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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쥐고 산 사람, 야곱

창세기 32: 22 ~ 28

김경진 목사

2019.07.07

< 야곱은 움켜쥐는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

오늘은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인간은 ‘빈손’의 존재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빈손입니다. 누구도 무언가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빈손을 제일 먼저 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엄마와 아빠일 것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우리의 빈손에 무언가를 채워주었기에, 우리가 이만큼 자랄 수 있었습니다.
갓난아이로 태어나 1년쯤 지나면 아이는 스스로 잡고 싶은 것을 손에 쥐게 됩니다. 돌이 되면 돌잡이라는 것도 합니다. 아이 앞에 책, 연필, 돈, 명주실과 같은 다양한 물건을 놓습니다. 아이가 돈이나 쌀을 잡으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하고, 책이나 연필을 붙잡으면 학자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명주실을 잡으면 오래 살겠다고 축하해 주기도 합니다.
‘돌잡이의 모습에 오늘 우리의 현실이 녹아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이가 나이도 들기 전에,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쥐도록 요구하는 것이지요. 먹을 것을 잡으라 하고, 연필도 쥐여 주며, 이것저것 그 앞에 놓아둡니다. 때문에 아이의 손이 비어 있을 때는 많지 않습니다. 마치 어른들이 아이에게 자꾸 ‘잡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닐까요? 왜냐하면 이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잡고, 또 무언가를 쥐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쥐지 않으면, 또 무언가를 움켜잡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게 우리의 인생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독특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빈손으로 태어날 때도, 그는 빈손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무언가를 손에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형 에서의 발뒤꿈치를 잡고 태어난 야곱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야곱의 인생을 ‘움켜쥐는 인생’으로 이해하곤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태어나 한참 후에야 무언가를 손에 쥐는데, 야곱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무언가를 잡고 있었습니다.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움켜쥐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야곱이 붙잡았던 것들, 야곱이 움켜쥐었던 것들로 인해 그는 한결같이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형 에서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태어났지만, 그렇다고 형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건 아닙니다. 형과 굉장히 어려운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 형과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움켜쥐었는데, 그 결과 가족과 멀어지게 되었고, 생명의 위협마저 받으며 먼 곳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삼촌 라반의 집에 들어가서는 아름다운 라헬을 붙잡았지만, 그 대가가 상당했습니다. 언니 레아와 라헬 사이에 다툼과 질투가 있었고, 야곱은 첩들까지 두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후에는 재산도 움켜쥐었습니다. 라반의 집에서 열심히 일하며 쌓은 재산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 라반의 아들들과 불화가 촉발되었습니다. 그 땅에서 살 수 없을 만큼 어려운 형편에 처하게 되었고, 결국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 움켜쥐는 야곱에게서 우리의 삶을 봅니다. >

왜 야곱은 붙잡은 것마다 실패하고, 움켜쥐는 것마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까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의 삶의 태도와 관련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는 ‘속이는 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바라는 것을 움켜쥐기 위해 누군가를 속이기를 서슴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장자의 복을 움켜쥐기 위해 형과 아버지를 속였습니다. 그것도 의도를 갖고서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또한 재산을 움켜쥐기 위해 삼촌 라반도 속였습니다. 야곱과 라반 사이에 맺은 계약 내용을 성경이 증언합니다. 이때 라반은 정상적인 가축들을 갖기로 하고, 야곱은 얼룩무늬와 검은빛이 도는 가축을 갖기로 약속하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을 토대로 라반이 야곱에게 가축을 맡긴 것입니다. 그런데 가축을 기르면서 야곱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재산이 많아지도록 각종 수를 썼습니다. 창세기 30장을 살펴보면, 당시 야곱이 어떻게 자신의 재산을 늘려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이 새끼 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무늬와 검은빛 있는 것을 라반의 양과 서로 마주보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튼튼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떼의 눈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이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그렇게 함으로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된지라 이에 그 사람이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노비와 낙타와 나귀가 많았더라 (창세기 30:40~43)

다시 말해, 야곱이 여러 지혜와 생각을 짜서 재산을 쌓아갔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혜로운 처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사야 41장을 보면, 하나님이 다음과 같이 야곱을 부르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러지 같은 야곱아!” 옛날 성경에는 “지렁이 같은”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한편 ‘버러지’라는 단어의 원뜻은 ‘남의 것을 빨아먹는 벌레’라는 의미입니다. 즉 거머리나 기생충 같다는 뜻입니다. 어디엔가 붙어 떨어지지 않고 영양분을 빨아먹으면서 자라나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부르실 때 “이 버러지 같은 야곱아”, “이 거머리 같은 야곱아”, “이 기생충 같은 야곱아”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야곱의 인생이 정말 그러했습니다. 무엇이든 붙잡고, 무엇에든지 붙어서 사는 거머리처럼 살아온 야곱입니다. 자신의 손에 무엇이 잡히면 절대로 놓지 않는 사람, 무언가 잡으면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잡아채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야곱입니다. 그래서 그는 부유함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야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참 나쁜 사람 아닙니까? 그런데 어쩐지, 그가 나쁘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야곱의 모습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실은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습니다. 우리도 무언가를 움켜쥡니다. 권력도, 재산도, 사랑도, 자녀도, 명예도 움켜쥡니다.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수없이 노력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올바른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때로는 옳지 않은 방법도 불사합니다. 남을 속이면서도 자신을 정당화하며, 부당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움켜잡으면서도 자신을 위로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쯤은 괜찮아.”라고 이야기합니다. 양심이 호소할지라도 “이 정도쯤은 법에서 벗어나지 않아.”라고 말하며, ‘이 정도면 지혜로운 것이야.’라고 생각하며, 원하던 것을 움켜쥘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자. 일단 잡고 보자. 나중에 좋은 일에 사용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또 무언가를 휘어잡을 때가 있습니다.
혹은 ‘세상은 다 그래. 이렇게 해야만 잡을 수 있어. 놓치고 나면 후회밖에 안 남아.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선 잡고 보는 거야. 놓을 때 놓더라도 우선 잡고 보자. 무조건 잡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기회가 오면 무조건 붙잡으려고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심지어 때로는 그러한 삶의 방식을 ‘지혜’라고 포장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그 삶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돈도 잡자. 더 많이 잡자. 힘도 붙잡자. 더 많이 붙잡자. 명예도 움켜쥐자.’ 이렇게 수없이 되뇌며, 우리 앞에 놓인 모든 것을 움켜잡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삶입니다.

< 움켜쥔 인생에는 행복 대신 불안이 깃듭니다. >

그렇다면 이렇게 움켜쥐며 산 야곱의 인생이 어땠습니까? 그렇게 끊임없이 붙잡고 수없이 움켜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에게는 행복이 없었습니다. 늘 쫓겨 다녔고, 늘 불안했습니다. 잡은 것이 의미 없는 것이 되었고, 움켜쥔 것들로 인해 도리어 복잡한 일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붙잡은 것 때문에 불안해졌으며, 움켜쥐어서 도망가는 신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움켜쥐며 산 야곱이 삼촌 라반에게 움켜쥠을 당하는 운명에 처한 적도 있습니다. 속이는 야곱이 도리어 라반에게 속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곱고 아리따운 라헬을 손에 쥐고자 했지만, 라반이 라헬보다 시력이 나쁜 레아를 먼저 야곱의 침실에 보냈습니다. 야곱을 속인 것입니다. 속이는 자 위에 또 다른 속이는 자가 있었습니다. 야곱은 그렇게 속이다가 속는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자신의 손에 쥐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쥐게 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7일을 더 일하고, 또 7년을 일해야 하는, 심지어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을 위해 또 7년을 일해야 하는 조건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형 에서의 장자권을 손에 쥔 뒤에는 도망자 신세가 된 야곱의 인생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리브가도 보지 못한 채 인생을 살아가야 했던 불행한 처지의 야곱이었습니다. 형 에서와 원수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삼촌 라반의 집에서는, 라반의 손에 붙잡혀 종처럼 일하는 신세로 전락해 20여 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인생이 어떻습니까? 자신은 분명히 무언가를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잡지 못한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도리어 누군가에게 붙잡히며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던 나날입니다. 이러한 야곱의 인생을 창세기 31장은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이 이십 년을 외삼촌과 함께하였거니와 외삼촌의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낙태하지 아니하였고 또 외삼촌의 양 떼의 숫양을 내가 먹지 아니하였으며 물려 찢긴 것은 내가 외삼촌에게로 가져가지 아니하고 낮에 도둑을 맞았든지 밤에 도둑을 맞았든지 외삼촌이 그것을 내 손에서 찾았으므로 내가 스스로 그것을 보충하였으며 … 내가 외삼촌의 집에 있는 이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으며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이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 (창세기 31:38~39,41~42)

외삼촌 라반이 얼마나 마음이 굳은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움켜잡기를 좋아했던 야곱 위에 또 다른 움켜잡기 선수 라반이 있었습니다. 그 라반 아래서 야곱이 경험한 쓰라린 인생의 시절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야곱은 무언가를 손에 잡으려 끊임없이 노력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라반의 손에 붙잡혀 20년을 보내야 했던 야곱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그것을 움켜쥐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했습니까?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명예를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재산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자녀를 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권력을 쥐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권력이 나를 붙잡고 있음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재물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재물이 나를 붙잡아 휘두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잡고 있는 그것이 도리어 나를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야곱이 그러했습니다. 야곱이 그토록 붙잡아두었던 것들이 결국 야곱을 붙잡아 그의 인생을 조종하고 말았습니다.

< 야곱의 움켜쥐던 손이 빈손이 됩니다. >

이렇게 살아가던 야곱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닥칩니다. 라반의 집에서 더는 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라반의 땅에서도 살 수 없고, 고향으로 돌아가자니 형 에서가 보복할까 봐 불안해서 발을 뗄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하릴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데, 벌써 전갈이 옵니다. 형 에서가 400명의 군사를 데리고 야곱을 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그가 손에 쥐던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쩌면 형 에서의 손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말입니다. 이때 야곱이 하나님께 이렇게 간구합니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 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함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겁이 나기 때문이니이다 (창세기 32:10~11)

여전히 그는 자신이 쥐고 있는 자녀들과 아내들을 걱정했습니다. 재산을 걱정하며, 목숨을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무로 돌아갈 찰나입니다. 바로 그 위기의 순간, 야곱은 드디어 인생 처음으로 손에 있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형 에서에게 예물을 보냈습니다. 너무도 아까운 재물이었을 것입니다. 그 재물을 얻기 위해 얼마나 수고하고 땀 흘렸습니까? 하지만 그는 그 재물을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예물의 내용이 이러합니다.

암염소가 이백이요 숫염소가 이십이요 암양이 이백이요 숫양이 이십이요 젖 나는 낙타 삼십과 그 새끼요 암소가 사십이요 황소가 열이요 암나귀가 이십이요 그 새끼 나귀가 열이라 (창세기 32:14~15)

이와 같은 수많은 가축과 재물을 형에게 보냅니다. 세 떼로 나누어 앞서 내보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와 여종들을 앞서 보냅니다. 아들들도 얍복강을 건너도록 했습니다. 자녀도 내어 보내고, 아내도 내어 보내고, 종들도 내어놓습니다. 가축들도 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소유물을 얍복강 나루터 바깥으로 내어놓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순간입니다.
야곱에게 일어날 수 없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늘 그의 손에는 무언가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무언가가 붙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그의 손이 빈손이 되었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 한 번도 빈손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언가를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자의 축복권을 들고 벧엘이란 길을 통과한 사람입니다. 손에 무언가를 쥐기 위해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잡아보았습니다. 잡을 수 있는 것 다 잡아보고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빈손’입니다.

< 야곱의 빈손이 드디어 하나님을 붙잡습니다. >

그런데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얍복강가에서 그는 한 분을 만났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그는 또다시 그분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곤 절대로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하나님의 유머가 엿보입니다. 하나님이 아마 이때 빙그레 웃고 계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 너 그럴 줄 알았다. 너는 무조건 잡지. 빈손이 되자마자 너는 또다시 잡는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나다. 이제 네가 나를 붙잡았구나.” 지금 야곱은 얼떨결에 하나님을 붙잡고 있습니다. 하나님‘만’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의 빈손이 드디어 하나님을 붙잡은 것입니다.
늘 그래온 것처럼, 그의 본성이 그래왔던 것처럼, 야곱은 한 번 잡으면 놓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재물이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며, 자녀도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가 붙잡은 것은 하나님, 영원하신 하나님, 창조주이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절대 그분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밤새도록 씨름하며 붙잡은 분을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허벅지 관절을 치셨지만 그래도 놓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끝까지 하나님을 붙잡았습니다. 지독한 야곱입니다. 그러나 그 지독함이, 그 붙잡음이 도리어 축복의 사건이 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입니다.” “이제 네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라. 네가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네가 나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네가 나를 붙잡고 나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가 나를 이겼구나.” 이렇게 축복의 말씀을 해 주십니다.
야곱의 손이 빈손이 되자 많은 일이 달라졌습니다. 그가 빈손이 되자 그는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었고, 그가 빈손이 되자 형 에서와도 화해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형과의 화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의 모든 재물이 에서 쪽으로 흘러가 야곱이 빈손이 되었을 때, 형 에서의 마음이 녹았습니다. 그리고 화해가 일어났습니다. 평화가 창조되었습니다. 빈손이 되자 모든 문제가 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야곱에게 주신 은혜이자 축복이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먹을 만한 음식을 통에 넣고 원숭이 손이 들어갈 만큼만 구멍을 뚫어놓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원숭이가 구멍에 손을 넣어 먹을 것을 붙잡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붙잡고 주먹을 쥐면, 원숭이의 손이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빈손이 되어야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데, 원숭이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속 붙잡은 것을 놓지 않으려다 그 붙잡은 것이 덫이 되어, 결국엔 인간에게 붙잡히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을 붙잡는 것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우리의 삶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을 붙잡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빈손입니다. 우리가 빈손이 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독일어 성경 번역본 가운데 팔복 첫 번째인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라는 말씀을 이렇게 번역한 성경이 있습니다. “빈손을 들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복이 있다.” 왜 복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다른 것을 붙잡고 있는 사람은, 하나님이 옆으로 지나가실 때 그분을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내 손으로 붙잡고 있는 다른 것이 있는데, 어떻게 주님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주님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진정한 은혜와 행복이 있습니다.
권력이 귀하면 권력을 손에 쥐십시오. 재산이 귀하면 재산을 손에 쥐십시오. 자녀가 귀하면 자녀를 손에 쥐십시오. 명예가 귀하다고 생각되면 명예를 손에 쥐어보십시오. 아내가 귀하다고 생각되신다면 아내를 손에 쥐어보십시오. 그러나 이 허망한 세상은 이 모든 것을 영원히 우리 손에 쥐여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 해서 우리가 손에 쥔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내를 버리거나 자녀를 버리고 돌보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재산을 모두 버리라는 뜻도 아닙니다. 재산도 필요하고, 자녀도 필요하며,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 ‘전부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쥐거나 그것에 의지해서 인생을 살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빈손의 참 의미입니다.
재물이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고, 자녀와 함께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습니다. 명예가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빈손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여러분의 손에서 놓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사야 41장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이 버러지 같은 야곱아”라는 말씀 가운데 하나님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나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10)

우리가 하나님을 붙잡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주님께서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것입니다.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어떤 사람 곧 하나님을 붙잡고 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곳까지 먼저 와 주신 분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손을 잡아주실 때, 우리가 진정한 주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강하신 주님의 손을 붙잡고 험한 인생길을 살아갈 수 있는 귀한 성도님들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Jacob, The Man Who Wouldn’t Let Go

Genesis 32:22-28

I have a son who is much younger than my daughter, my firstborn. One of my greatest joys when he was growing up was holding his hand. When he was a boy, he would love holding my hand—more than anything else. But now I see him holding onto other things.

In Korean culture, we do what is called Doljabi, or “first birthday grab”, to celebrate a baby’s first birthday. If the baby grabs a pencil from the plate of items, we happily predict that she will become a scholar. If she grabs money or rice, we say she will be rich. In this Doljabi, I find human nature. The moment we let go of mommy’s hand or daddy’s hand, we grab something else, be it food, a pencil, or money. We seldom see a baby’s hand empty. From the moment we let go of mommy’s hand, we live a life perpetually holding and clinging onto something. We feel anxious when we don’t.

In the Bible, there is such a man—one who was particularly good at clinging onto things from the very moment of his birth: Jacob. He came out of this mother’s womb grasping on to his twin brother’s heels. He is the perfect example of a man clinging onto things in life.

Sadly, however, everything that he clung to resulted in unhappy endings. He grasped Esau’s heels, but his relationship with him was not good. He received the blessing of the firstborn by deceiving his father, but this only estranged him from his family and he had to run away. He clinched beautiful Rachel—but at a great price. He raked in money and wealth while working for Laban, but this only resulted in dissension with Laban’s sons.

Why did Jacob fail in his every attempt to grab something? Why did it always end badly? The answer probably lies in his attitude in life.

Simply put, he was a deceiving man. To get what he wanted, to clinch what he desired, he never hesitated to deceive others. He deceived his brother, his father, and his uncle. He used clever tricks to increase his wealth:

“Jacob set apart the young of the flock by themselves, but made the rest face the streaked and dark-colored animals that belonged to Laban. Thus he made separate flocks for himself and did not put them with Laban’s animals. Whenever the stronger females were in heat, Jacob would place the branches in the troughs in front of the animals so they would mate near the branches, but if the animals were weak, he would not place them there. So the weak animals went to Laban and the strong ones to Jacob.” (Genesis 30:40-42)

In Isaiah chapter 41, we see a special word being used to call Jacob: Worm. God calls Jacob “You worm Jacob” (Isaiah 41:14). A worm is like a parasite that steals from other creatures. Of course, here, Jacob refers to the Israel people as a whole, but we need to pay attention to that fact that this particular word was used to describe Jacob.Jacob lived a life like a worm, a parasite. He clung onto whatever he got hold of and fed off it like a parasite. He did not let go of whatever he clinched. What a horrible person!

Yet, I can’t bring myself to condemn him. I can’t criticize the Israelite people, either. Because I am Jacob. I am the Israelite people. Actually, we all are. We, too, cling onto things. We hold onto such things as power, wealth, love, children, and honor. We try our best to gain them the right way, but sometimes we resort to wrongful means and deception. Afterusing unjust methods,we console ourselves saying, ‘It’s just the way of the world. I had no choice. Just go for it, even if you have to let it go later.’ We say this is wisdom. ‘Rake in more money. Get more power. Grab honor, too.’

Jacob lived like this. But do you know what his life was like? He clung on to things continuously and grasped things endlessly. Yet, he wasn’t happy. He was always on the run, always anxious. Sometimes his pursuits ended in meaningless endeavors. Sometimes they made his life only more miserable and complicated. Sometimes they made him nervous and put him on the run. After clinching the blessing of the firstborn, he had to run from his family. After getting Rachel as his bride, he toils another 7 years. Genesis chapter 31 describes how hard his life had been in Laban’s household:

“‘I have been with you for twenty years now. Your sheep and goats have not miscarried, nor have I eaten rams from your flocks. I did not bring you animals torn by wild beasts; I bore the loss myself. And you demanded payment from me for whatever was stolen by day or night. This was my situation: The heat consumed me in the daytime and the cold at night, and sleep fled from my eyes. It was like this for the twenty years I was in your household. I worked for you fourteen years for your two daughters and six years for your flocks, and you changed my wages ten times. If the God of my father, the God of Abraham and the Fear of Isaac, had not been with me, you would surely have sent me away empty-handed. But God has seen my hardship and the toil of my hands, and last night he rebuked you.’” (Genesis 31:38-42)

These words sum up Jacob’s life. He always clung on to something. But the result was him living like a captive of Laban for 20 years. Jacob continuously grabbed things in life, but there was no real happiness for him. All there was were endless conflicts, dissensions, escapes, and unhappiness in order to guard the things that he grasped.

Dear brothers and sisters, what is it that you are clinging on to now? What price did you have to pay for it?

Finally, a great crisis strikes Jacob. He has no choice but to return to his homeland because he can no longer stay in Laban’s household. He accumulated much wealth but has nowhere to take it. Upon his decision to return home, he hears that his brother Esau is marching toward him with 400 men. What good is his wealth? What good is it when he is on the verge of being killed by his brother? So, this is how he prays:

“I am unworthy of all the kindness and faithfulness you have shown your servant. I had only my staff when I crossed this Jordan, but now I have become two camps. Save me, I pray, from the hand of my brother Esau, for I am afraid he will come and attack me, and also the mothers with their children.” (Genesis 32:10-11)

Just when he thought that all that he gained was lost, that he would surely die at the hands of Esau, Jacob slowly let go of the things he had been holding on to, one by one. First, he let go of his cattle. He gave Esau cattle as a gift: “Two hundred female goats and twenty male goats, two hundred ewes and twenty rams, thirty female camels with their young, forty cows and ten bulls, and twenty female donkeys and ten male donkeys.” (Genesis 32:14-15) First, he sent these cattle in three groups, and then his two wives, two female servants, and sons. Now, he had sent over all his possessions across the Jabbok.

The impossible happened to Jacob. The man who was always clinging on to something was finally empty-handed. From the moment of his birth, he was always grasping something. He lived to hold on to things. He sought all kinds of things. But now he had nothing in his hands.

It was at this moment that something incredible happened. He met someone at the ford of the Jabbok. A very special man. Not ordinary at all. He held on to that man, again. He didn’t let go. The great turning point in Jacob’s life was that very moment when he let go of all his possessions and held on to God and didn’t let go.God told him to let go and even wrenched the socket of his hip, but still he wouldn’t let go. How obstinate. But his stubbornness became his blessing. He used to treasure wealth, blessings of the firstborn, Rachel, his sons, and all kinds of things. But now he has let go of everything and has become empty-handed. And with those empty hands he grabbed God.

This completey changed his life. By this act, God’s grace rained down upon him. He started a new life on a completely different level. God gave him a new name, Israel, because he struggled with God and overcame. This name may sound ungodly at first, but it holds God’s praise. He became a precious man who held on to God. His eagerness and desperation for God were truly praiseworthy.

You may have heard about the Monkey Trap. Hunters in Southeast Asia catch monkeys by putting food in glass jars with an opening slightly bigger than a monkey’s hand. The only way the monkey can avoid capture is to let go of that food in his hand, but it doesn’t. This applies to us, too. In order to hold on to God, we need to let go of what we are holding.

I once read an interesting German translation of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It went something like this: “Blessed are those who stand before God empty-handed.”We can grasp God only when we are empty-handed. If we must grasp something in life, wouldn’t that have to be the most valuable and important? To get what is most important, we need to let go of the things that are less important. Only when we are empty-handed can we grasp the most important thing upon encountering it.

If power is important to you, then get it. If wealth is, accumulate it. If your children are precious, hold on to them. If honor is what you want, go for it. If your wife is your jewel, cherish her. But, if you want to hold on to someone more important, your hands must be empty. Only then can you grasp God. And when you do, don’t let go. Ever. Like Jacob, cling on to Him until daybreak—even if it means breaking your hip. If there is one thing we must hold on to, it’s God.

In Isaiah chapter 41—yes, the same chapter that mentions “you worm Jacob”—God says the following: “So do not fear, for I am with you; do not be dismayed, for I am your God. I will strengthen you and help you; I will uphold you with my righteous right hand.” (Isaiah 41:10) This is God’s promise that He will hold on to us, not the other way around. God is saying that He will uphold us with His righteous right hand. His strong hand will be upon us.

So, give Him your hand. Hold on to His righteous hand. And don’t ever let go. Then, God will uphold you. God’s hand will hold on to yours. And God will start to guide you. His blessings will begin. Just as a child’s face glows with happiness when he is holding daddy’s hand, God wants our faces to shine with joy as we walk with Him hand in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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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2: 22 ~ 28

22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인도하여 얍복 나루를 건널새

23

그들을 인도하여 시내를 건너가게 하며 그의 소유도 건너가게 하고

24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25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어긋났더라

26

그가 이르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이르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27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이르되 야곱이니이다

28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 야곱은 움켜쥐는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

오늘은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인간은 ‘빈손’의 존재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빈손입니다. 누구도 무언가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빈손을 제일 먼저 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엄마와 아빠일 것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우리의 빈손에 무언가를 채워주었기에, 우리가 이만큼 자랄 수 있었습니다.
갓난아이로 태어나 1년쯤 지나면 아이는 스스로 잡고 싶은 것을 손에 쥐게 됩니다. 돌이 되면 돌잡이라는 것도 합니다. 아이 앞에 책, 연필, 돈, 명주실과 같은 다양한 물건을 놓습니다. 아이가 돈이나 쌀을 잡으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하고, 책이나 연필을 붙잡으면 학자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명주실을 잡으면 오래 살겠다고 축하해 주기도 합니다.
‘돌잡이의 모습에 오늘 우리의 현실이 녹아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이가 나이도 들기 전에,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쥐도록 요구하는 것이지요. 먹을 것을 잡으라 하고, 연필도 쥐여 주며, 이것저것 그 앞에 놓아둡니다. 때문에 아이의 손이 비어 있을 때는 많지 않습니다. 마치 어른들이 아이에게 자꾸 ‘잡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닐까요? 왜냐하면 이후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잡고, 또 무언가를 쥐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쥐지 않으면, 또 무언가를 움켜잡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게 우리의 인생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독특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빈손으로 태어날 때도, 그는 빈손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무언가를 손에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형 에서의 발뒤꿈치를 잡고 태어난 야곱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야곱의 인생을 ‘움켜쥐는 인생’으로 이해하곤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태어나 한참 후에야 무언가를 손에 쥐는데, 야곱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무언가를 잡고 있었습니다.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움켜쥐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야곱이 붙잡았던 것들, 야곱이 움켜쥐었던 것들로 인해 그는 한결같이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형 에서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태어났지만, 그렇다고 형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건 아닙니다. 형과 굉장히 어려운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 형과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움켜쥐었는데, 그 결과 가족과 멀어지게 되었고, 생명의 위협마저 받으며 먼 곳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삼촌 라반의 집에 들어가서는 아름다운 라헬을 붙잡았지만, 그 대가가 상당했습니다. 언니 레아와 라헬 사이에 다툼과 질투가 있었고, 야곱은 첩들까지 두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후에는 재산도 움켜쥐었습니다. 라반의 집에서 열심히 일하며 쌓은 재산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 라반의 아들들과 불화가 촉발되었습니다. 그 땅에서 살 수 없을 만큼 어려운 형편에 처하게 되었고, 결국 그 집을 떠나게 됩니다.

< 움켜쥐는 야곱에게서 우리의 삶을 봅니다. >

왜 야곱은 붙잡은 것마다 실패하고, 움켜쥐는 것마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까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의 삶의 태도와 관련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는 ‘속이는 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바라는 것을 움켜쥐기 위해 누군가를 속이기를 서슴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장자의 복을 움켜쥐기 위해 형과 아버지를 속였습니다. 그것도 의도를 갖고서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또한 재산을 움켜쥐기 위해 삼촌 라반도 속였습니다. 야곱과 라반 사이에 맺은 계약 내용을 성경이 증언합니다. 이때 라반은 정상적인 가축들을 갖기로 하고, 야곱은 얼룩무늬와 검은빛이 도는 가축을 갖기로 약속하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을 토대로 라반이 야곱에게 가축을 맡긴 것입니다. 그런데 가축을 기르면서 야곱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재산이 많아지도록 각종 수를 썼습니다. 창세기 30장을 살펴보면, 당시 야곱이 어떻게 자신의 재산을 늘려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이 새끼 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무늬와 검은빛 있는 것을 라반의 양과 서로 마주보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튼튼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떼의 눈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이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그렇게 함으로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된지라 이에 그 사람이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노비와 낙타와 나귀가 많았더라 (창세기 30:40~43)

다시 말해, 야곱이 여러 지혜와 생각을 짜서 재산을 쌓아갔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혜로운 처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사야 41장을 보면, 하나님이 다음과 같이 야곱을 부르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러지 같은 야곱아!” 옛날 성경에는 “지렁이 같은”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한편 ‘버러지’라는 단어의 원뜻은 ‘남의 것을 빨아먹는 벌레’라는 의미입니다. 즉 거머리나 기생충 같다는 뜻입니다. 어디엔가 붙어 떨어지지 않고 영양분을 빨아먹으면서 자라나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부르실 때 “이 버러지 같은 야곱아”, “이 거머리 같은 야곱아”, “이 기생충 같은 야곱아”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야곱의 인생이 정말 그러했습니다. 무엇이든 붙잡고, 무엇에든지 붙어서 사는 거머리처럼 살아온 야곱입니다. 자신의 손에 무엇이 잡히면 절대로 놓지 않는 사람, 무언가 잡으면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잡아채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야곱입니다. 그래서 그는 부유함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야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참 나쁜 사람 아닙니까? 그런데 어쩐지, 그가 나쁘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야곱의 모습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실은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습니다. 우리도 무언가를 움켜쥡니다. 권력도, 재산도, 사랑도, 자녀도, 명예도 움켜쥡니다.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수없이 노력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올바른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때로는 옳지 않은 방법도 불사합니다. 남을 속이면서도 자신을 정당화하며, 부당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움켜잡으면서도 자신을 위로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쯤은 괜찮아.”라고 이야기합니다. 양심이 호소할지라도 “이 정도쯤은 법에서 벗어나지 않아.”라고 말하며, ‘이 정도면 지혜로운 것이야.’라고 생각하며, 원하던 것을 움켜쥘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자. 일단 잡고 보자. 나중에 좋은 일에 사용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또 무언가를 휘어잡을 때가 있습니다.
혹은 ‘세상은 다 그래. 이렇게 해야만 잡을 수 있어. 놓치고 나면 후회밖에 안 남아.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선 잡고 보는 거야. 놓을 때 놓더라도 우선 잡고 보자. 무조건 잡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기회가 오면 무조건 붙잡으려고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심지어 때로는 그러한 삶의 방식을 ‘지혜’라고 포장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그 삶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돈도 잡자. 더 많이 잡자. 힘도 붙잡자. 더 많이 붙잡자. 명예도 움켜쥐자.’ 이렇게 수없이 되뇌며, 우리 앞에 놓인 모든 것을 움켜잡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삶입니다.

< 움켜쥔 인생에는 행복 대신 불안이 깃듭니다. >

그렇다면 이렇게 움켜쥐며 산 야곱의 인생이 어땠습니까? 그렇게 끊임없이 붙잡고 수없이 움켜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에게는 행복이 없었습니다. 늘 쫓겨 다녔고, 늘 불안했습니다. 잡은 것이 의미 없는 것이 되었고, 움켜쥔 것들로 인해 도리어 복잡한 일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붙잡은 것 때문에 불안해졌으며, 움켜쥐어서 도망가는 신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움켜쥐며 산 야곱이 삼촌 라반에게 움켜쥠을 당하는 운명에 처한 적도 있습니다. 속이는 야곱이 도리어 라반에게 속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곱고 아리따운 라헬을 손에 쥐고자 했지만, 라반이 라헬보다 시력이 나쁜 레아를 먼저 야곱의 침실에 보냈습니다. 야곱을 속인 것입니다. 속이는 자 위에 또 다른 속이는 자가 있었습니다. 야곱은 그렇게 속이다가 속는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자신의 손에 쥐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쥐게 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7일을 더 일하고, 또 7년을 일해야 하는, 심지어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을 위해 또 7년을 일해야 하는 조건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형 에서의 장자권을 손에 쥔 뒤에는 도망자 신세가 된 야곱의 인생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리브가도 보지 못한 채 인생을 살아가야 했던 불행한 처지의 야곱이었습니다. 형 에서와 원수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삼촌 라반의 집에서는, 라반의 손에 붙잡혀 종처럼 일하는 신세로 전락해 20여 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인생이 어떻습니까? 자신은 분명히 무언가를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잡지 못한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도리어 누군가에게 붙잡히며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던 나날입니다. 이러한 야곱의 인생을 창세기 31장은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이 이십 년을 외삼촌과 함께하였거니와 외삼촌의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낙태하지 아니하였고 또 외삼촌의 양 떼의 숫양을 내가 먹지 아니하였으며 물려 찢긴 것은 내가 외삼촌에게로 가져가지 아니하고 낮에 도둑을 맞았든지 밤에 도둑을 맞았든지 외삼촌이 그것을 내 손에서 찾았으므로 내가 스스로 그것을 보충하였으며 … 내가 외삼촌의 집에 있는 이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으며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이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 (창세기 31:38~39,41~42)

외삼촌 라반이 얼마나 마음이 굳은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움켜잡기를 좋아했던 야곱 위에 또 다른 움켜잡기 선수 라반이 있었습니다. 그 라반 아래서 야곱이 경험한 쓰라린 인생의 시절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야곱은 무언가를 손에 잡으려 끊임없이 노력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라반의 손에 붙잡혀 20년을 보내야 했던 야곱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그것을 움켜쥐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했습니까?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명예를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재산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자녀를 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권력을 쥐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권력이 나를 붙잡고 있음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재물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재물이 나를 붙잡아 휘두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잡고 있는 그것이 도리어 나를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야곱이 그러했습니다. 야곱이 그토록 붙잡아두었던 것들이 결국 야곱을 붙잡아 그의 인생을 조종하고 말았습니다.

< 야곱의 움켜쥐던 손이 빈손이 됩니다. >

이렇게 살아가던 야곱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닥칩니다. 라반의 집에서 더는 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라반의 땅에서도 살 수 없고, 고향으로 돌아가자니 형 에서가 보복할까 봐 불안해서 발을 뗄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하릴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데, 벌써 전갈이 옵니다. 형 에서가 400명의 군사를 데리고 야곱을 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그가 손에 쥐던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쩌면 형 에서의 손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말입니다. 이때 야곱이 하나님께 이렇게 간구합니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 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함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겁이 나기 때문이니이다 (창세기 32:10~11)

여전히 그는 자신이 쥐고 있는 자녀들과 아내들을 걱정했습니다. 재산을 걱정하며, 목숨을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무로 돌아갈 찰나입니다. 바로 그 위기의 순간, 야곱은 드디어 인생 처음으로 손에 있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형 에서에게 예물을 보냈습니다. 너무도 아까운 재물이었을 것입니다. 그 재물을 얻기 위해 얼마나 수고하고 땀 흘렸습니까? 하지만 그는 그 재물을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예물의 내용이 이러합니다.

암염소가 이백이요 숫염소가 이십이요 암양이 이백이요 숫양이 이십이요 젖 나는 낙타 삼십과 그 새끼요 암소가 사십이요 황소가 열이요 암나귀가 이십이요 그 새끼 나귀가 열이라 (창세기 32:14~15)

이와 같은 수많은 가축과 재물을 형에게 보냅니다. 세 떼로 나누어 앞서 내보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와 여종들을 앞서 보냅니다. 아들들도 얍복강을 건너도록 했습니다. 자녀도 내어 보내고, 아내도 내어 보내고, 종들도 내어놓습니다. 가축들도 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소유물을 얍복강 나루터 바깥으로 내어놓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순간입니다.
야곱에게 일어날 수 없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늘 그의 손에는 무언가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무언가가 붙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그의 손이 빈손이 되었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 한 번도 빈손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언가를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자의 축복권을 들고 벧엘이란 길을 통과한 사람입니다. 손에 무언가를 쥐기 위해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잡아보았습니다. 잡을 수 있는 것 다 잡아보고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빈손’입니다.

< 야곱의 빈손이 드디어 하나님을 붙잡습니다. >

그런데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얍복강가에서 그는 한 분을 만났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그는 또다시 그분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곤 절대로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하나님의 유머가 엿보입니다. 하나님이 아마 이때 빙그레 웃고 계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 너 그럴 줄 알았다. 너는 무조건 잡지. 빈손이 되자마자 너는 또다시 잡는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나다. 이제 네가 나를 붙잡았구나.” 지금 야곱은 얼떨결에 하나님을 붙잡고 있습니다. 하나님‘만’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의 빈손이 드디어 하나님을 붙잡은 것입니다.
늘 그래온 것처럼, 그의 본성이 그래왔던 것처럼, 야곱은 한 번 잡으면 놓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재물이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며, 자녀도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가 붙잡은 것은 하나님, 영원하신 하나님, 창조주이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절대 그분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밤새도록 씨름하며 붙잡은 분을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허벅지 관절을 치셨지만 그래도 놓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끝까지 하나님을 붙잡았습니다. 지독한 야곱입니다. 그러나 그 지독함이, 그 붙잡음이 도리어 축복의 사건이 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입니다.” “이제 네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라. 네가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네가 나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네가 나를 붙잡고 나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가 나를 이겼구나.” 이렇게 축복의 말씀을 해 주십니다.
야곱의 손이 빈손이 되자 많은 일이 달라졌습니다. 그가 빈손이 되자 그는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었고, 그가 빈손이 되자 형 에서와도 화해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형과의 화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의 모든 재물이 에서 쪽으로 흘러가 야곱이 빈손이 되었을 때, 형 에서의 마음이 녹았습니다. 그리고 화해가 일어났습니다. 평화가 창조되었습니다. 빈손이 되자 모든 문제가 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야곱에게 주신 은혜이자 축복이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먹을 만한 음식을 통에 넣고 원숭이 손이 들어갈 만큼만 구멍을 뚫어놓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원숭이가 구멍에 손을 넣어 먹을 것을 붙잡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붙잡고 주먹을 쥐면, 원숭이의 손이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빈손이 되어야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데, 원숭이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속 붙잡은 것을 놓지 않으려다 그 붙잡은 것이 덫이 되어, 결국엔 인간에게 붙잡히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을 붙잡는 것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우리의 삶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을 붙잡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빈손입니다. 우리가 빈손이 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독일어 성경 번역본 가운데 팔복 첫 번째인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라는 말씀을 이렇게 번역한 성경이 있습니다. “빈손을 들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복이 있다.” 왜 복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다른 것을 붙잡고 있는 사람은, 하나님이 옆으로 지나가실 때 그분을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내 손으로 붙잡고 있는 다른 것이 있는데, 어떻게 주님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주님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진정한 은혜와 행복이 있습니다.
권력이 귀하면 권력을 손에 쥐십시오. 재산이 귀하면 재산을 손에 쥐십시오. 자녀가 귀하면 자녀를 손에 쥐십시오. 명예가 귀하다고 생각되면 명예를 손에 쥐어보십시오. 아내가 귀하다고 생각되신다면 아내를 손에 쥐어보십시오. 그러나 이 허망한 세상은 이 모든 것을 영원히 우리 손에 쥐여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 해서 우리가 손에 쥔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내를 버리거나 자녀를 버리고 돌보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재산을 모두 버리라는 뜻도 아닙니다. 재산도 필요하고, 자녀도 필요하며,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 ‘전부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쥐거나 그것에 의지해서 인생을 살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빈손의 참 의미입니다.
재물이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고, 자녀와 함께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습니다. 명예가 있어도 빈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빈손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여러분의 손에서 놓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사야 41장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이 버러지 같은 야곱아”라는 말씀 가운데 하나님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나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10)

우리가 하나님을 붙잡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주님께서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것입니다.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어떤 사람 곧 하나님을 붙잡고 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곳까지 먼저 와 주신 분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손을 잡아주실 때, 우리가 진정한 주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강하신 주님의 손을 붙잡고 험한 인생길을 살아갈 수 있는 귀한 성도님들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9년 7월 7 주일 구역(가정)예배자료

움켜쥐고 산 사람, 야곱

⑴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⑵ 찬송가 91장, 494장을 부릅니다.

⑶ 구역식구(가족) 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 ⑷ 창 32:22-28절을 읽고 나눕니다. ⑸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⑹ 마무리 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으로 접속, 7월 7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빈손으로 태어나는 인간 – 그러한 인간의 빈손을 제일 먼저 잡아 주는 것은 바로 엄마·아빠의 손입니다. 아이가 조금 성장하면 돌잔치(돌잡이)를 하게 되는데, 이는 인생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잡으려고 합니다. 무엇인가 붙잡지 않으면 불안해 지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설교의 요약

성경에 드문 일인데, 손에 무엇인가를 쥐고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바로 야곱입니다. 그는 형의 발을 잡고 태어났습니다. 태생적으로 무엇인가를 움켜쥐는 인생입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좋은 결말의 인생이 아니었습니다.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권을 잡았지만, 결국 가족들과 헤어지고, 생명의 위협 속에서 방황하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라헬을 잡았지만 그 댓가는 혹독하였고, 라반의 집에서 삼촌을 속이며 재산을 모으지만(창30장) 라반의 아들들과의 불화하였습니다. 잡는 것마다 좋은 결과 아니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의 삶의 태도<속이는 자> 때문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움켜쥐기 위해 속이는 것을 서슴치 않았던 인생입니다. 이사야 41장에서 야곱을 부르시는 하나님께서 “버러지 같은 야곱아”라고 하였는데, 옛 성경에서 “버러지”는 “남의 것을 빨아먹는 벌레, 거머리 혹은 기생충” 같은 것을 의미하며, 이 말은 이스라엘 전체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야곱 개인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야곱을 욕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야곱의 모습이 사실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무엇인가를 잡기 위해 속이기를 서슴치 않으며 스스로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야곱에게 진정한 행복은 없었습니다. 잡았던 것들은 의미 없는 것들이 되어 버리고, 오히려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특별히 에서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자기가 잡은 것들을 하나씩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삶의 위기 앞에서 자신이 쥐고 있었던 것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잡기만 했던 손이 얍복강에서 빈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난 그분. 이제 비워진 손으로 그분을 붙잡았습니다. 한번 잡으면 안 놓는 그 지독함이 이제는 축복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님을 붙잡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에게 빈손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다른 것을 잡고 있는 이상, 하나님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재물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빈손을 들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복이 있다(독일어 성경에서 팔복의 첫 번째 복에 관한 내용).

권력, 재산, 명예와 아내, 자녀들… 그러나 더 중한 분을 만나기를 원한다면, 그 모든 것을 놓아야 합니다. 이사야 41장에서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손이 비어 있으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손을 붙잡아 주십니다.

태어날 때, 어릴 때 우리의 빈손을 붙잡는 것은 어머니 아버지의 손이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빈손을 드리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실 것입니다.

나누기

1. 지금 내가 소원하며 움켜쥐려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서로 함께 나눠보세요.

2. 지금 내 손은 무엇으로 가득 차 있습니까?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 가운데 버려야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의 빈손으로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도록 서로 축복하며, 함께 기도합시다.

마무리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가 우리의 손에 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의 손 붙잡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놓지 않고자 합니다. 주님 붙잡고 하늘나라까지 이르는 주님의 종, 자녀들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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