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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고 믿는 자가 되라

요한복음 20: 24 ~ 31

곽선희 목사

2002.04.07

날 짜 :2002.04.07
제 목 :그리하고 믿는 자가 되라
본 문 :요한복음 20 : 24 ∼ 31

여씨춘추(呂氏春秋)라고 하는 책이 있습니다. 귀에 익숙치 않은 책입니다 마는 이것은 중국 춘추시대에 기록된 명작입니다. 혹 여람(呂覽)이라고도 합니다. 여불위라고 하는 분이 무려 삼천 명이나 되는 지혜자들의 지혜를 모아서 편찬한 스물여섯권으로 된 중국이 자랑하는 명저서입니다. 이 여씨춘추에 보면 아주 간단하고 평범한 것 같으나 많은 진리를 담은 그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한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는데 그가 생각하기를 이것은 이웃집에 있는 아이가 이 도끼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걸음걸이를 보나 그의 안색을 보나 그가 말하는 것을 보나 그 행동거지를 볼 때 틀림없다고 저 어린아이가 도끼를 훔쳤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 얼마 있다가 산골짜기에 나무하러 나갔다가 잃어버렸던 도끼를 찾았습니다. 이 일이 있은 다음에 그 집 아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의심하던 아이를 보았더니 그의 행동이나 태도나 얼굴이나 어디를 보아도 도끼를 훔칠 그런 아이가 아니더라는 겁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순진한 아이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결국은 아이가 변한 것이 아니고 아이를 보는 자기 눈이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심은 병입니다. 의심은 불치병입니다. 의심은 나 자신의 병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건 나 자신의 병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것은 믿음을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웃을 못 믿고 세상도 못 믿고 누구도 못 믿고 아니 나 자신도 못 믿어요. 이건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요새 와서 인격을 평가합니다. 그의 소유에 의하여 소속에 의하여 능력에 의하여 아이큐…… 다 생각합니다마는 뺄 수 없는 절대적 평가 지수가 있습니다. 바로 신용지수입니다. 크레딧입니다. 신용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아무 쓸모 없습니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쓸모 없는 인간입니다.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자 보세요. 경제도 트러스트에 의해서 평가됩니다. 신용등급입니다. 나라도 신용등급입니다. 회사도 신용등급입니다. 신용등급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공산주의가 왜 무너졌습니까? 공산주의 사회가 무너진 이유? 간단합니다. 그들은 기술도 있고 자본도 있습니다. 능력도 있고 다 있는데 신용이 없습니다. 공산주의 사회는 믿지 않습니다. 아무도 안 믿습니다. 불신사회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비밀경찰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거기에 스파이가 있는 거요. 서로 의심하고 결국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큰 복은 무엇입니까? 믿음입니다. 믿어지는 것, 믿어지는 것이 복이에요.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복이요. 위대한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위대한 인격의 위대한 축복의 결과입니다.
가장 큰사랑은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가정교육백서에 보니까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바로 가르칠 수 있을까? 이 방법 저 방법 열심히 연구해 가지고 얻은 마지막 결론, 딱 두마디입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들어보시겠어요? I still love you.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한다. 또한 두 번째, I still trust you. 나는 너를 믿는다. 두 마디면 충분합니다. 여러분 가정교육이 빗나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두 마디가 없었어요. 이 두 마음이 없었어요. 거기서 빗나간 거예요. 이유는 간단해요. 진단도 간단하고 해결도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습니다. 끝까지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너를 믿는다. 이보다 더 훌륭한 교육은 없어요. 그 누군가가 열심히 뭐 박사가 되가지고 연구를 해봐도 별 얘기 없어요. 이 두 마디뿐이에요. 이것이면 끝나는 거예요. 사랑한다는 게 뭡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Full Understanding 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실대로 이해하고 그 처지대로 이해하고 충분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게 사랑이에요. 또 하나는 인내하는 것입니다. 오늘만 보는 게 아니에요. 기대하고 기다려주는 거예요.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느냐 하는 거죠. 예?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느냐. 우스운 얘기입니다만 제가 아는 권사님 한 분 옛날에 상하이 대학 영국계학교를 다녔는데 영어로 하는 학교요. 그때에 연예를 하던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노총각 하나가 밤낮 따라다니면서 사랑한다고 저를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었는데 눈이 하얗게 오는 날 문밖에 서 있는 걸 보면서 이렇게 내려다보고 그때부터 목욕을 했대요. 데이트를 하러 나간다고. 한시간을 두고보니깐 여학생들이 전부 지켜보고 내려다보는데 여전히 서있거든 한시간이 지난 다음에 “야. 야, 내려가 봐 줘라. 야. 그 사랑해 줘라. 결혼해 줘라.” 그 친구들이 그랬대요. 그래 결혼했다 그래요. 세상에 콧대가 세도 좀 지나치긴 했지만 사랑이 뭡니까? 기다리는 거예요. 저분을 위해서 기다리는 거 절대 지루하지 않아요. 다 한번 해봤잖아요 옛날에. 진짜로 사랑할 때는 기다리는 것도 행복한 거야. 기다리는 게 절대로 피곤하지 않아요. 그때만 사랑한 거예요. 기다리는 마음이 피곤해지고 화가 나고 뭐 짜증이 나고 그러면 물 건너간 줄 아세요. 그건 끝난 거요. 또 하나는 믿어지는 거예요. 이상하게 그분의 말은 다 믿어져요. 또 믿을 수 있어요. 믿는 것이 Trust,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거예요.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그랬어요. 요한복음 13장 1절에 보면,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는데 사실은 사랑 받을만한 사람들이 못됩니다. 예수님, 내일 아침 십자가에 돌아가셔야 할텐데 제자들 뭐 네가 크냐 내가 크냐 서로 질투하고 시기하고 꿈을 꾸고 소위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그 꼴이란 못 봐주겠어요. 성경을 읽다가도 화가 나요. 뭐 이따위 사람들이 있나 그러고 싶은데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사랑하셨어요. 특별히 오늘 본문을 보십시다. 예수님은 도마를 사랑하셨어요. 도마라는 사람, 특별한 사람이에요. 어찌 됐던 열 제자가 모여있는 중에 예수님이 나타났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보고 그들은 감격하고 기뻐했습니다. 몇 시간이나 같이 지냈는지 모르나 이제 그 다음입니다. 이 열 제자들이 도마에게 말하기를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 보았다. 분명히 예수님은 부활했더라”라고 했는데 ‘도마’ 아주 고집스러운 사람입니다. “아니, 나는 못 믿어. 내가 어떻게 죽은걸 알거든. 어떻게 비참하게 죽었다는 걸 알거든. 그가 살아나다니 말도 안 된다.” 열 사람이 보았다는 데도 “아니, 너희들처럼 나는 보기만 해서는 안돼. 내 손으로 옆구리에 손을 넣어 보고 그 다음에야 믿겠노라.”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 아주 특별한 사람이에요. 이렇게 옹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예수님이 다 아셨죠. 그리고 오늘 성경말씀대로 예수님은 이 도마를 사랑했습니다. 의심하는 것 알면서도 고집부리는 것도 알고 비판이성도 알고 그의 판단도 압니다. 절대로 못 믿어, 라고 하는 이 몹쓸 인간이지만 예수님은 그를 사랑했어요. 찾아가서 “만져 보라. 만지고 싶으냐? 만져봐. 그리하여 믿는 자가 되라.” 얼마나 얼마나 귀한 복음이요. 얼마나 놀라운 은총입니까? 그의 처지를 다 이해하셨습니다. 아주 알고 보면 의심받는다는 것처럼 괴로운 일이 없거든요. 엄연한 사실이 의심받을 때 참 불쾌한 것이거든요. 그러나 아무 비판 없이 만져 보라. 충족하고, 만져보고 싶으면 만져보고, 끓어 안고 싶으면 끓어 안고 그리고 믿는 자가 되라. 그의 비판적 욕구를 다 충족해 주시면서 믿어라 그랬어요.
창세기 18장 15절에 보면 아주 재미있는 복음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아시는 대로 아브라함과 그 사라가 고향을 떠날 때 아브라함 나이 75세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게 자녀를 주마. 네게 땅을 주마, 약속하셨어요. 25년을 기다렸는데 아직도 자식이 없어요. 그리고 아내는 90세가 되어서 벌써 단산했어요. 단산한 지 오래됐어요. 로마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죽은 것과 방불한 자기임을 알면서도’ 생리적으로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야. 이미 생리상 생활을 다 떠났으니까. 단산했으니까. 바로 그런 때에 천사가 와서 말씀하기를 “네 아내 사라가 내년에 이때에 아들을 낳으리라” 그러거든요. 사라가 천막 뒤에서 ‘픽’하고 웃었습니다. ‘웃기누만. 내 나이 얼만데, 저 소리 들은 지가 25년인데 다 지나갔습니다. 물 건너갔습니다.’ ‘픽’하고 웃었어요. 기가 차서 천사가 알고 네 아내가 왜 웃느냐? 사라가 너무 다급해서 “아니, 웃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이지만 거절을 합니다. 그때에 천사가 말하기를 “웃었느니라” 그랬어요. 이해하는 거요. ‘웃을만 하지. 안 웃겠느냐. 웃지 않을 수가 없지.’ 나는 그게 그렇게 고마워요. 나 같으면 “너 왜 웃었냐. 믿음이 없냐? 약속했던 거 취소한다.” 그렇잖아요? 그게 보통이지, 그게 율법적인 거죠. 그러나 ‘그렇지. 인간의 나약함을 아는데 어찌 안 웃겠느냐. 웃었느니라. 그러나 아들은 낳으리라.’ 그 다음부터 믿음을 다시 가지는 거예요. 죽은 것과 방불함을 알고도 거기서 다시 믿음을 정비합니다. 그래서 아들을 낳았어요. 너무 기뻐서 아들을 낳아놓고 ‘이삭’이라 그래요. 이삭이 웃음이란 뜻이요. 자 생각해보세요. 인간의 나약함, 인간의 의심, 인간의 허물, 다 아십니다. 그리고 사랑하셨습니다. 여기 복음이 있습니다.
또한 믿음을 주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도마의 미래를 믿은 것입니다. 현재를 믿을 뿐 아니라 먼 미래를 믿었습니다. 믿어 주었습니다. 신뢰였습니다. 그리하여 믿는 자가 되라. 믿는 자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대표적인 CEO라고 하는 잭 웰치라고 하는 분을 여러분이 잘 아십니다. 잭 웰치의 기록을 보면은 어렸을 때 장난이 심하고 공부를 잘 못했대요. 모든 사람으로부터 꾸중을 받고. 그러나 그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내 어머니만은 늘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너는 다 할 수 있다고 나를 믿어주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할 때에도 어머니만은 나를 믿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내가 있다’고 말합니다. 단 한 사람이나를 믿어 줄 때 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1858년 뉴욕에 어느 가정에 한 어린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소아마비요 시력도 약하고 천식까지 있어서 촛불을 끌 기력도 없는 허약한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가진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그리고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신다면 오히려 장애 때문에 모든 사람이 너를 주목하게 될 것이고 신화와 같은 기적을 낳게 될 것이다. 나는 너를 믿는다.’ 이 아이가 자라서 스물세살에 뉴욕주 주의원이 되고 28세에 뉴욕 시장 출마하고 주지사와 부통령을 걸쳐서 미국 대통령이 됩니다. 휠체어를 타고 19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이 사람이 미국 26대 대통령 데오도르 루즈벨트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그를 믿었습니다. 그런 고로 믿는 사람이 됐습니다. 예수님께서 도마를 믿어주었습니다. 도마는 믿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리스도는 믿음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믿음의 주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신학자 칼 바르트의 말입니다. 본문의 특징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의심하는 자를 비판하지 아니하시고 의심하는 자를 믿어주었다는 겁니다. 의심을 심판하지 않고 의심하는 자를 만나주셨다는 겁니다. 아무 거리낌없이 그를 믿어주었습니다. 찾아오사 믿어주었고 믿음을 주셨고 믿음의 고백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도마는 남다른 신앙고백을 합니다.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당신은 나의 주요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이 고백 뒤에 그는 이 믿음대로 살아가요. 열두 제자 중에 가장 멀리멀리 인도까지 와서 설교를 했고 인도에 그의 무덤이 있습니다. 인도까지 와서 순교를 했습니다. 오늘도 도마가 세운 그 교회가 연연히 이천년 동안 이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장 의심이 많았던 그 사람, 확 돌려놓으니까 가장 충실한 믿음의 사람이 되었다는 말씀이죠.
벤 부렌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예수 부활 이전에는 그리스도인이 없었다.” 그렇습니다. 예수 부활, 부활하신 예수를 믿는 믿음, 그 믿음을 가지고야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나를 믿을 수 있고 남을 믿을 수 있고 세상을 믿을 수 있고요. 하나님을 믿을 수 있고 하나님의 나라를 믿게 됩니다. 이런 믿음의 사람만이 생명의 길을 알 것입니다. 다시 주의 음성을 들어보세요. “그리하여 믿는 자가 되라.”

* 기도
하나님 아버지 믿음 없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엄연히 믿어야할 일을 믿지 않고 많은 날 의심 속에 헤매며 살아왔습니다. 불쌍히 여기어 주시옵소서. 주여,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확실한 부활신앙을 가지고 믿음의 사람이 되어 모든 사람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믿음을 나누어주고 믿음을 세워주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오직 믿음의 사람들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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