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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적 신앙

베드로전서 4: 7 ~ 11

김경진 목사

202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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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4: 7 ~ 11

7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8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9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10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11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

<죽음을 인식하며 사는 사람의 가치관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를 하다 보면 임종을 앞둔 분들을 찾아가서 마지막 권면을 드리거나, 임종 예배를 집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종을 맞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대부분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가 있죠. 또 임종을 맞는 분들 중에 죽음을 인지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있어서 권면을 드리거나 예배를 드리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임종을 앞두신 분들을 만나면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성도님, 소망교회 목사입니다. 처음 뵙지만 가장 중요한 시간에 제가 왔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 아버님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이제 제가 마지막 가시는 길을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제 말씀을 들어주세요.”하면 대부분 잘 따라 들어주시며 예배를 드리시곤 합니다.
어느 날엔 임종 예배를 드리러 병원에 갔는데, 곧 돌아가실 것 같다는 분이 갑자기 의식이 회복되셔서 말씀까지 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결을 분명히 받으셨는데 몸을 보아도 그렇고, 의식도 너무 뚜렷하셔서 차마 “마지막 시간입니다.”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분이 날씨가 좋다는 등 자녀 이야기, 사업 이야기 나누시는 걸 듣고서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20분 정도 차를 타고 나오는 길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왜 내가 그 귀중한 시간을 날씨 이야기로 채웠을까. 그 귀중한 시간을 사업 이야기로 채웠을까. 물론 신앙이 있으신 분이니 하나님 품에 안기셨겠지만 그 귀한 시간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하늘나라로 보낸 분들은 아시겠지만 죽음이 가까운 걸 알면서도 대면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부모님께 드릴 말씀 다 드리고, 유언의 말씀도 들으면서 편안하게 마무리되는 경우는 많치 않습니다. 사람들은 애써 죽음을 외면하려는 심리적 기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 나온 한 연구(Prediction-based neural mechanisms for shielding the self from existential threat)에 의하면 사람들의 뇌는 죽음이라는 생각을 피하려고 한답니다. 자신의 얼굴 옆에 죽음과 관련된 단어가 비춰지면 그 단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우리 뇌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회피하는 방어 기제를 가진다는 것이죠.
여러분께 한번 묻고 싶습니다. 만약에 의료 진단 결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신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사실 목회를 하다 보면 이런 분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남은 6개월 동안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분노와 원망, 두려움, 공포 등을 느낍니다. ‘왜 이런 병에 걸렸지?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나처럼 착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하나님은 왜 병을 주셨지?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다 저 사람 때문이야…’ 이렇듯 하나님을 향해서, 가족을 향해서 원망을 내뱉고 홀로 떠나는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상황이 받아들여질 때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답니다. 남은 시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시간의 무게를 느끼면서 그동안 너무나 하찮은 것들로 시간을 채워 왔음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관점이 바뀌고 가치관이 변화된 것입니다.
“호스피스가 말하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꽤 오래된 글인데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돌보며 호스피스 사역을 오랫동안 했던 사람이 회고하며 쓴 내용입니다. 글 속에는 그가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우씨라는 부인의 이야기였습니다. 공군 소장인 남편이 제대하면 세계 일주 여행을 가자는 말만 믿고 주말 부부를 감수하면서 서울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알뜰하게 살았던 부인에게 어느 날 사형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그것도 남편이 제대를 앞둔 시점이었다고 합니다. 몸은 날로 수척해지고 등, 아랫배, 다리가 붓기 시작해서 진찰을 했더니 복강 내 온통 암세포가 퍼져 버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울분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스피스인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죠. “이렇게 죽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선하게 살 건데. 그게 제일 후회되네요. 주위 사람들, 특히 친척들 생각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너무나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 오로지 남편과 세계 여행 갈 생각으로 돈을 모으느라 그것이 제 삶의 목표였거든요.” 그러면서 ‘건강해지면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 텐데..’ 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호스피스 활동을 했던 그분이 이렇게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가 애써 모은 돈은 우씨와 사별 뒤에 재혼한 남편과 새 부인이 지금 잘 쓰고 있는데, 재물은 모으나 그것을 누가 취할지 알지 못한다는 성경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경우였다.
여러분,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만약에 6개월 혹은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다면 지금과 같이 시간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이 하는 그 일을 계속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하시겠습니까? 시한부의 삶을 진정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의 가치관, 우리의 사고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은 종말적 신앙을 가진 사람을 향하여 깨어 기도하기를 권면합니다.>

우리가 종종 ‘종말적 신앙인’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냥 그저 종말을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 종말이 나에게 있음을 뼛속 깊이 느끼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가치관이 달라질까요? 가치관이 다양하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어서 하나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우리나라 큰 석학으로 알려지신 고 이어령 선생님이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며칠 전 CBS 김현정 뉴스쇼에 고 이어령 선생님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이 나와 인터뷰한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선생님이 마지막 3년여 동안 육필로 써 놓으신 글을 묶은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눈물 한 방울』 이라는 책에 관한 인터뷰였습니다. 생전에는 주로 컴퓨터를 쓰셨는데 이제는 손이 말을 안 들어서 육필로 쓰셨다죠. 인터뷰 마지막에 앵커가 묻습니다. “이어령 교수님이 남긴 마지막 눈물의 의미가 던지는 메시지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아내 강관장님이 대답합니다. “역시 Fraternité(우애)이겠죠. 그게 프랑스 혁명의 세 번째 구호거든요. 자유, 평등, 그다음이 우애거든요. 인간에 대한 사랑, 그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으신 것 같아요. 그 무렵에 누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셨어요. 조그만 걸 가져와도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꼭 보내셨어요. 시간이 나니깐 그러셨겠지만요. 이 선생님이 그럴 시간이 없었거든요. 선물 받고 고맙단 말 할 시간이 없었던 사람이었는데 마지막 세월에는 그걸 꼭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변하는구나 싶었어요. 또 기독교가 들어와서 뭐가 달라진 것 같으냐. 역시 그쪽인 것 같아요. 우애의 중요성, 인간의 중요성, 이런 거. 그래서 남을 생각하고 뭘 주고 싶고 감사하고 … ” 이 기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렇겠다!’ 마지막 시간에 우리가 정말로 채우고 싶은 것은 깊은 사랑, 어떤 이는 가족과 함께 우애를 경험하고 어떤 이는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고를 피력해 나가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96년 드라마로 방영 후 2011년에는 영화로, 2017년에는 드라마로 리메이크 된 작품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화 없는 남편, 유부남과 불륜하는 딸, 그리고 공부 안하는 삼수생 아들 속에서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던 엄마가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가족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엄마 대신 요리하는 딸, 철들려고 노력하는 아들, 아내를 그만 괴롭히라고 어머니 방문을 못으로 박는 남편의 모습이 나옵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에 엄마는 가족들에게 조금 더 잘할 걸 후회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애가 아닐까요?
긴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자, 그렇다면 성경은 우리에게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채우라고 말씀하고 있을까요?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벧전 4:7 중)

시한부인 만물의 운명을 말하시면서 시한부 인생인 우리들을 또한 각성케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은 3개월 시한부이고요, 어떤 이는 6개월 시한부이고요. 또 어떤 이는 오래 살 것 같지만 사실은 50년, 60년 시한부일 뿐입니다. 모두가 마지막을 앞에 둔 채 살아갑니다. 남은 시간을 세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은 시간을 지혜롭게 세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마지막이 있음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존적으로 깨닫고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종말적 신앙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말씀이죠. 마지막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체감하면서 하루하루를 귀중하고도 무겁게 현재를 채워 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우리들을 통하여 주님이 권면하십니다. 첫 번째입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벧전 4:7)

여러분이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성경은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 마지막을 기도로 준비하라는 말씀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남편, 사랑하는 아내, 사랑하는 자녀, 친구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탄원하고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그 기회를 가지라는 것이죠. 하나님께 우리 자신의 유언을 아뢰는 일입니다. 예수님도 마지막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뜨겁게 기도하셨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우리도 때로는 생명의 연장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겟세마네에서 “주여, 이 잔을 내게서 옮겨 주십시오.”하고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도해서 약속을 선물로 받고, 설령 내가 누리지 못하더라도 자녀들을 통하여 축복이 이루어지도록 하나님을 붙잡아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지막 남은 시간에 간절히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야곱이 얍복강에서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야곱은 형을 만나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자를 붙잡습니다.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원문상으로는 조금 달리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너희는 기도를 위하여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라.” 다시 말해 당연히 기도해야 하겠지만 이 일을 위하여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명령입니다.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 무엇을 기도할지, 어떤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과 약속을 맺을지를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며 살피라는 뜻입니다. 내가 구하는 기도가 하나님과 깊은 대화를 이루는 기도인지, 아니면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인지를 정직하게 대면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약속을 받는 그 시간, 얼마나 귀합니까?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나의 죽음 이후를 위해 기도하고, 남편과 아내를 위해 하나님과 언약을 맺습니다. 자신의 소망을 간절히 주님께 아뢰며 응답을 받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 드리는 것이야말로 마지막 남은 시간에 간절히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이어서 성경은 종말적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에게 서로 사랑하며 섬기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권면입니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벧전 4:8)

그렇습니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여기에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운 사랑입니다. 뜨겁게 사랑하는 것, 우애하는 것, 성경은 그렇게 마지막 시간을 보내라고 권면합니다. 허다한 사랑은 죄를 덮는다는 이 말씀은 사랑의 효능을 말한다기보다, 사랑을 하되 다른 사람의 죄까지도 덮는 사랑을 하라는 말씀으로 해석됩니다. 남녀가 뜨겁게 사랑할 때 어떻습니까? 서로의 흠이 보이지 않죠. 부족한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에 씌었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모든 것이 다 아름답고 선합니다. 바로 그런 사랑 말입니다. 주님은 마지막 시간을 이 사랑으로 채우라고 말씀하십니다. 멀리 가지 못하더라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가족 간에 먼저 뜨거운 사랑으로 채워 보십시오. 애틋하고 깊은 사랑으로 채워 가는 겁니다. 이것이 종말을 알고, 종말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신앙인의 삶의 방식입니다.
아내가 암 판정을 받고 나자 남편의 카톡 화면에 결혼 후 지금까지 지내온 날짜의 수를 하트 모양과 더불어 선명하게 새긴 부부를 보았습니다. 날마다 그 날짜를 세면서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가고픈 소망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2014년 폐암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 김자옥씨가 투병 중에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암은 힘든 게 아니라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병이다. ‘남편한테 좋은 말을 해 줘야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암과 투병하면서 사랑하는 가족이 다르게 다가오게 되고 가족의 연대가 깊어지는 걸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남편한테 좋은 말 한마디라도 더 해 주어야지 하는 마음을 되뇌이며 마지막 시간을 값지게 사용하고 싶었던 마음이 다가옵니다.
세 번째 권면입니다.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벧전 4:9~10)

우애의 더 큰 측면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서로 대접하며, 원망받을 일을 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은사와 달란트로 서로에게 봉사하는 것. 이것이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마지막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여러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게 되면 처음에는 ‘내가 왜 이렇게 되는가?’ 생각하면서 다음에는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야지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마지막에 이타적으로 변화되는 점을 보게 됩니다. 이것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측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인천 어느 교회 목사님의 간증입니다. 간증하신 목사님이 목회하던 교회는 주일마다 점심 식사로 국수를 삶아 먹곤 했답니다. 그런데 주방에서 일할 사람들이 들어갔다가는 나오고, 또 안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주방에는 시어머니보다 무서운 권사님들이 호랑이처럼 잔소리를 하고, 식당에서는 이북에서 내려오신 입맛 까다로운 장로님들이 국수가 삶아진 상태를 두고 시시콜콜 잔소리를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죠. 그래서 사람들이 봉사를 하려다가는 상처받고 나가는 일들이 계속되곤 했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젊은 여집사님이 웬일인지 자진해서 주방 봉사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사연인즉 이분이 말기암 판정을 받았고 일 년밖에는 살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절망감에 식음을 전폐하다가 하나님께 그냥 가기가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남은 시간이라도 교회에서 봉사하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그 집사님이 봉사를 시작하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한소리 하려던 권사님들이 그만 말을 못했답니다. 몇 달 뒤 죽을 젊은 집사님 앞에서 차마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었던 것이죠. 입맛이 까다로운 장로님들도 그저 맛있게 먹곤 했답니다. 1년 동안 이 집사님이 주방 봉사를 하면서 그 시끄러웠던 주일 점심시간이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애찬의 식탁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종종 종말적 신앙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 말은 종말을 이해하고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한부 인생임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철학자 김진영은 2017년에 간암 4기 판정을 받고, 일기장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3개월 동안 남긴 글이 『아침의 피아노』라는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책에 그가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나만을 지키려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2018년 7월, 『아침의 피아노』 중에서)

2022년 7월 31일 주일 구역(가정)예배자료 종말적 신앙” (벧전 4:7-11)

⑴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⑵ 찬송가 330, 492장을 부릅니다.

⑶ 구역식구(가족중 한 분이 기도합니다⑷ 벧전 4:7-11절을 읽고 나눕니다.

⑸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합니다⑹ 마무리 기도와 주기도로 구역예배를 마칩니다.

〈인터넷 참조〉 http://www.somang.net으로 접속, 7월 31일자 주일예배 말씀

생각하기

    여러분이 만약 6개월, 3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다면여러분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시한부 속에서 지금껏 하고 있는 일들을 그대로 하실 것입니까아니면 중단하시겠습니까시한부의 인생을 살아간다면 내 삶의 가치관이 어떻게 달라지겠습니까?

  

설교의 요약

    시한부의 삶을 주어진다면 점점 시간의 무게를 느낄 것입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그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내가 놓쳤던 것은 무엇이고 내가 꼭 했어야 했지만 못했던 것은 무엇인가?” 나의 마지막이 선명하게 그려질수록 나에게 남은 시간을 세게 되고관점과 가치관이 바뀌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우리에게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채우라고 말씀하고 있을까요오늘 주신 말씀의 시작은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벧전 4:7)고 말합니다그리스도인은 종말이 있음을 실존적으로 깨닫고 경험하며 사는 이들입니다장차 있을 종말의 신앙을 갖고 오늘을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참 지혜이고지식입니다.

    오늘 본문은 종말의 신앙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권면을 합니다첫 번째 권면은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는 것입니다원문 상으로 마지막 때에 내가 하나님께 무엇을 기도할 것인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근신하라는 것입니다두 번째 권면은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벧전 4:8)는 것입니다시한부 판정을 받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이때 사랑하는 가족들이 다르게 다가오고 가족의 연대가 더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말합니다배우자에게 좋은 말을 한마디라도 더 해주려는남겨진 시간을 값지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음을 보게 됩니다주님은 바로 이런 사랑으로 마지막 남은 시간을 채우라 권면하십니다마지막 권면은 서로 대접하며 원망을 받을 일을 하지 말고자신이 가진 은사와 달란트로 서로에게 봉사하라”(벧전 4:9-10)는 것입니다서로 사랑으로 우애를 나누는 것이것이 항상 마지막을 인식하며 사는 신앙인들에게 주는 주님의 권면입니다.

    종말의 신앙을 산다는 것은 종말을 이해하고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바로 내가 시한부의 인생임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주어진 남은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어느 철학자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부터 일기장에 쓴 글이 책으로 발간되었는데 그 책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나만을 지키려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타자를 지키려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나누기

1. 만약 내게 시한부의 삶이 주어진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

2. 종말의 신앙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더 깊이 생각하고 살아가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마무리기도

    아버지 하나님내게 남은 날을 세어가며가장 소중한 일에 헌신하고 가치 있는 일에 내 시간을 쏟는 종말의 신앙을 살아가게 하옵소서더 기도하며 뜨겁게 사랑하며 열심히 봉사하게 하옵소서주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종말의 시간을 채워가게 하옵소서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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