앙생활에, 우리의 교회 생활에 위기일까요, 아니면 기회일까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쉼 없이 일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쁘게 살아왔을 것입니다. 사업도 그렇게 진행했을 것이고, 만남도, 친교도, 여러 가지 삶의 방식도 접촉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홀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 위기의 순간이 신앙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 시간을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가 떠나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내가 피해야 할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정말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기간이 심판이나 징벌의 기간이 아닌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축복의 기간이 되길 바랍니다. 나 자신에게 깊이 묻고 답하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지금껏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가? 나는 왜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면서 꼭 만나야 할 사람을 손에 꼽아보고, 꼭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로 정해 보는 지혜로운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늘 바깥으로 돌아다니며 가정을 돌보지 못하던 가족원들이 함께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한 음식을 나눠 먹는 정겨운 가정 문화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또 다른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원에 가던 아이가 가지 못해 불안하거나 유치원이 문을 닫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짜증내는 식의 대응이나 방식이 아니라,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시 인생을 생각해 보고, 인생의 좌표를 세워 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 지혜를 얻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고, 봉사 활동도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는 이미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이 들어서, 나이가 많아서, 움직일 수 없어서, 병원에서 교회 예배를 대체해 드려왔던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도리어 신앙의 새로운 길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에 나가 직접 예배드리지는 못하지만,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으로 예배드릴 수도 있습니다. 교회에 나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봉사하지 못하지만,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도울 자리를 찾아보며 도울 수 있고, 그렇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기회가 우리에게는 새로운 신앙의 길을 모색하고, 신앙의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권면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가정 예배를 드리지 못했던 분들이 있다면, 이러한 시기에 가정이 함께 모여 일정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면 어떠시겠습니까? 아이들을 위해 축복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면 어떠시겠습니까? 바깥일 하느라 바빠 예배도 잘 나오지 못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성경을 함께 읽거나 성경공부를 하면 어떠하시겠습니까? 시간을 정해 교회에 나와 기도하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일정한 시간에 주님 앞에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떠시겠습니까? 저는 우리 소망교회 식구들이 이 기회를 통해 더욱 깊은 신앙을 경험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은 어떤 면에서는 박해의 시대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신앙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공산당이나 일본 제국주의가 신앙을 방해하고 박해했습니다. 그 박해를 통해 자신의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해 보고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염병과 같은 것들이 우리에게 도전이 됩니다. 우리의 신앙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는 리트머스가 되고 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교회를 나오지 못하지만, ‘나는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이 기회를 통해 다시 물어봅시다. ‘나는 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가? 나는 왜 교회에 나오는가? 왜 나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면서까지 예배에 출석하고자 하는가? 나는 왜 그런가? 무엇을 위해 그러고 있는가?’ 깊이 물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나는 왜 교회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되면 인터넷으로나마 예배드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나는 왜 그런가? 나는 과연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신앙 안에서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깊이 생각하며 지혜를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인간의 깊은 이기심에서 발동한 혐오와 배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

많은 전문가가 시간이 지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문제고, 희생자를 줄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씀드린 내용 모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과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런 전염병과 함께 우리에게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문제입니다. 전염병보다 무섭고, 더 큰 상처를 주며, 우리 자신을 해하는 질병이 우리 안에 함께한다는 사실입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드러나는 인간 속에 숨겨진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이기적인 바이러스’입니다. 생존 본능에서 기인하는 이기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생성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새로운 병원체의 등장으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데,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병원성이 높은 것은 인간 안에 내재 된 이기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기 때마다 발현되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공포, 불안과 무지입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인간 안에서 세상을 교란하는 무서운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분의 글을 보니, 버스에서 기침을 몇 번 하자 승객들이 신경을 쓰며 째려보더라는 것입니다. “천식이 있어서요.”라고 했더니 안심한 듯 고개를 돌리더라고 합니다. 외국인을 혐오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염병 사태와 맞물리며 중국인을 혐오하는 ‘시노포비아(Sinophobia)’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물론 시노포비아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퍼진 전염병과 관련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증오와 혐오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상하면서 우리의 삶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저 우리 앞에 놓인 바이러스,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을 한 가지를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 안에 숨겨져 있던 증오와 혐오의 바이러스가 이러한 위기 상황에 함께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2월 6일 기사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지구 모양의 그림 위에 대문자로 ‘LOVE FOR HUMAN’이라는 글귀가 쓰였는데, 이것을 클릭하면 ‘HUMAN’이란 단어의 ‘H’와 ‘M’이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위치를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새로운 글귀가 있는데, 바로 ‘LOVE FOR WUHAN’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생각했는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연예인이 우한의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올렸던 영상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누리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현실감이 없다.’ 또는 ‘상업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그 정도 내용이라면, 도리어 환영받았을 법합니다. 칭찬받았을 법합니다. 얼마나 인도주의적인 표현입니까? 그런데 도리어 비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비판이 일어났는지, 그 내용을 보니 주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들, 그러니까 중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우한 폐렴을 주었는데, 그들이 가해자인데, 왜 동정해야 하는가?” “그들 때문에 내가,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그들 때문에 내 사업이 이렇게 힘든데, 그들 때문에 내가 불편하게 되었는데, 그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무서워하고 공포에 사로잡혔는데, 왜 위로해야 하는가?”
사실 이러한 태도가 가장 무섭습니다.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는 방법은 도리어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시간을 두고 전염병과 싸우면 되고, 결국 이기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한 가지 더 큰 전염병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간이 가진 이기적인 혐오와 배제의 바이러스입니다.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안달하고, 때로는 외치고, 때로는 흥분하고, 때로는 억울해하고, 때로는 거짓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때로는 분노하는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있는 이기적인, 자신만을 위하는, 자신만의 생존을 생각하는 바이러스 말입니다.
감염병처럼 집단적 공포를 일으키는 경우, 다양한 폭력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질병과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동일시하게 되면, 환자가 가해자가 됩니다. 그리고 위험한 타자가 되고 맙니다. 이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큰 감염증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인간 혐오의 감염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 혐오,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이들을 없애고자 하는 폭력이 나타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크루즈 선에서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그 안에 타고 있는 삼천육백여 명의 사람들이 크루즈 선에 갇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한 사람, 한 사람 건강한 사람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들 중 누군가 병균을 가지고 나온다면 내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사람도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인간의 어리석은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흠 없이 보전되는 성도가 되길 바랍니다. >

오늘 본문 다음 절인 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평화의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23, 새번역)

많이 들어보신 말씀일 것입니다. 예배 마지막 파송 시에 늘 읽어 드린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전통적으로, 그리고 지금도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서품식을 할 때 읽어주는 말씀입니다. 사제가 서품을 받게 되면 교구의 주교 앞으로 나가 순명 서약을 하는데, 그 후에 주교가 새롭게 사목을 시작하는 사제를 위해 축복하며 읽어주는 말씀입니다. “이제 당신이 사목의 길을 걷게 될 텐데, 그때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 당신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라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예배가 끝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사제의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분을 위해 이 말씀을 읽어드리곤 했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이러스를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 우리가 영으로나 혼으로나 몸으로나 아무런 흠 없이 주님께 발견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데살로니가전서 5:14~22)

긴 말씀이지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오래 참으며 약한 자들을 격려하라,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항상 선을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권면입니다. 두 번째는 절망하지 말고, 기뻐하며 감사하면서 늘 주님께 희망을 두고 기도하며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귀하게 여기며 주님과 함께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주께서 우리에게 권면하시는 말씀입니다. 감염증이 있을 때든 아니든, 어떤 상황에서든지 이렇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감염증이 발병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어려운 시간을 이겨 나갈 수 있습니까? 끝까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자기를 보호하고 싶은 이기심이 발동할 때도 열린 마음과 동정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한 가지, 감사와 기쁨으로 고난 속에서도 늘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된 희망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감염이 생겼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떻게 서로를 살릴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과제입니다. 믿는 사람답게 하나님의 사랑을 잃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며, 기도하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2020년 2월 9일 주일 구역(가정)예배자료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 (살전 5:14-22)

 

⑴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⑵ 찬송가 91장, 440장을 부릅니다. 

⑶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⑷ 살전 5:14-22절을 읽고 나눕니다.

⑸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⑹ 마무리 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으로 접속, 2월 9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지금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는 맹렬한 불처럼 타오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도, 신앙생활도 여기에 맞춰 삶의 양태를 적응해야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우리에게 기회일까요, 위기일까요? 이 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설교의 요약

   어떤 삶의 양태가 건강한 모습일까요? 첫째, 우리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쉼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무엇인가 일을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삶을 영위하여 왔습니다. 감염증이 생겨난 지금,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이제 돌보지 못한 가정을 돌아보며, 분주함을 떠나 홀로 신앙의 깊이를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정 예배를 드리지 못하였던 분들은 이제부터 가정에서 일정한 시간을 내어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둘째, 혐오와 배제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염증의 발생과 더불어 우리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문제는 인간의 이기적 본능입니다. 위기 때마다 발현되는 인간의 비이성적 두려움과 공포, 불안, 무지가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으면서 세상을 교란시키는 신종 감염증 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감염증처럼 집단적 공포를 일으키는 경우는 다양한 폭력으로 나타날 위험이 늘 존재합니다. 적어도 질병과 질병을 앓는 환자를 동일시해서 환자를 가해자로 규정하거나, 위험한 타자로 규정하게 되면, 이것은 질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큰 ‘인간 혐오의 감염증’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위험한 타자에게 주어지는 폭력, 집단 린치는 언제나 정당화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간들을 향해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 살전 5:23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평화의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새번역). 또한 살전 5:14-22까지는 두 가지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악을 버리는 것’과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감염증이 발병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습니까? 끝까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자기를 보호하고 싶은 이기심이 발동할 때도 열린 마음과 동정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선을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한 가지, 감사와 기쁨으로 고난 속에서도 늘 기도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곳에 참된 희망이 있습니다. 

 나누기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이러한 질병 원인을 전문가들은 인간의 탐욕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2. 이번 감염증으로 인해 나의 삶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요? 오늘 설교를 들으면서 어떤 건강한 양태의 모습을 추구하시나요?

 마무리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가 재앙가운데 있을지라도 이 곳에서 주님의 뜻을 찾게 하여 주시길 원합니다. 흠 없게 보전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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